Forest 소셜 기자단 -/2015년(6기)

포항시 하송리에 위치한 '여인의 숲' 이야기

대한민국 산림청 2015. 11. 23. 15:10

 

 

 

포항시 하송리에 위치한

‘여인의 숲’ 이야기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곽혜성

 

 2011년 '제1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 한 포항시 북구 청하면 하송리에 위치한 '여인의 숲'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는 산림청과 유한킴벌리가 다음 세대를 위해 지키고 물려주어야 할 가치 있는 숲을 찾아 시민과 함께 보전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올 여름 햇볕이 내리쬐던 주말에 사람들이 숲에 모여 음악회를 열던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거진 상수리나무 숲 아래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이곳이 '여인의 숲'인지는 몰랐습니다.  늦가을 우연히 이곳을 지날 기회가 있어 '여인의 숲'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일단 하송리에 별도의 '여인의 숲' 표지판이 있는 게 아니어서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네비게이션에 '여인의 숲'이라고 입력하면 위치가 나오지 않으며, 동네 주민들에게 물어보아도 잘 모릅니다. 오히려 이 동네에 오래된 숲이 어디 있냐고 물으면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청하면에서 월포해수욕장으로 가는 동서간 도로와 7번 국도가 만드는 곳이 월포네거리입니다. 여기서 1km 정도 북쪽으로 가면 왼편에 골프장으로 가는 길이 나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입구 길로 들어가면 국도변에서 산자락 아래까지 이어진 숲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여인의 숲'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네비게이션에 신현공업을 입력하고 찾아가는 것입니다. 신현공업이라는 공장 바로 옆에 '여인의 숲'이 위치하므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초겨울의 문턱이라 그런지 울창하고 푸르렀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나뭇가지에는 노란 잎들이 좀 남아 있으며, 땅은 낙엽들로 덮여 있습니다. 요 며칠 내내 비가 오다가 해가 나서인지 공기는 더할 나위 없이 청량했고, 나무들 사이로 부시시하게 햇빛이 스며들었습니다.
 
 

 

 

일단 숲의 크기는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한적해서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현재 이 숲은 3만㎡(9천평)의 면적에 상수리나무 위주로 조성되어 있으며, 느티나무도 십여 그루 섞여서 자라고 있습니다. 그밖에 소나무 20여 그루와 더불어, 쉬나무며 말채나무며 느릅나무와 같은 활엽수들도 보기 좋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여인의 숲’이라는 이름 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유래된 이름일까요?
원래는 조선 말기인 1897년, 김설보(金薛甫, 1841~1900)라는 여인이 숲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당시에 김설보는 역촌(驛村) 하송리에서 큰 주막을 운영했다고 합니다. 하송리는 해마다 침수 피해가 잦았는데, 이를 막을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던 김설보는 수구 막이용 숲을 만들 수 있도록 식수헌금을 마을에 기부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숲이 들어선 후, 홍수 피해를 막는 것은 물론 사람의 생명도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계기로 이 숲은 ‘식생이수(食生而藪)’라고도 불려집니다.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숲의 상당 부분이 훼손되기 시작합니다. 또 1970년대 후반, 취락구조 개선사업이라는 명분하에 숲이 다시 헐리게 됩니다. 그 결과 지금처럼 나무가 밀려난 자리에 수십여 채의 주택과 논이 생겨났습니다. 숲 주위를 보면 공장과 도로, 논 그리고 별장 용도로 지어진 주택들이 들어오는데, 이 사이사이에 아직도 나무 몇 그루씩 남아 있습니다. 또 나무가 잘려 나간 밑동들도 군데군데 볼 수 있습니다.
 2003년 6월, 많은 사람의 참여와 축하 속에 숲은 ‘여인의 숲’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김설보가 숲을 만들어 희사한 해가 1897년이니, 어언 100년이 넘은 시간입니다. 송덕비도 세워져 있습니다.

숲의 무궁한 생명력과 번창을 기원하는 뜻에서 합장한 손으로 도토리를 감싼 모습을 형상화해 놓았습니다.

비에는 다음과 같이 새겨져 있습니다.


"여기 한 여인이 숲 사랑의 씨를 뿌려 전설 같은 향토 사랑의 미담으로 피어나게 하였더라. 이 숲 있으매 뭇 생명들 수마에서 건져지고 이 숲 무성하매 이 고을 또한 흥왕하였으니 여인의 고운 손이 이렇게 고귀한 업을 일구어 후세를 가르치는 도다. 그 뜻 새기며 뒤쫓아 가려는 의지를 함께 이 비에 새겨두노라.“

 

 

 

 

숲에는 여름이면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와 돌들이 있고, 운동할 수 있는 몇몇의 운동기구도 있습니다.

주위 주택의 담벼락에는 상수리나무 위로 뒤덮여 있는 덩굴도 보입니다.
예전에는 울창했던 숲에서 단오절 날 그네타기 대회가 열리고, 아이들이 소풍을 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어른들을 따라 나온 아이들이 길을 잃을 정도로 숲의 규모가 거대했으나 지금은 조그만 숲이 되었습니다.  

 


 

 

 

그 옛날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시절에 김설보라는 여인이 숲의 중요성을 알고 조성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한 사람의 노력에 의해 울창해졌던 숲이 사람들의 욕심으로 다시 비어지고, 또 누군가의 노력으로 숲은 다시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드넓었던 숲의 허리를 끊은 논과 가축우리, 주택들 사이에 자리 잡은 오래된 나무들이 베어지기 않고, 앞으로도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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