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8년(9기)

<신비한 나무 이야기> 민속신앙과 문화재로 보는 나무의 이야기

대한민국 산림청 2018. 1. 17. 16:30






 여러분들은 나무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식목일이 있어 나무를 심는 날이 있다는 것과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종이나, 연필, 식탁 등의 나무로 만들어진 다양한 물건들이 떠오릅니다. 이 외에 나무는 산림을 이루어 우리에게 유, 무형의 가치를 제공해주고 있는데요. 지금도 쓰임새가 많은 나무는 우리 역사를 통틀어 깊은 연관을 지녔습니다. 당장 전래동화를 보면 나무꾼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당시 지금처럼 에너지 체계가 발전한 사회가 아니었기에 나무가 그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스페인의 오세브리오, 성당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제가 어릴 때 읽어본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나무가 얼마나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는 측면과 역할을 곰곰이 생각해본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나무가 귀하게 대접을 받았고, 또 국가의 관리를 받기도 했습니다. 지금이야 집을 지을 때 벽돌이나 시멘트 등 다양한 재료가 있지만, 과거에는 나무가 집의 주 재료였는데요. 지난 2008년 2월에 벌어진 숭례문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을 복원하기 위해 울진과 봉화, 삼척 등지의 금강송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전남 구례 산수유 마을에 자리한 당산제단

당산제단 옆에 있는 돌로 쌓은 돌탑, 나무가 마을의 신앙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목적으로 쓰이는 나무는 우리의 민속신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요. 대개 유럽의 마을이 성당을 중심으로 광장이 형성되고, 마을 조성되는 것과 달리 우리의 마을은 입구에 수령이 오래된 나무가 세워져 있고, 이 나무가 신앙의 중심이 되었는데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나무 아래 당집이나 돌탑이 자리하고, 통상 나무를 중심으로 당제가 열립니다. 대개 이러한 나무는 영험하다고 소문이 나서, 마을 사람들은 좀처럼 건드리지 않는 특징을 보이는데요. 화성시 우정읍에 위치한 사랑 1리 마을에는 한국전쟁 당시 외지인들이 들어와서 먹고 살기 위해 나무를 베어버린 결과 지금은 나무 한 그루만 남아 흔적만 간신히 남기고 있습니다.



화성시 우정읍 사랑 1리에 자리한 당산목, 과거에는 더 많은 나무가 있었지만,

한국전쟁 당시 이주해온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나무를 베어버린 결과 한 그루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사랑 2리에 자리한 당산목, 과거 길가에 당집이 있었지만, 도로 확장과정에서 없애버린 결과 현재 나무만 남아있는 모습이다.



실제 이러한 나무의 흔적이 우리의 문화재에도 고스란히 남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무당으로 번역되는 샤먼들의 주술에는 나무는 신목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신목과 하늘을 연결하는 것이 바로 새로, 고구려에서 나온 삼족오 신화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솟대 역시 이러한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경주 지역의 황남대총을 비롯한 왕릉급 고분에서 발견된 신라 금관 역시 이러한 관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황남대총 북분에서 출토된 금관, 가운데 出 자 형태의 나무, 즉 신목과 뒤에 사슴뿔 형태가 선명하다.

과거 왕과 제사장을 겸했던 제정일치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신라 금관을 자세히 보면 出 자 형태의 나무, 즉 신목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요. 당시 신라의 왕은 왕의 역할과 함께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사장의 역할을 했다는 것도 알 수가 있습니다. 즉 제정일치 사회의 단면을 신라 금관을 통해 알 수가 있는데요. 여기에 핵심적인 것이 바로 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정일치의 사회는 이후 율령의 반포와 불교가 중흥이 되면서, 국가 차원에서는 밀려나게 됩니다. 이후 백성들 속으로 이어져 지금도 당집이나 당제 등을 통해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158호인 울진 후정리 향나무의 모습

울진 후정리 향나무 옆에 자리한 당집, 나무가 신앙의 대상인 것을 알 수 있다.

안동 웅부공원에 자리한 보호수, 금줄로 묶어둔 모습이다.


  


따라서 나무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되고, 나무의 쓰임새를 통해 우리의 삶과 궤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나무의 의미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주변을 한번 둘러보세요. 나무에 그 의미와 이야기를 담은 곳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놀라고, 우리가 모르던 나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본 기사는 산림청 제9기 블로그 기자단 김희태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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