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산림청/꽃과 나무

고려 최후의 증인, 음나무

대한민국 산림청 2010. 8. 13. 10:37

고려 최후의 증인, 음나무

 

 

삼척국유림 숲해설가 박권숙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눈이 닿는 곳마다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것 같다. 삼척에서 출발하여 20여분 지나면 해수욕장으로 알려진 궁촌 마을을 만난다. 곧이어 공양왕릉 입구라는 팻말을 보고 이 곳이 고려의 마지막 임금 공양왕이 생을 마감한 역사의 현장임을 알 수 있었다. 궁촌2리 마을 서쪽 끝 작은 도랑가에는 높이가 20m 둘레가 5.4m나 되는 천연기념물 제363호로 지정된 수령 1,0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음나무 한 그루가 장엄한 위용을 나타낸다.

 

 

 

이 나무에는 공양왕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고려의 마지막 임금이었던 공양왕은 나라를 잃은 뒤 강원도 원주로 추방되었다가 생사의 위협을 피해 이곳 삼척의 궁촌까지 피난했다가 살해되었는데 이 나무가 자라는 곳은 고려의 공양왕이 피신해 살았던 집의 뜰이 있던 자리라 한다. 명을 다하기 직전까지 살았던 집의 자리가 바로 이곳이고 그곳의 음나무는 비운의 공양왕의 마지막 순간을 목격하면서도 말없이 이 자리를 지금껏 지켜왔다. 순간, 순간 생과사를 넘나들던 그가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절박한 심정으로 택한 곳이 커다란 음나무가 지키고 있는 바로 이곳이었지만, 한달 남짓 살다가 고려왕조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마을에서는 이 나무를 해치면 피해를 입는다하여 신성시하고 신목으로 보호해 왔으며 매년 정월에는 제사를 지내고 단오 때에는 큰 굿을 올린다고 한다. 또한 잎이 필 때 동쪽 가지에서 먼저 피면 영동지방이, 서쪽 가지에서 먼저 피면 영서지방이 풍년든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나무 주변에는 돌담을 쌓아 보호하고 있는데, 좌우로 향나무와 소나무가 호위병처럼 지키고 있으며, 주변의 논과 밭, 길옆으로 흐르는 시냇물이 어우러져 완벽한 풍경을 이룬다. 흐드러지게 핀 꽃을 보면서 다시금 노목의 신비로움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촌의 음나무 옆 작은 정자에는 그 마을에 사는 노부가 햇살을 친구삼아 졸음을 즐기고 있다가 낯 선이의 방문에 온힘을 다해 이야기 한다.

 

나무의 소중함과 보존 가치에 대하여 노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왠지 모를 느낌이 내 가슴을 자극한다.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공감이 되셨다면 VIEW를! 가져가고 싶은 정보라면 스크랩을! 나도 한 마디를 원하시면 댓글을!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서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Follow me 친해지면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