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20년(11기)

전북 익산 미륵산 둘레길,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만나다

대한민국 산림청 2020. 11. 24. 14:22

 

 

가을이 점점 깊어 가면서 산과 들은 가을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하늘 맑은 날을 골라 단풍놀이라도 가면 좋은 계절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아직은”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을 찾아 가볍게 돌아보았습니다. 전라북도 익산에 있는 미륵산 둘레길인데요. 부담 없이 걸으며 가을 분위기를 느껴보았습니다.

 

 

 

 

익산 미륵산

 

미륵산은 미륵신앙의 영향을 받아 다른 지역에도 같은 이름을 가진 산이 있는데요. 익산 미륵산(430m)은 높이가 그다지 높지 않지만 익산이 평야지대이기 때문에 유난히 큰 산으로 느껴져 종교의 대상이 되었나 봅니다. 그런 이유로 백제시대 창건한 미륵사가 기대어 있는 산이기도 합니다.

 

 

 

 

 

미륵산에는 등산로가 있지만 산자락을 따라 둘레길이 있습니다. 둘레길 중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미륵사지를 지나도록 되어 있어 등산로와 둘레길 그리고 관광지까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곳입니다.

 

 

 

 

둘레길의 시작은 미륵산의 서쪽에 있는 기양저수지 주차장입니다. 주차장에서 바로 숲길로 가는 방법과 기양저수지를 지나 마을 길로 갈 수 있는데요. 햇빛이 따스해 마을 길을 선택했습니다. 저수지 너머로는 붉은빛으로 살짝 물들고 있는 미륵산이 보이네요. 고즈넉한 분위기의 마을에는 예쁜 주택들과 카페들이 모여 있어 예쁜 마을입니다.

 

 

 

 

 

마을을 지나면 길은 숲길로 이어집니다. 숲에서도 가을 분위기가 묻어납니다.

 

 

 

 

길가에 꽃향유가 줄지어 꽃을 피웠습니다. 꽃향유가 꿀이 많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벌과 박가시나방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박가시나방은 그 특유의 빨대관을 이용해서 꿀을 빠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조금 더 산을 오르니 등산로와 둘레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입니다. 이곳에서 오른쪽 둘레길로 들어섰습니다. 산자락을 돌아가는 길인데요. 평지에 가까운 길이지만 가벼운 오르내림은 계속됩니다.

 

 

 

 

 

길 중간에 있는 안내판은 아흔아홉 배미 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논이 있었던 자리인데 지금은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땅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회귀본능을 가지고 있답니다. 이곳에 예전에 아흔아홉 배미의 논이 있었다는 얘기인데요. 아흔아홉이라는 숫자는 일반인이 가질 수 있는 최대 수를 의미합니다. 백이라는 숫자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임금뿐이었으니까요. 100칸 이 상의 집은 임금만이 살 수 있어 일반인은 돈이 많아도 아흔아홉 칸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이곳 아흔아홉 배미 논 역시 같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흔아홉 배미 논을 지나 숲길은 계속됩니다. 숲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빛줄기가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지는 날씨입니다. 숲길을 빠져나오자 앞에는 미륵사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미륵사지

 

미륵사지는 백제 제30대 무왕(600~641 재임) 때 지은 절로 국보 제11호인 미륵사지 석탑을 비롯해 많은 보물을 간직한 곳입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백제유적지구 중의 한 곳이기도 합니다. 미륵사지에는 20넌에 걸쳐 해체 수리를 마친 미륵사지 석탑과 국립박물관이 있어 시간을 할애해서 둘러보고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석탑 앞쪽에 있는 연못에서 바라보는 미륵사지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미륵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두 개의 석탑 그림도 멋지고요. 연못 옆에서 보는 나무 반영도 인상적입니다.

 

 

 

 

 

미륵사지에는 두 개의 석탑과 두 개의 당간지주 외에도 건물지가 잘 보전되어 있어 옛 절의 규모를 가늠하게 해줍니다. 두 개의 석탑 사이에는 목탑지가 있는데요. 3탑 3금당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구조를 가진 절이었습니다.

 

 

 

 

 

미륵사지에 국립박물관도 있는데요. 이전에 있던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이 국립박물관으로 승격되어 옆에 새로운 박물관을 세웠습니다. 익산 국립박물관의 특징은 Hidden museum 컨셉으로 만들었는데요. 최대한 박물관 건물의 높이를 낮추어 미륵사지 경관을 훼손하지 않도록 배려했습니다.

 

 

 

 

 

구룡마을 대나무숲

 

박물관까지 돌아보고 동탑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구룡마을 대나무숲으로 향합니다. 좁은 길 양옆으로 마삭줄이 줄지어 있어 마치 사열을 받는 기분입니다. 그런 기분도 잠시 길은 다시 등산로와 만났습니다. 교원연수원 방향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입니다. 등산로를 이용해서 조금 더 오르면 둘레길은 등산로에서 갈라져 오른쪽 소나무 숲길로 이어집니다.

 

 

 

 

 

둘레길 숲길은 등산로에 비하면 한적한 길입니다. 미륵산은 산이 높지 않아 둘레길보다는 등산을 하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둘레길 조용한 소나무 숲길은 사색을 하면서 걷기에 좋았습니다.

 

 

 

 

 

소나무 숲이지만 군데군데 빨갛게 또는 노랗게 물든 단풍이 보이기도 합니다.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해주는 신호들입니다. 숲길을 지나면 이번에는 사자암에서 내려오는 등산로와 만납니다. 차 1대가 지날 정도의 포장도로입니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 구룡마을이 나옵니다.

 

 

 

 

 

구룡마을은 미륵산 남동쪽에 기대어 있는 마을로 대나무 군락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마을은 중앙에 있는 300년 된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좌우로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느티나무 아래에 오르면 대나무 군락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느티나무를 뒤로하고 마을 길을 따라가면 대나무 군락지가 나옵니다. 구룡마을 대나무 군락지는 면적이 50,000m2로 한강 이남에서 가장 넓은 대나무 군락지입니다. 이곳에 사는 대나무 종류는 주로 왕대인데요. 지리적으로 보면 이곳이 왕대 북방한계선이기도 합니다.

 

 

 

 

미륵산 둘레길에서 다양한 경험을. . .

 

기양저수지에서 출발한 미륵산 둘레길 걷기는 구룡마을 대나무 숲을 거닐며 마무리했습니다. 미륵산 둘레길 거리는 약 8km 정도이면서 대체로 평탄한 길이라서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코스입니다. 거리가 짧은 코스이지만 걸으면서 여러 가지를 체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마을 풍경, 숲길,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미륵사지, 등산로, 구룡마을 대나무 숲까지 변화가 많았던 길입니다. 이렇듯 미륵산 둘레길은 조용히 걸으며 명상도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길입니다.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 본 기사는 산림청 제11기 기자단 김왕중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