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서 더욱 정감가는 우리 꽃나무, 병아리꽃나무
이유미 국립수목원 박사
생강나무의 노란빛으로 시작하던 봄 꽃나무들의 개화는 연분홍빛 산벚나무, 자유로운 가지를 가진 조팝나무의 백설처럼 흰빛으로 이어집니다. 병아리꽃나무가 꽃을 피울 즈음이면 봄은 그 절정에 있습니다. 온갖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으나 연두빛 새잎과 그 사이에 피어나는 순결한 흰꽃이 너무도 깨끗하여 마음을 잡습니다.
병아리꽃나무는 5월이 오면 꽃이 핍니다. 새로 난 가지 끝에 꽃이 하나씩 달리는데, 꽃의 지름이 손가락 두 마디 정도는 됨직하게 커서 눈에 잘 들어 오지요. 좀 독특한 것은 대부분의 장미과 식물들은 꽃잎이나 꽃받침이 5장인데 반해 이 나무는 4장씩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식물분류학적으로는 특별하게 별도의 가계(家系) 독립하여 병아리꽃나무 1종류 만이 속해 있습니다. 꽃을 받치고 있는 잎도 평범한 모양의 녹색이지만 주름이 잘 발달했는데, 이 또한 개성처럼 생각됩니다. 9월쯤 익는 열매도 재미 난데, 윤기로 반질거리는 까만 구슬같은 씨앗이 꽃받침안에서 자라 4개씩 모여 달려 있는 이 또한 특별합니다.
키워 보고 싶으면, 다른 관목과는 달리 삽목이 잘 안되므로 까만 열매들 모아서 바로 뿌리거나 가을에 노천 매장을 해두었다가 봄에 뿌리면 됩니다. 그만한 수고로 매년 여름, 이 아름다운 우리 꽃나무와의 만남을 기대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재미고 행복이 아닐까요? |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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