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고 진득한 향기 백리를 달려…백리향

독특하고 진득한 향기 백리를 달려…백리향        백리향, 이름만 들어도 청량한 향기가 날아들 듯합니다. 높은 산 바위에서 혹은 산자락을 덮으며 방석처럼 펼쳐지는 모습을 보며, 느껴지는 실제 향기는 느낌보다 더욱 독특하고 인상적입니다. 작고 앙증스런 꽃송이들이 내어놓은 향기도 좋지만 잎을 비비면 그 끝에 묻어 나는 향기가 더욱 특별합니다. 백리향이란 이름이 꽃이 피어 그 향기가 백리까지 퍼져나간 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향기가 발끝에 묻어 백리를 가도록 계속 이어진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산길을 걷다 백리향이 발아래 밟히고 그때 짓이겨져 묻은 향이 더욱 진해지고 그대로 발끝에 묻어 백리를 갈 만큼 오래오래 지속된다는 말이랍니다.   백리향은 꿀풀과에 속하는 낙엽반관목입니다. 본래 작게 자라는 식물일 뿐아니라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옆으로, 아래로 가지를 늘어져 자라므로 키가 10cm를 넘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풀이려니 생각하지만 작아도 분명 나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야산, 월악산, 한라산 등의 표고 900~1,000m 이상 높은 산의 높은 곳, 바위나 초원지대에 자라는데 거의 전도에 분포하지만 귀한 편이어서 현재는 희귀식물 목록에 올라와 있을 정도입니다.   옆으로 가는 줄기에 위로 자라는 가지가 생기고 그 줄기에는 서로 마주 보는 타원형의 잎새들이 매달립니다. 잎의 길이는 5~10mm정도로 아주 작은 편입니다. 줄기의 끝에는 분홍색 작은 꽃송이들이 둥근 꽃차례를 만들어 이른 여름에 피어나기 시작하고 개화가 절정을 이루는 이른 여름이면 마치 분홍빛 카페트를 깔아 놓은 듯 곱기만 합니다. 울릉도에는 백리향 보다 꽃도, 잎도, 줄기도 굵은 섬백리향이 자랍니다.   한자로는 우리 이름 그대로 백리향(百里香), 또는 지초(地椒)라고 부릅니다. 이름도 그렇지만 학명에서 백리향과 유사한 종류의 식물을 총칭하는 속명은 티무스(Thymus)로 향기를 뿜다라는 뜻의 희랍어에서 유래되었고요. 여기에 신에게 바치는 것이기 때문에 신성하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영어로는 타임(thyme)이라고 합니다.   이 이름을 들으며 이미 짐작하신 분도 있겠지만 아주 유명한 허브(Herb) 식물이랍니다. 특히 타임, 즉 백리향 종류들은 강장효과도 높고 우울증, 피로회복, 빈혈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음식이나 향료, 그중에서도 잎을 말려 우려 먹는 차로 가장 많이 쓰입니다.   몇 해 전 유명한 러시아 학자와 식물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가 직접 잘라 말려 끓여준 백리향차의 향기와 맛과 빛깔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향신료가 그리 발달해 있지 않아 백리향을 두고 특별한 요리에 썼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허브로도 본격적으로 이용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향신료, 방향제 등의 재료로 효용 가능성이 많습니다. 게다가 방부효과까지 있어 식물을 오래 보전하게 하는데도 이용한다고 합니다.   백리향은 약으로도 이용합니다. 발한, 구풍, 진해 등에 효과가 있으며 기침을 멎게 하고 경련을 풀고, 풍기를 몰아내고 기생충도 구제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꽃이 피는 계절에는 수없이 벌들이 날아들어 좋은 밀원식물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에 이 식물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관상자원으로써의 가치 때문이랍니다. 특히 지피식물로서 매우 좋은데 꽃이 크고 화려한 섬백리향이 많이 이용됩니다. 분에 넣어 매달거나 약간 높은 경사면에 심으면 가지를 늘어뜨리면서 자라나 특별한 멋이 있습니다. 땅 위에 심으면 포복성으로 퍼져 나가니 지피식물로도 아주 좋습니다. 더욱이 오래 꽃이 피고 그 질긴 생명력도 유리한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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