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산림청/꽃과 나무

사무친 그리움에 아름다움 더하고…진노랑상사화

대한민국 산림청 2012. 9. 12. 11:03

사무친 그리움에 아름다움

더하고…진노랑상사화

 

  

국립수목원 이유미 박사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쉬운 날들을 견디다 보니 왜 사람들에게 여름 휴가가 특별히 필요한지가 느껴집니다. 또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쾌적한 곳에서 책을 읽는 것도, 뜨거운 태양을 한 몸에 받으며 길을 떠나는 것도 모두 좋은 방법이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혹시 여름을 탈출하여 떠나는 길의 방향을 남도로 잡았다면, 불갑사 경내에 피어있을 진노랑상사화 구경을 꼭 한번 권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 아름다운 꽃은 내장산이나 백양사, 고창 선운사같은 곳에서도 만날 수 있지만 딱 이즈음, 불갑사 경내가 가장 아주 쉽게 만나지기 때문인데요, 혹 이곳에서 진노랑상사화에 마음을 빼앗겼다면 아예 이 여름 여행의 주제를 이 꽃으로 하여 아름다운 사찰구경을 함께 떠나봄이 어떨지요?

 

이야기를 시작하고 보니 상사화도 아니고 진노랑상사화란 이름이 좀 생소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식물은 우리 땅에서 자란 것은 아주 오래이고, 더욱이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이지만, 식물학자들이 비슷한 종류의 식물과 비교하여 새롭게 다르다는 것을 찾아내고 비교적 최근에 새 이름을 붙여준 식물이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집안의 상사화는 꽃색이 연한 분홍색이고, 백양꽃은 주황색이며, 꽃무릇이라고도 부르는 석산은 진한 주홍색이어서 진한 노란 빛의 꽃을 피우는 진노랑상사화와는 한번에 구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사화와 같은 특성을 가진 점도 많답니다. 하긴 같은 집안 식물이니까 당연히 그렇겠지만요. 우선 상사화란 이름의 유래처럼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필 때는 꽃이 없는 것이 같고, 꽃잎이 갈라져 펼쳐지는데 백합과 식물들과는 달리 한쪽이 깊게 패이고 벌어져 마치 부채살이 펼쳐지듯 꽃이 피는 것도 같으며, 사찰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같고요. 땅속에 있는 비늘줄기를 약으로 쓰는데 많은 알카로이드가 함유되어 있어서 그냥 먹으면 독이 될 수 있고 잘 쓰면 약이 되는 식물로 해독, 가래 제거, 종기, 소아마비와 같이 마비로 인한 통증과 같은 중상에 처방한다는 점도 같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아는 상사화나 석산의 고향은 중국인 반면 이 식물은 우리만의 꽃이라는 점이 정말 좋고 그래서 아름다운 원예식물로 개발해도 더욱 가치가 있어 더 좋습니다.

 

진노랑상사화는 여러해살이 풀인데 잎은 늘어지니 꽃자루가 올라왔을 때가 가장 큰 키라고 할 수 있는데 한 60cm 정도 됩니다. 잎은 봄에 나왔다가 지고 지금쯤 꽃대를 올려 그 끝에 몇 개씩의 큼지막한 꽃송이를 사방으로 매어 답니다.

 

불갑사엔 이 진노랑사상사화가 질 무렵, 다시 새롭고 붉은 꽃 무리들이 장관을 이룹니다. 바로 그 유명한 석산입니다. 그쯤 되면 이 무서운 무더위는 다 물러가고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할 것입니다. 하지만 불갑사에서 의미있게 볼 것이 어디 이뿐일까요? 스님과 공주의 사연을 담은 천연기념물 참식나무는 겨울이 되어도 그 푸른 잎과 붉은 열매를 여전히 달고 있을 터이니 말이지요.

 

아! 세월은 빨리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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