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밭 매는~ 아낙네야~”
노래 한 구절에 단번에 떠오르는 산 이름이 있습니다.
특이하게 산 이름이 유행가 제목으로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떠오르는 ‘칠갑산’이 바로 그 곳입니다.
칠갑산에는 직접 가보지 않았더라도 워낙 유명한 이 노래를 부르다 보면 산새 소리 가득한 칠갑산의 풍경이 마치 선하게 그려지는 듯 합니다.
칠갑산은 충남 청양군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973년부터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던 곳으로 높이는 561m입니다.
여름이라 해도 올해 여름처럼 더웠던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식을 줄 모르던 열기도 이제 제법 선선한 바람결에서 계절의 변화를 조금씩 느끼게 되는 요즘인데요.
그래도 아직까지 뜨거운 햇살에 산행이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이럴 때 정상까지 숲그늘이 이어져 청량감 있는 산행을 즐겨볼 수 있는 산이라면 최적의 명소가 되어 줍니다.
칠갑산은 그런 조건을 두루 갖춘 곳으로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명으로 불려지는 울창한 숲을 즐겨볼 수 있습니다.
칠갑산 산행은 보통 칠갑광장에서 정상까지 약 3km의 구간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파르지 않게 완만한 숲그늘 길이 이어지고, 정상에 오르는 가파른 계단 구간만 제외하고는 남녀노소 누구나 시원한 산림욕처럼 거닐기 좋은 숲길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칠갑산(七甲山)이란 이름은 한자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7가지 명당이 있다는 뜻을 담고 있는 곳입니다.
백제시대 이 산을 사비성의 진산으로 성스럽게 여겨 이 산에서 제천의식이 행해졌고, 산 이름을 만물생성의 7대 근원 七자와 싹이 난다는 뜻의 甲자로 생명의 시원이란 뜻으로 ‘칠갑산’이라 이름 지어졌다고 합니다.
더불어 칠갑산에서는 일곱 장수가 나올 명당이 있는 산이라고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칠갑산에서는 ‘어머니길’이라는 테마길을 걸어볼 수 있습니다.
칠갑산이라는 노래 가사에도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는 슬픔을 애잔하게 노래하고 있는데요.
산행이 시작되는 칠갑광장에서 시작되는 ‘칠갑산어머니길’은 기쁨, 화남, 슬픔, 즐거움, 그리움 다섯가지 테마로 자리하고 있고 그 길을 따라 우리네 어머니의 희노애락을 밀도 있게 공감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날 칠갑산 산행 내내 친정어머니의 생각이 애잔하게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백제시대부터 제를 올릴 정도로 유명했던 산이니 산이 깊은 만큼 전설 한자락 품고 있을 텐데요.
칠갑산에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산정을 중심으로 일곱 개의 산맥이 뻗어 있어 일곱 장수가 나올 일곱 개의 명당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칠갑산은 하늘에서 천지만물을 생성한다는 지, 수, 화, 풍, 공, 식, 견의 각각 이름을 가진 일곱 장수가 검을 들고 내려와 서로 그들의 무술을 열심히 갈고 닦았다고 합니다. 다시 하늘에 오를 때가 되자 일곱 장수는 그들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검을 칠갑산 일곱명당에 꽂고 이 지역을 영원히 수호할 것이며 이곳에 위인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칠갑산을 오르다 보면 ‘칠갑산솔바람길’이란 이정표도 보게 되는데요.
솔바람길은 충청남도가 2012년 계룡시, 금산군, 서천군, 청양군 4개 군에 만든 테마길로 청양군 칠갑산에 ‘콩밭매는 아낙네 솔바람길’ 8.1km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칠갑산은 해발 500미터 정도의 산을 오르면서 어머니도 떠올려 보고, 솔바람의 시원함도 느껴보고, 또 유행가 가사도 흥얼거려 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품고 있는 스토리텔러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한낮에도 정상을 제외하고는 이어지는 숲그늘의 청량감이 망설임 없이 엄지척을 꼽을 만큼 상쾌했습니다.
오르는 길 까마중 열매들이 따먹던 어릴 적 추억을 상기시키며 소담스럽게 열려 있었습니다.
정상에 거의 이르르면 자비정이라는 아담한 정자가 보입니다. 백제 역사를 품고 있는 칠갑산에 축성되었던 자비성의 중요한 역할을 기념해 1998년에 세운 정자입니다. 대개의 정자가 육각정이나 팔각정인데 비해 자비정은 ‘칠’자를 중요하게 여긴 듯 칠각정이란 점이 특이합니다.
사방이 확 트인 정상의 풍경과 표지석을 멋진 하늘과 담아보았습니다.
충남의 알프스라고 불리울 정도로 푸른 산세와 일품인 경관을 즐기며 오늘날에도 꾸준히 국민 애창곡으로 불려지고 있는 ‘칠갑산’을 즐겁게 만나 보았던 산행이었습니다.
※ 본 기사는 산림청 제9기 블로그 기자단 엄윤주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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