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잔등을 간질이는 기분 좋은 봄바람에 어디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산을 갈까 바다를 갈까 고민이 된다면 섬 산행을 나서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2001년 11월 영흥대교가 개통되면서 영흥도를 찾기 더욱 편해졌는데요.
그래서인지 트래킹을 위해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많습니다.
영흥도에는 섬 전체를 걷는 17개의 코스가 있는데 이를 영흥익령군길이 있습니다. 섬에 얽힌 이름에는 고려 말 왕손 익령군에 대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데요. 나라가 망할 것을 예측한 익령군은 가족들과 개경을 탈출해 바닷길에 나섰다가 폭풍을 만나 영흥도에 도착을 합니다.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이곳에 은거하며 성을 바꾸고 말을 기르며 살아왔다고 하는데요. 그때의 일화를 따와 섬 이름을 영흥도라 했다고 전해집니다.
영흥도의 서남쪽에 위치해 바다를 느끼며 가볍게 걷기 좋은 양로봉 등산로를 올라 봤는데요. 정상은 해발 156m로 또다른 트래킹 코스 국사봉과 더불어 최고봉으로 꼽힙니다. 장경리해수욕장에서 등산로를 따라 정상까지 1.83km로 40분 남짓이면 도착을 합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내서 양로봉을 지나 에너지파크까지 간다면 약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잘 다져진 등산로 옆으로는 바스락거리는 숲길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꽁꽁 얼었던 땅이 녹고 촉촉해진 땅에 봄 산행은 다소 미끄러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나 봄은 추운 겨울이 떠난 반가움도 잠시 건조주의보로 산불을 조심해야합니다.
작은 불씨에도 바짝 바른 낙엽에 불이 붙으면 큰 산불로 이어지기 때문에 화기류는 가지고 오르지 않기로 해요.
다소 완만한 등산로라 아이들도 힘들지 않게 오르다 보면 2층으로 된 목조 팔각정의 형태를 띤 전망대를 만나게 됩니다.
맑은 날에는 전망대에서 대이작도, 소이작도, 자월도, 소초지도와 대초지도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제가 갔던 날은 날이 좀 뿌연 날이라 자월도만 겨우 볼 수 있었습니다.
전망대에 있는 망원경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대고 확대해 바다를 좀더 가까이 즐겨 봤습니다. 사진 욕심이 난다면 저처럼 스마트폰을 활용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영흥도 양로봉을 오르며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위가 하늘 길인가 봅니다.
빽빽한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따스해 기분 좋은 섬 산행이었습니다. 이른 봄 바다를 마주한 산행이라 외투를 두텁게 입고 올랐는데, 따스한 햇살을 느끼며 오르느라 땀이 제법 났답니다.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전망 좋은 곳을 향해 걸었습니다. 역시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쉬운 게 없나 봅니다. 평탄했던 길이 끝나고 다소 가파른 길이 나와 옆에 놓인 줄에 의지해 올랐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난 평탄한 길은 목적지에 도달했음을 알립니다.
“이야~ 오르길 잘했어!”라며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하늘이 좀 더 맑았으면 좋았겠지만 계속 뿌연 날만 봤던 터라 이마저도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바람에 힘차게 돌아가는 풍령발전기 사이를 배가 유유자적 떠다닙니다. 그 뒤로는 인천의 섬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어 또 다른 섬을 떠나볼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힘든 트레킹 코스는 아니지만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벤치에 앉아 아름다운 영흥도의 산과 바다를 눈과 마음에 가득 담아 봅니다. 겨우내 찌뿌둥한 몸을 쭉 펴고 가벼운 얕은 산부터 도전! 여기에 멋진 전망과 함께 더욱 활기찬 봄을 시작해보세요.
영흥도 양로봉
주소 :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로 757번길 82
문의 : 032-899-3814
※ 본 기사는 산림청 제10기 블로그 기자단 조연희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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