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나무 "실거리나무", 풀 "괭이밥"
실거리나무
5월에 선명하고도 화사한 노란색 꽃을 피운 실거리나무를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꽃이면 정원이나 공원에 조경수로 심어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도 하지만 실상 나무에 가까이 가면 굵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 접근하기에 쉽지가 않다. 자칫 실수라도 하여 가시에 옷자락이 걸리기라도 하면 떼어내기가 여간 쉽지 않고 옷의 실밥이 터지기 십상이다. 우리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실거리나무에 가시가 없다면 우리나라에서 관상수나 조경수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수 있는 나무가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식물의 입장에서 보면 가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다. 외부의 동물이나 곤충 등으로 부터 아름다운 꽃과 줄기, 잎 등을 보호하기 위해 오랜 진화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자연의 산물인 셈이다. 자연을 자연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배워야할 마음자세가 아닐까 생각된다.
실거리나무는 콩과에 속하는 반덩굴성의 작은키나무로 6~7m정도까지 뻗어나간다. 세계적으로 열대와 아열대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남해안과 남쪽 섬에 자라나 최근에는 인천의 서해 5도까지 자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잎은 아까시나무의 잎 모양을 하고 있으며 잎자루 아래의 줄기에는 갈고리 모양의 굵은 가시가 돋아나 있다. 5~6월에 가지의 끝에서 대략 30cm정도의 크기로 노랑색 꽃이 피고 열매는 콩꼬투리 형태로 9~10월에 여문다. 번식은 주로 씨뿌리기로 이루어지는데 가을에 채취한 씨앗을 이듬해 봄에 하루 정도 따뜻한 물에 담갔다가 뿌리면 일주일이내로 싹이 튼다. 실거리나무를 남도의 섬지방에서는 총각귀신나무라고 부른다. 총각이 이 나무의 가시에 걸리면 좀처럼 나 올 수가 없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다.
쓰임은 생울타리와 약용으로 쓰인다. 억세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 정원수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과수원 등의 경계를 목적으로 생울타리를 만들면 아름다운 꽃도 관상할 수 있어 좋다. 종자는 말라리아(학질)의 해열, 구충, 변비 등의 약제로 사용한다. 또한 뿌리에는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어 토양에 질소를 고정하는 역할도 한다.
괭이밥
이 달의 풀로는 '괭이밥'을 선정하였다. 괭이밥이라는 이름은 '괭이' 즉 고양이의 밥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시골에서는 ‘고양이풀’이라고도 부르는데 어린 시절 밭이나 길가에 자라는 괭이밥의 어린잎을 따먹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풀이다. 잎은 어긋나며 긴 잎자루 끝에서 3개의 작은 잎이 옆으로 퍼져 있으나 햇빛이 없는 저녁 무렵에는 오므라든다. 노란색 꽃은 5월부터 8월까지 지속적으로 피고 열매는 마치 오이 모양을 하고 있으며 여물었을 때 건들면 툭 떠지면서 씨앗이 멀리 튀어 나간다.
잎은 식용이 가능한데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오살산(oxalic acid)을 함유하고 있어 씹으면 신맛이 난다. 식욕부진과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으나 장기적으로 많은 양을 먹게 되면 몸속의 칼슘흡수를 억제하게 된다. 민간에서는 벌에 쏘였을 때 잎을 찧어서 바르면 아픔이 어느 정도 가라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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