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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록키의 루이스 호수와 침엽수림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22. 13:18

 

# 캐나다 록키의 루이스 호수와 침엽수림

 

글 · 사진 /  국립산림과학원 배상원

 

 캐나다 록키 산맥의 벤프 국립공원에 위치한 루이스 호수는 해발 1,500m가 넘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골짜기 쪽을 제외한 삼면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져 있고, 호수 위쪽으로는 빅토리아 빙하가 자리를 잡고 있다. 호수 주위를 감싸고 있는 숲 대부분이 고산지대에 자라는 침엽수종으로 그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고산대에 자라는 나무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캐나다 록키 산맥의 여러 국립공원 중에서 벤프(Banff) 국립공원은 1885년도에 캐나다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세계적으로 3번째로 오래된 국립공원으로 면적 6,641㎢로 우리나라 지리산국립공원의 14배 이상 큰 면적을 자랑한다. 1883년 캐나다 태평양철도회사에서 철도공사 중에 발견된 온천에 철도회사 출자자의 고향이름 벤프셔(Banffshire)를 따서 벤프라는 도시가 생겼다. 이 지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때 이 도시이름을 따서 벤프 국립공원이 되었고, 이후 UNESCO에서 이 지역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벤프 국립공원에서 유명한 곳은 벤프와 루이스 호수(Lake Louise) 지역으로 루이스 호수의 이름은 원래 조그만 물고기 호수이었으나 1884년에 빅토리아 여왕의 딸 루이스 공주를 기리기 위해 루이스 호수로 명명이 되었다. 벤프는 온천, 교통요충지와 주위 경관으로 벤프 국립공원의 중심도시가 되었고, 루이스 호수 지역은 아름다운 호수와 주위의 자연경관 그리고 스키 지역으로 유명한 곳이 되었다.

루이스 호수는 해발 1,500m가 넘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골짜기 쪽을 제외한 삼면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져 있고, 호수 위쪽으로는 빅토리아(Victoria) 빙하가 자리를 잡고 있다. 루이스 호수의 입구는 숲으로 가려서 입구에서 호수가 잘 보이지 않지만 입구를 지나면 에메랄드 빛 물을 가득 머금은 호수가 나타나고, 주위로는 푸른 숲이 에워싸고 있다. 뒤쪽 높은 산의 눈부시게 하얀빛을 발하고 있는 빙하의 모습은 이곳이 아니고는 볼 수 없는 경관으로 가히 일품이다. 에메랄드 빛 호수에는 주위의 경관이 다시 비쳐지고 있어 물속에 록키 산맥이 들어가 있는 듯하다.

호수 주위를 감싸고 있는 숲은 대부분이 고산지대에 자라는 침엽수종으로 그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고산대에 자라는 나무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줄기가 곧게 자란 전나무류는 가지가 짧게 자라 멀리서 보면 원통형으로 보일 정도이다. 이렇게 나뭇가지가 짧은 이유는 고산지대의 생육조건이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기 때문에 눈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를 거듭하여 지금의 형태에 이루게 된 것이라고 여겨진다. 나무의 높이는 20∼30m를 넘는 정도이지만 나무들이 촘촘히 서 있고, 가지가 짧고 줄기가 곧게 자라기 때문에 나무의 높이가 40∼50m가 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이 있는 반면 호수가 일부에는 암벽이 노출된 곳이 있는데 이 암벽 아래로 나무들이 군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가문비나무류(Picea glauca)와 전나무류(Abies lasicarpa)로 보이는 침엽수들이 서 있는 자리의 주변에는 풀들이 나 있고 풀들이 자라는 외곽지대에는 어두운 빛을 띤 작은 돌들만이 자리를 잡고 있다. 나무들은 대부분 삼각형 모양으로 호수 주변에 주로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러한 삼각주 모양으로 나무들이 자리를 잡는 것은 수목한계선에 자라는 나무들의 모양과 흡사하지만 이곳은 산사태가 일어나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 이외에도 호수 주변의 전나무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기 위해서 뿌리를 땅속 깊이 뻗어서 바람피해를 막고 양분을 흡수하기 위하여 조그마한 바위나 돌들을 뿌리로 감싸고 자라고 있다.

루이스 호수 지역은 주위에 스키장이 많아 스키 지역으로 유명하다. 국립공원 내에 스키장이 있고 도시가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국립공원과는 큰 대조를 이루고 있는데 벤프 국립공원의 면적이 우리나라 충청북도보다 조금 작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무리 오지라도 조그마한 도시와 스포츠시설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루이스 호수 맞은편의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지역에 스키리프트가 설치되어 있고, 이 스키 지역으로 가려면 계곡을 건너서 가야 한다. 루이스 호수 지역 아래쪽의 계곡에 해당되는 평탄지역은 고속도로와 철로가 건설되어 있을 정도로 대단히 폭이 넓은 지대이다. 이 평탄지역은 비교적 저지대로 울창한 숲이 형성되어 있다. 숲과 숲 사이에 포장도로와 철로가 놓여 있어 위에서 보아도 이러한 시설물들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숲을 이루는 수종은 롯지폴 파인(Lodgepole pine)으로 록키 산맥 고지대에 사는 소나무이다.

이 소나무는 인디언이 천막을 세울 때 천막지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곧게 자라기 때문에 롯지폴 파인이라고 불린다. 롯지폴 파인(Pinus contorta)은 3가지 변종이 있는데 태평안 연안에서 자라는 쇼어 파인(Shore pine; Pinus contorta var. contorta), 록키 산맥 지역의 롯지폴 파인(Pinus contorta var. latifolia)와 미국 록키 산맥에 주로 자라는 시에라 롯지폴 파인(Sierra lodgepole pine; Pinus contorta var. murrayana)이 있다. 이 지역에 자라는 소나무는 롯지폴 파인으로 나무 높이가 40m 이상, 굵기 80㎝이상 자란다. 평탄지역의 이 소나무는 산 위에서 보면 나무로 이루어진 바다를 보는 것 같다. 평탄지의 폭은 수㎞에 이르고 길이는 수십㎞가 되기 때문에 마치 평야지대의 옥수수밭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이 지역의 롯지폴 파인은 우리나라처럼 가지치기니 숲가꾸기를 하지 않은 원시림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죽은 가지가 촘촘히 달려 있는 것이 눈에 많이 띈다. 평탄지에서 산으로 올라가면 롯지폴 파인 외에 전나무와 가문비나무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전나무와 가문비나무는 많은 면적을 차지하지 못하고 단목으로 롯지폴 파인 사이에 자라고 있다. 롯지폴 파인 아래 빈 공간에 어린 전나무가 자라는 것이 많이 보인다. 전나무는 내음성 수종으로 그늘에서 수십 년을 기다리다 상층의 나무가 없어지면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는 나무이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오랜 시간을 그늘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 오대산의 전나무가 생각난다.

롯지폴 파인 숲 사이의 공한지에서는 록키 산맥에서 자주 출몰하는 곰을 조심하여야 한다. 록키 산맥에서는 곰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방울을 달고 다니거나 여러 명이 같이 다니도록 하는 등의 안전수칙을 마련하여 등산객에게 홍보를 하고 있다. 이 지역도 해발 2,000m 정도가 되면 수목대가 점차 없어지고 관목림대로 바뀌는데 이 지대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 해발 2,080m 지점의 전망대에서 보는 루이스 호수 원경은 왜 루이스 호수가 그렇게 유명한가를 말해 주는 것 같다. 그러나 벤프 국립공원이 아무리 대면적이라도 급증하는 관광객을 위한 시설과 도로망 확충을 위해 조금씩 훼손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국립공원 당국자와 지역주민들이 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관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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