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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흑림(Schwarzwald) 쌍 페터(St. Peter)의 숲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22. 15:34

 

# 남부 흑림(Schwarzwald) 쌍 페터(St. Peter)의 숲

 

글 · 사진 /  국립산림과학원 배상원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는 남서부 바덴 뷰르템베르크(Baden Wuerttemberg) 주에 위치한 독일의 대표적인 산림지역으로 슈바르츠발트는 Schwarz(검정)라는 단어와 Wald(숲)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검은 숲이란 의미를 갖고 있어 한자어로 흑림(黑林)으로 보통 불리는데, 로마인들이 이 지역에 들어섰을 때 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서서 한낮에도 어둡기 때문에 silva nigra라고 말하였고 이 라틴어가 독일어로 Schwarzwald가 되었다고 한다.

 

슈바르츠발트는 지역명 그대로 숲이 울창한 지역으로 크게 북부, 중부, 남부 슈바르츠발트 3지역으로 구분된다. 쌍 페터(St. Peter)는 중세에 쩨링어(Zaehringer)가에 의해 산악지에 설립된 소도시로 남부 흑림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흑림 파로라마도로가 이 지역을 통과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의 자연경관은 수려하다. 일반적으로 흑림이라고 하면 산악지의 숲으로 대부분 알고 있지만 흑림지역의 하부지역에서 능선부까지는 경사가 심한 산악지의 형상이 나타나지만 능선지역에 도달하면 경사가 완만한 고원형태를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의 산악지역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쌍 페터는 이러한 산지 평원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숲으로만 이루어진 곳이 아니라 초지와 숲이 조화롭게 자리를 잡고 있으며, 독일가문비나무(Picea abies), 너도밤나무(Fagus sylvatica), 전나무(Abies alba)가 주 수종을 이루며 다양한 모양의 숲을 이루고 있다. 계곡부에는 물푸레나무(Fraxinus excelsior)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쌍 페터지역에는 중심부에 위치한 바로크양식 교회의 실내장식이 화려하여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인 동시에 주변경관과 숲이 울창하고 수려한 산악휴양지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주변의 숲 입구를 지나 조금만 지나가면 벤치와 그네 등이 있는 조그마한 놀이터가 있어 가족단위로 와서 놀이도 하며 자연을 즐기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지역의 울창한 숲은 획벌림경영(Femelschlagbetrieb)으로 많이 알려진 지역 중 하나이다. 획벌림경영은 갱신시 획벌을 실시하여 나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며 수확을 하는 갱신방법을 적용하여 경영을 하는 것으로 갱신기간이 긴 것이 특징이다. 독일가문비나무 단순림이 아닌 독일가문비나무, 전나무, 너도밤나무 혼효림에서 획벌을 실시하면 벌채시기를 조절하여 전나무, 독일가문비나무, 너도밤나무 치수의 발생을 유도하여 생태적으로 안정된 혼효림을 만들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경사가 완만한 길을 따라 숲으로 가다보면 먼저 보이는 것은 넓은 면적의 초지로 대부분 소를 방목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새마을도로와 같이 좁은 길 양쪽에는 벚나무가 심겨져 있어 우리나라와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러한 길을 여름철에 걷다보면 나무가 주는 그늘이 얼마나 좋은가를 절로 느낄 수 있다. 숲에 들어서면 높이 40m에 가깝게 자란 독일가문비나무와 전나무가 사람들을 압도한다. 독일가문비나무와 전나무의 줄기는 곧게 자라 마치 전신주를 숲속에 세워 놓은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줄기의 윗부분의 마른 가지가 달려 있는 모양은 마치 살을 발라먹고 남은 생선뼈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큰나무들이 울창하게 서 있는 숲 중에 다른 곳에 비해 밝은 곳의 숲 바닥을 자세히 보면 어린 가문비나무와 전나무들이 큰나무 아래서 자라고 있는데 이 어린나무는 사람들이 심은 것이 아니라 택벌작업을 하여 숲을 서서히 갱신을 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렇게 울창한 독일가문비나무와 전나무 숲을 지나다 보면 갑자기 앞이 훤해지면 숲 가운데 초지가 나타난다. 이 초지는 숲속의 야생동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를 방목하기 위한 것으로 멀리서 보면 숲속에 초지가 있는지 초지 사이에 숲이 있는지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이다.

초지를 지나면 다시 숲이 시작되는데 숲을 구성하는 수종들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위쪽에서는 독일가문비나무와 전나무가 많이 나타났지만 산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너도밤나무숲이 많이 나타난다. 너도밤나무가 많이 자라는 곳은 해발이 낮은 중산간지역이기 때문에 아래로 내려올수록 더 잘 자라고 있는데 굵기가 50㎝ 이상이고 나무높이도 40m 가까이 자라고 있다. 특히 너도밤나무의 줄기는 멀리서 보면 회색빛 줄기가 흰빛을 띠고 있기 때문에 마치 대리석 기둥을 세워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너도밤나무가 음수이어서인지 너도밤나무 큰나무의 수관 아래 부분에 너도밤나무가 많이 자라 독일가문비나무숲과는 달리 숲 전체가 초록빛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지역에서처럼 획벌작업을 거쳐 만들어진 숲은 숲 바닥이 대부분 초록색으로 되어 있지만 식재를 하여 조성한 독일가문비나무숲 중에 숲 관리를 소홀히 한 곳은 숲 바닥이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갈색이다. 이러한 두 숲 사이의 차이는 숲 관리의 필요성을 나타내는 것 같다. 너도밤나무숲을 지나다 보면 전나무와 너도밤나무가 같이 자라는 혼효림이 나타나는데 이 숲 역시 위에서 아래까지 초록빛으로 덮여 있는데 숲 아래쪽에는 전나무와 너도밤나무가 같이 자라고 있어 숲의 상층수종과 하층수종이 일치하는 획벌갱신지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숲을 벗어나면 방목이 되는 구릉성 초지가 많이 나타나고 구릉 사이로 농가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 농가의 위치는 구릉 꼭대기가 아닌 구릉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어 아늑해 보인다. 농가 주위에는 숲은 아니지만 늘 나무들이 여러 그루 자라고 있고 계곡부로는 줄을 지어 활엽수들이 자라고 있다. 농가의 지붕은 붉은색 계열이지만 벽은 흰색이 많아서 멀리서 보면 말 그대로 언덕 위의 하얀 집으로 보인다.

산 아래로 내려오면 계곡부에 활엽수들이 많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줄기가 곧게 자라고 촘촘히 서 있는 모습은 활엽수숲이 아닌 대나무숲인 것처럼 보인다. 이 계곡부에 있는 이 숲은 물푸레나무숲으로 우리나라의 물푸레나무숲과는 자라는 모양이나 크기가 달라 보인다. 수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 물푸레나무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여 계곡부에 조림을 한 것인지 자연발생을 한 것인지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숲 관리가 되어 있는 것이 특색이다. 이 골짜기의 이름이 에센바흐(Eschenbach)인데 우리나라 말로 치면 물푸레나무골 정도로 이 지역에 물푸레나무가 자연적으로 많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지역명에서 엿볼 수 있다. 이 골짜기가 끝나는 지점에 제재소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전에는 산골짜기마다 제재소가 하나씩 있었다고 하는데 이 제재소도 이 골짜기와 건너편 골짜기에서 생산되는 침엽수나무를 가공하기 위해 이전부터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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