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산림청/해외 숲을 가다!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의 너도밤나무숲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22. 15:07

 

#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의 너도밤나무숲

 

글 · 사진 /  국립산림과학원 배상원

 

 슈바르츠발트 지역의 숲은 가문비나무, 전나무, 너도밤나무가 주를 이루고 있다. 너도밤나무는 비교적 해발고가 낮은 지역에 많이 자라고 있으며, 너도밤나무숲으로 난 길은 너도밤나무가 사열병처럼 줄지어 있고 하늘은 너도밤나무잎으로 가려져 있어 한여름에 이 길을 거닐면 자연이 제공한 별장 속에 들어온 듯하다.

 

너도밤나무(Fagus sylvatica)란
너도밤나무는 유럽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수종으로 우리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수종이지만 유럽의 대표적인 나무이다. 우리나라에는 단 1종 너도밤나무가 울릉도에 자라고 있다. 독일에서는 참나무와 너도밤나무가 대표적인 수종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참나무는 저지대에 자라고 있지만 너도밤나무는 준산악지에 많이 생육하고 있다.

독일에서 너도밤나무는 북부독일의 슈레비히홀쉬타인(Schleswig-Holstein), 중부독일 산악지역 졸링엔(Solingen)·타누스(Taunus) 펠쩌발트(Pfalzer Wald)·튜링어발트(Thuringer Wald) 그리고 남부독일지역과 스페사트(Spessart)·슈베비시 알프(Schwabisch Alb) 등 거의 독일전역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너도밤나무 면적은 전체 산림면적의 14% 140만ha로 점유비율이 단일수종으로 대단히 높다.

너도밤나무는 높이 40m, 흉고직경 1m 이상 자라며 내한성이 강한 나무로 음지에서도 잘 견디는 대표적인 음수수종이다. 너도밤나무의 수형은 곧은 수간과 넓은 수관이 특징으로 나타나며 수피는 은회색의 밋밋한 형태이다. 습기가 높은 지역에서는 수피에 이끼가 많이 자란다.

너도밤나무 목재는 가구재, 마루판재, 주방도구 등으로 이용되며 직경이 작은 나무는 펄프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과거에 너도밤나무숲과 참나무숲은 소와 돼지를 방목하는 숲으로 이용되었다. 특히 방목시 산림소유주가 이용수수료를 받았기 때문에 별도로 보호를 받았다. 이렇기 때문에 과거부터 너도밤나무는 유럽, 특히 독일에서는 대표적인 활엽수 경제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흑림지역 너도밤나무숲
슈바르츠발트 지역의 숲은 가문비나무, 전나무, 너도밤나무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가문비나무와 전나무는 해발고가 높은 곳에 자라고, 너도밤나무는 비교적 해발고가 낮은 지역에 많이 자라고 있으며 해발 1,300m 지역에서도 자라고 있으나 생장은 늦다.

너도밤나무의 잎은 두껍고 많기 때문에 너도밤나무숲에 들어가면 햇빛이 조금밖에 들어오지 않아 어두침침하여 하층식생이 적은 것이 특징이며 지표부에는 음지에서 견딜 수 있는 식물들만 자란다. 이렇기 때문에 임령이 비교적 어린 너도밤나무숲에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나무가 많이 자라고 지표부에는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곳도 있다.

너도밤나무 노령림은 나무 높이가 40m 이 상되고 가지가 하나도 없는 줄기가 회색으로 빛이 나고 대리석기둥처럼 일자로 서 있고 초록색 하층식생이 자라고 있어 마치 초록색 카펫을 깐 대리석 궁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너도밤나무는 단순림으로 자라고 있는 곳도 많지만 다른 수종들과 같이 자라는 곳도 있다. 너도밤나무와 가문비나무가 같이 자라는 숲은 너도밤나무와 가문비나무가 경쟁을 하듯이 높이 자라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침엽수가 활엽수보다 높이 자란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두 수종이 같이 자라면 햇빛도 더 많이 들어오고 낙엽들이 더 잘 부후하기 때문에 나무들을 위한 양분공급이 원활하여 더 좋은 숲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숲을 구성하는 수종의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케 한다.

너도밤나무가 자라는 숲 사이에 다른 활엽수들이 자라는 모양은 너도밤나무와 전혀 달라 금방 알아볼 수 있다. 다른 활엽수들이 자라는 자리를 자세히 보면 전석지인 곳이 많다. 돌이 많아 너도밤나무가 자랄 수 없는 자리를 다른 활엽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활엽수는 대부분 단풍나무로 나무줄기는 꼿꼿하지 않지만 폭 넓은 수관과 굵으면서 여러 방향으로 휘며 자란 모양은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품처럼 보여진다.

너도밤나무는 대부분 나무를 심지 않아도 천연치수가 많이 발생하여 다음 숲을 이룬다. 너도밤나무는 음지에서도 잘 견디고 잘 자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형적 산벌갱신을 실시하는 곳이 많이 있다. 너도밤나무와 가문비나무가 같이 자라는 숲에서는 빈 공간이 생기면 어린나무들이 발생하여 그 공간을 단시간에 채우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자연의 생명력이 얼마나 끈질긴가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너도밤나무숲으로 난 길은 너도밤나무가 사열병처럼 줄지어 있고 하늘은 너도밤나무잎으로 가려져 있어 한여름에 이 길을 거닐면 자연이 제공한 별장 속에 들어온 듯하여 언제나 우리나라에도 이런 숲이 만들어질까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이 되셨다면 VIEW를! 가 져가고 싶은 정보라면스크랩을! 나도 한 마디를 원하시면 댓글을!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서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