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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바르츠발트(Schwarzwald)의 획벌림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22. 15:04

 

#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의 획벌림 

글 · 사진 /  국립산림과학원 배상원

 

 슈바르츠발트(흑림) 동쪽에 있는 토트모스 지역은 획벌림이 많은 전형적인 산림지역으로 주위가 모두 숲으로 싸여 있다. 대도시에서 2시간 가까이 차를 타야 도달할 수 있는 오지이지만 휴양객들이 많이 찾는 조용하고 공기가 맑은 산촌휴양도시이다. 이 소도시의 주위 숲을 이루는 나무는 독일을 대표하는 독일가문비나무이다.

 

획벌림과 가문비나무
일반적으로 획벌림으로 알려져 있는 숲은 실제로는 숲을 갱신하는 작업종으로 갱신과정에서만 나타나는 숲의 형태이다. 다만 갱신에 20~30년이 걸리기 때문에 마치 특정한 숲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획벌에 의한 갱신이 완료된 직후에는 어린나무들의 크기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 나무의 크기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일제교림이 된다. 획벌갱신을 하는 숲의 주요수종은 독일가문비나무이며 전나무와 너도밤나무가 약간씩 섞여 자라고 있다. 획벌에 의한 갱신시에 갱신기간의 조절로 천연치수의 발생과 수종을 조절할 수 있어서 지역에 따라 수종구성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슈바르츠발트에서 획벌림으로 유명한 곳은 상트 메르겐(St. Maergen)으로 남부 슈바르츠발트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획벌림이 많은 지역 중의 하나인 토트모스 지역은 슈바르츠발트 동쪽지역에 있는 전형적인 산림지역으로 주위가 모두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대도시에서 2시간 가까이 차를 타야 도달할 수 있는 오지이지만 휴양객들이 많이 찾는 조용하고 공기가 맑은 산촌휴양도시이다. 이 소도시의 주위는 침엽수림이 대부분이지만 다른 지역의 숲과는 달리 다양한 구조를 갖고 있는 특색을 보이고 있다. 이 숲을 이루는 나무는 독일을 대표하는 독일가문비나무이다.

독일가문비나무는 학명으로는 Picea abies이며, 분포지역은 북쪽으로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남쪽으로는 이태리 지역까지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름만 친숙할 뿐으로 실제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가문비나무 종류는 종비나무뿐으로 우리가 직접 보기는 힘든 나무이다. 독일가문비나무는 독일에서는 빵나무라고 부를 정도로 경제성이 높아 많은 지역에 인공조림되어 독일에서 침엽수 수종 중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나무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처럼 독일에서는 침엽수로는 독일가문비나무가 제일 중요한 수종으로 여겨지고 있다. 독일가문비나무는 나무높이가 40m 이상 자라고 가슴높이 직경도 2m 이상 자라는 나무로 줄기가 곧게 자라고 줄기의 색이 붉은빛을 띠고 있다.

독일에서 독일가문비나무는 중부독일의 산악지역 하르츠발트(Harz Wald), 타누스(Taunus), 튜링어발트(Thuringer Wald), 남서부독일의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 그리고 남동부독일지역과 바이에른 숲(Bayerischer Wald ) 등 거의 독일 산악전역에 분포하고 있다.

독일가문비나무 목재는 건축용재, 가구재 등으로 이용되며, 직경이 작은 나무는 펄프나 말뚝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독일가문비나무는 독일의 침엽수 중에서 가장 잘 자라고 재질도 매우 좋다. 전국적으로 많이 가장 식재한 나무로서 침엽수 중에서 가장 수익을 많이 주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토트모스의 다층림
토트모스 지역의 숲 중 대표적인 숲의 형태는 다층을 이루고 있는 택벌림의 형태에 가까운 숲들이다. 토트모스에서는 획벌작업을 실시하여, 숲의 형태가 단층 단순림에서 다층구조로 바뀌어가는 택벌림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실시하는 이유는 단순림이 가지고 있는 숲의 단순구조를 다층으로 만들어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지속적인 산림경영에 이바지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획벌림의 모양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중 대표적인 것은 숲의 높이가 균일하지 않고 소면적으로 나무의 높이와 굵기가 다른 나무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우선 눈에 보이는 것은 큰 가문비나무들이 잘리고 그 빈 자리에 어린나무들이 자라기 시작하는 숲이다. 소면적으로 어린나무가 자라고 있고 그 주위에는 나무높이 30m 이상의 큰 나무가 서 있어 마치 어린나무를 큰 나무들이 보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린나무가 자라는 뒤쪽의 큰 독일가문비나무는 굵기가 60cm 이상이고 높이가 30m 이상으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큰 독일가문비나무도 시간이 지나면 벌채가 되며, 이렇게 작은 나무들 주위의 큰 나무가 없어지면 가운데 있는 가문비나무가 잘 자라기 시작하고 주위로는 어린 가문비나무들이 자라게 되어, 옆에서 보면 어린나무들이 자라는 부분의 중심부는 나무높이가 높고 주위의 어린나무는 키가 작은 정삼각형모양이 나타난다.

어린가문비나무가 자라고 있는 사이의 숲들은 나무높이 30m 이상으로 울창하게 자라고 있어 어린나무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독일가문비나무의 솔방울이 가지 끝에 주렁주렁 아래로 처져 달려 있는 모양은 마치 고추를 매달아 놓은 것처럼 보인다. 독일가문비나무 솔방울은 통째로 떨어지기 때문에 길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전나무의 경우에는 통째로 떨어지지 않고 인편이 하나씩 바람에 날려서 마지막에는 촛대와 같은 모양으로 남기 때문에 우리가 숲에서 볼 수 있는 솔방울은 대부분 독일가문비나무 솔방울이다.
숲 사이를 거닐다보면 큰 독일가문비나무도 없고 작은 독일가문비나무도 자라지 않는, 이름모를 풀들만 자라고 있는 34m의 빈 공간이 위에서 아래로 길게 나 있는 것이 나타난다. 이 공간은 숲에서 작업을 하기 위한 길로 벌채된 나무를 수집하기 위한 집재기계가 들어가 작업하기 위한 작업로이다. 이러한 길은 보통 30~40m 간격으로 있다.

위와 같이 어린나무가 자라고 있는 작은 숲과 면적 넓은 어린나무 숲, 큰 독일가문비나무가 하늘을 뒤덮은 숲 그리고 숲 사이로 난 작업로가 예측할 수 없게 나타나는 숲은 마치 전혀 다른 숲들이 섞여 있는 듯하여 숲이 변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이러한 숲에 나있는 큰길(임도)에 서 있으면 세월에 따라 변화하는 숲의 모양을 한 장소에서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시·공간의 개념이 없어질 정도이다.

 

상트 메르겐의 다층림
상트 메르겐 영림서는 획벌갱신으로 유명한 곳으로, 지금도 대부분 획벌갱신을 하고 있지만 이전과는 달리 획벌갱신과정을 통하여 일제교림을 유도하기보다는 택벌림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새로운 방향전환은 택벌림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경제적 생태적 장점을 살려 지속적인 산림경영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원래 독일가문비나무 단순림을 군상으로 소면적을 벌채하여 이 자리에 어린 전나무와 독일가문비나무 천연치수가 발생하도록 유도하는데 독일가문비나무를 조금 제거하면 전나무가 많이 발생하게 한다. 위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여 상층 독일가문비나무를 제거하면 기존에 자라던 전나무와 독일가문비나무가 중간 크기로 자라고, 이 아래 천연치수가 발생하여 자람으로써 자연적으로 다층구조를 가진 택벌림이 이루어진다.

이곳의 독일가문비나무와 전나무는 굵고 높게 자라기 때문에 숲속 어린이 놀이터의 자동차와 기차를 통나무로 만들 정도이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생산성이 높은 독일가문비나무림에 대한 생태적 안정성과 생물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한 수준 높은 산림경영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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