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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침엽수숲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22. 15:00

 #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침엽수숲

 

글 · 사진 /  국립산림과학원 배상원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면적은 3,000㎢로 요세미티 계곡지역, 와오나(Waona) 지역과 티오나 파스(Tionapass)로 이어지는 북부고산지역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슈가 소나무, 폰데로사 소나무, 전나무, 자이언트세쿼이아, 롯지폴 소나무, 제프리 소나무 등이 아름다운 침엽수숲을 이루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면적은 3,000㎢로 등산가들에게는 세계적인 암벽등반지인 하프 돔(Half Dome)이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요세미티 계곡지역, 와오나 지역과 티오나 파스로 이어지는 북부고산지역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원래의 국립공원 지역은 와오나 지역(마리포사)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국립공원으로 추가지정이 되었으며, 두 지역은 현재는 터널로 연결되어 있다.
서쪽에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건조지와 황무지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해발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데, 저지대에 나타나던 조그마한 관목림들이 고개 위에 도달하면 소나무류가 주를 이루는 숲이 되어 있다. 여기서 보는 숲은 우리나라의 잘 자란 리기다소나무숲 정도로 여겨질 정도이다. 이 지역은 비교적 건조하여 나무가 자라기에 좋지 않은 조건이어서 숲 자체가 특별히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입구의 주차장에서 눈앞에 나타난 나무는 역시 소나무류이다. 이들 소나무는 줄기가 곧고 가지도 잘 발달되어 있는데, 가지 끝에 가문비나무 구과처럼 아래로 매달린 긴 솔방울이 보인다. 수고가 30m 이상이고 흉고직경도 60㎝ 이상인 이 나무는 책에서만 보았던 슈가 소나무(Sugar pine ; Pinus lambertiana)이다. 이외에 다른 소나무류가 같이 자라고 있는데 폰데로사 소나무(Ponderosa pine ; Pinus ponderosa)와 전나무(White fir ; Abies concolor)들이 같이 자라고 있다.

요세미티 계곡은 양쪽이 암벽으로 싸여 있고 계곡부는 평지를 이루고 있는데 이 평지에 나타나는 숲은 폰데로사 소나무와 참나무숲이다. 계곡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웅장한 암벽이 나타나는데 높이가 수직으로 수백m나 되는 이 암벽이 엘 캐피탄(EI Capitan)으로 요세미티를 대표하는 하프 돔과 쌍벽을 이룬다. 계곡 깊숙이 하프 돔이 보인다. 요세미티 계곡은 U자형 계곡으로 빙하가 지나가면서 만들어진 지형이다. 와오나로 가는 산길 도중에서 보이는 계곡형태는 빙하의 흔적을 잘 보여준다. 계곡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마치 짙은 초록색 융단을 펼쳐놓은 듯이 보인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안에는 Tuolumne숲, Mer-ced숲, Mariposa숲 등 3군데 자이언트세쿼이아 숲이 있는데 이 중 가장 크고 유명한 곳이 마리포사 숲이다. 자이언트세쿼이아는 나무껍질이 붉은색을 띠어서 자이언트 레드우드(Giant redwood)라는 별명이 있는데 이렇게 붉은색을 띠는 것은 나무껍질 부분에 타닌(Tannin)이 있기 때문이다. 타닌은 감이 익기 전에 먹으면 떫은맛을 나게 하는 성분이기도 하지만, 나무껍질에 함유되어 있으면 방부제 기능과 해충 방지기능을 한다. 자이언트세쿼이아는 나무껍질에 타닌성분이 있어 자기방어를 할 수가 있기에 오랜 세월을 견디어 내는 것이다. 이외에도 성숙한 자이언트세쿼이아 나무껍질은 두께가 최대 60㎝까지 되어 웬만한 충격에도 나무를 보호하고 산불이 발생하여도 거의 피해를 입지 않는다. 이렇게 자기방어능력이 있기 때문에 자이언트세쿼이아가 오래도록 자랄 수 있는 것이다. 마리포사 숲은 자이언트세쿼이아 외에도 미송, 그리고 소나무들이 같이 자라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나타나는 자이언트세쿼이아는 나무직경이 3~4m, 나무높이는 60~80m가 되어 거목이 주는 위압감과 함께 자연 앞에서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미미한지를 피부로 느끼게 한다. 마리포사에서 가장 큰 자이언트세쿼이아는 Grizzly 자이언트로 수령이 1,800년이나 된다.

이곳에서는 자이언트세쿼이아와 그 아래 미송 어린나무들이 자라는 곳, 거대한 자이언트세쿼이아가 무리 지어 자라는 곳, 자이언트세쿼이아가 쓰러져 있는 곳 등 다양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이러한 다양한 모습은 국립공원 내에서 발생하는 자연현상을 모두 자연에 맡기는 자연 그대로의 국립공원을 유지하는 데 있는 것이다.

마리포사 숲에서 인디언 거주지역으로 유명한 와오나 지역을 거치면 요세미티 계곡과 하프 돔, 엘 캐피탄을 볼 수 있는 글레시어 포인트(Glacier Point)가 있다. 글레시어 포인트는 와오나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올라가며, 이 사이의 숲에서는 해발고가 변함에 따라 다양한 수종이 나타난다. 글레시어 포인트로 올라가는 길은 4차선으로 확장되기 전의 대관령 길처럼 커브가 심한 굽은 길이어서 몸이 좌우로 흔들릴 정도이다. 이런 길을 올라가다 처음에 마주치는 숲이 전나무 종류인 화이트 퍼 숲인데, 이 전나무는 잎이 길게 양옆으로 퍼져서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전나무숲의 일부는 1990년에 산불이 발생하여 피해를 입었으나 피해목을 제거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 전나무숲에는 전나무 줄기에 이끼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데 지상부로부터 8피트 높이까지는 이끼가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나무 아래쪽에 이끼가 없는 것은 이 이끼 종류는 겨울에 눈이 쌓여 있으면 고사하기 때문이다.

이끼가 죽은 부위의 높이를 재면 겨울에 쌓인 눈의 높이를 가늠할 수 있다. 전나무숲을 지나면 다음으로 가문비나무(Red fir ; Picea magnifica)숲이 나타나는데 이름이 말해주는 것과 같이 가문비나무의 줄기는 붉은 빛을 띠고 있다. 가문비나무숲을 뒤로 하면 소나무숲이 나타난다. 이 숲의 주수종은 소나무종류인 롯지폴 소나무(Lodgepole pine ; Pinus contorta var. murrayana)이다. 이 소나무는 인디언들이 천막을 칠 때 가운데 부분의 긴 지주로 많이 이용되었기 때문에 롯지폴 소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름이 말해주는 것과 같이 이 소나무는 줄기가 곧게 자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 소나무숲도 산불피해를 받아 많은 나무들이 고사하였으나 고사목들을 방치하고 있다. 소나무숲을 지나면 다시 가문비나무숲이 나타난다.

이렇게 같은 종류의 숲이 해발고가 높아짐에도 반복하여 나타나는 것은, 나무들이 자라는 데 해발고뿐만이 아니라 숲이 있는 자리의 방향(음지와 양지)이 해발고와 비슷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 숲을 지나서 조금 더 가면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보면 소나무숲이 나타나는데 이 소나무는 이전에 본 소나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 소나무는 제프리소나무(Jeffrey pine ; Pinus jeffreyi)로 줄기가 대단히 붉고 줄기가 곧게 자란다.

글레시어 포인트 주차장을 지나 요세미티 계곡과 하프 돔이 모두 보이는 전망대를 향하다 보면 주위에 소나무, 전나무, 가문비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해발 2,199m의 전망대에 도착하여 아래를 보면 요세미티 계곡이 한눈에 들어오고 하프 돔도 옆모습을 보여준다. 전망대에서 계곡부까지는 암벽으로 높이가 900m나 된다. 요세미티 계곡의 판다로사 소나무가 마치 성냥개비처럼 줄지어 서 있고 하프 돔 주위와 뒤편 암반 위에는 소나무 종류로 여겨지는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특히 암반 위에서 힘겹게 자라는 침엽수들은 절벽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소나무를 연상케 한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면적이나 규모가 우리나라의 국립공원보다 훨씬 클 뿐 아니라 다양한 자연경관 숲, 호수, 고산지역, 암벽, 평야지역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공원 내 교통시설도 실용적으로 구비되어 있다. 특히 자연이 가지고 있는 순환과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산불을 자연적인 현상으로 인정하여 국립공원 내에서 발생한 산불을 인위적으로 진화하지 않고 자연적 진화를 기다리는 것과 산불 피해지의 임목을 별도로 제거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사고방식과는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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