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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산림치유 효과 활용사례(1)

대한민국 산림청 2010. 6. 14. 11:06

선진국의 산림치유효과 활용사례(1)

 

글·사진 / 유리화(국립산림과학원 산림경영과)

 

 

우리는 흔히 새로운 제도나 정책을 도입할 때 선진국의 유사사례를 벤치마킹하곤 한다. 그리고 산림치유에 관한국내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듯이 이미 많은 설명과 사진을 포함한 국외 사례가 저널 및 인터넷 등에 소개되어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이를 접하는 독자는 물론, 관련 연구자, 정책가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 하지만 인문·사회과학분야에서의 선진국 사례의 벤치마킹이란 것이 모두 그러하듯이, 선진국의 유형(Type)이 그대로 우리나라에 안성맞춤이 될 수 없음을 우리는 이미 많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 체득해 왔다. 선진국의 기술을 도입하는 것과는 다르게 선진국의 정책이나 제도 등을 도입하는 것은 그들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태생적인 변화(혹은 발전)과정에 대한 검토와 분석을 간과해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산림치유와 관련된 제도나 정책의 벤치마킹도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기술적인 부문과 제도적인 부문을 구분하여 사례를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잘 추진되는 제도(정책)라 할지라도 국내 적용성 검토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비로소 ‘우리의 것’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단순한 겉핥기식 벤치마킹이란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으로 그야말로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는 사례를 독일,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지역 및 가까운 일본을 중심으로 꼼꼼히 들여다보았다. 우선 이번 호에서는 유럽의 사례를 소개하고 국내 적용을 위한 착안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뵈리스호펜 마을 내 치유정원

 

 

뵈리스호펜 마을 치유정원 내 물 치유 시설

 


스위스, 독일 등 유럽지역에서도 숲이 지닌 인간건강 증진 및 질병치유의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유럽연합(EU)에서 지원하는 ‘유럽 과학기술 연구협력(COST ; European Cooperation in the Field of Scientific and Technical Research)’ 프로젝트 중 산림 및 인간건강과 웰빙을 연구하는 분과(Action E39 : Forest, Trees and Human Health and Wellbeing)가 별도로 구성되어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세계산림연구기관연합회(IUFRO)에서도 ‘산림과 인간건강(Forest and Human Health)’이라는 별도의 분과 구성을 준비 중이다.


유럽에서도 국민들이 건강증진 및 질병예방·치유의 공간으로서 숲을 활용하는 사례는 빈번하게 찾을 수 있었으며, 더 나아가 숲은 이미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으로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숲이 지닌 건강증진의 효과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 청소년들의 정규교육 장소의 하나로서, 또 일반인에게는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체력단련 및 운동의 장소로 생활권 내에서 쉽게 숲을 활용하고 있었다. 이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었는데, 인터넷 게임 중독이나 운동량이 적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숲에서의 학습이나 놀이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 또 노인들이 숲을 통해 질병예방이나 요양의 효과를 얻고 있는 사례에 대한 연구, 그리고 산림의 지형이나 기후 요인이 특정 질병을 치유하는 효과에 대한 연구 등 우리나라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 보다 다양하고 다각적인 측면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스위스, 독일 등 유럽의 현지 연구진이나 전문가 인터뷰 중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숲이 지닌 건강증진 효과에 대한 사회적 확신이었다. 도시화된 생활환경으로부터 피폐해진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해법은 자연환경 즉 숲이며, 따라서 숲을 통해 나와 가족을 건강하게 한다는 생각과 실천이 이미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그래서 더 이상 특별하지도 않은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 연구진을 통해 국내에 알려진 독일 뮌헨 인근의 바트 뵈리스호펜(Bad Worishofen)1)마을은 숲을 이용한 건강·요양마을의 성공적인 사례로 매스컴 등에 소개됨으로써 산림치유 연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봐야 할 곳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는데2), 이 마을을 통해 독일의 산림치유효과 활용사례를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뵈리스호펜 마을은 자연을 이용한 건강증진 요법의 하나인 크나이프(Kneipp) 요법(療法)의 발상지로서 숙박시설, 의료기관, 방문자센터(Kur haus), 식당, 상품 판매점 및 기타 관광시설 등이 위치하는 마을과 그 주변을 둘러싼 치유정원(Kur park), 그리고 배후 산림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치유 정원 및 배후 산림에는 크나이프 의사연맹과 산림 전문가가 공동으로 설계한 산책코스가 있는데 거리나 경사 등에 따라 난이도나 내용이 상이하여, 질병의 종류나 대상에 맞게 선택하여 활용 가능하도록 운영되고 있으며 전문강사의 인솔하에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크나이프 요법은 120여 년 전 뵈리스호펜 마을의 카톨릭 사제였던 세바스찬 크나이프(F. S. Kneipp, 1821~1897) 신부에 의해 고안된 자연요법으로서 냉수욕에 초점을 맞춘 물 요법을 중심으로 산림 산책을 하는 운동 요법, 영양균형을 맞추는 음식 요법, 허브나 약초 등을 이용한 요리법 및 입욕법, 그리고 심신과 자연과의 조화를 도모하는 조화 요법 등으로 구성된 자연요법이다. 이렇듯 뵈리스호펜 마을은 크나이프 요법의 발상지로서의 특색을 살려 마을 곳곳에서 크나이프 신부의 동상, 흉상 등을 볼 수 있으며 물 요법을 활용한 시설들이 다수 설치되어 있어 크나이프 요법을 상품화하여 건강 목적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뵈리스호펜 마을 치유정원 내 물 치유 시설

 

 

뵈리스호펜 마을 외곽 숲

 

 

뵈리스호펜 마을 숲길코스 안내판


독일의 경우 건강증진 및 질병치유를 위해 숲을 활용하는 데 있어 세 가지의 요소를 갖추고 있었는데, 산림분야뿐만 아니라 의학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개발한 다양한 코스의 숲길을 이용한 프로그램, 일정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문인력, 그리고 숲을 찾은 이들이 숙박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주변 산촌마을 등이다. 이러한 세 가지 측면은 국내 산림치유 공간(가칭 ‘치유의 숲’) 구상 시 상세 분석을 통해 도입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각주
1) ‘Bad’는 ‘온천’이 있다는 뜻임.
2) 다행스럽게도 독일에는 이와 같은 소위 자연요법을 활용한 마을이 곳곳에 분포되어 있어 뵈리스호펜 마을만 특이하게 성공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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