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철, 작아도 천년을 사는 살아있는 화석

소철, 작아도 천년을 사는 살아있는 화석      이유미 국립수목원 박사   초록이 사라진 겨울이면 베란다 한 켠에서 자라는 싱그럽고 이국적인 소철의 푸르름도 반갑습니다.   고향이 다른 "소철"을 우리나무라고 부르는 일에 마음에 걸리지만 이 나무를 곁에 두고 키워온 시간들이 결코 만만치 않고, 누구나 살아오면서 소철 화분하나 키워보지 않을 이 없을 터, 따지고 보면 평생을 두고도 한번 만나보기 어려운 저 깊은 골짜기의 희귀식물보다 더 우리에게 가까운 나무가 바로 소철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참에 이 친근한 나무 소철을 한번 제대로 알아볼까요?   소철은 소철과에 속하는 상록성 작은 키나무입니다. 이 나무와 비슷한 나무를 본 기억이 드문데 당연합니다. 1과 1속 식물이니까요. 하지만 소철속에는 우리는 보기 어려워도 대만소철, 운남소철 등 몇 종류 더 있습니다.   우선 소철은 따뜻한 지방에서 자란답니다. 우리나라에선 제주도처럼 따뜻한 곳을 빼곤 추운 겨울을 견디지 못하니 실내에서 키워야 합니다. 부럽게도 일본의 남부지방이나 중국의 동남부엔 해안가 절벽에 붙어사는 야생하는 소철이 있답니다.   소철은 키가 크면 3-4m자라기도 하지만 기온도 안 맞고 시간도 오래 걸려 우리가 그런 멋진 모습의 소철구경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잎이 달렸던 흔적이 켜켜이 쌓이면서 전체적으로는 둥근 원기둥 모양의 갈색줄기가 올라가고 그 끝엔 깃털모양으로 갈라지고 딱딱한 잎들이 둥글게 돌려납니다. 물론 꽃도 핍니다. 이 나무는 암나무와 숫나무가 따로 있는데 암꽃은 원즐기 끝, 둥그렇게 돌려나는 잎 안쪽에 구모양으로 모여 달립니다.   물론 겉씨식물이어서 화려한 꽃잎 같은 것은 없고 배주가 달리고 황갈색 털 같은 것이 그 위를 독특한 모습으로 덮고 있습니다. 열매는 이 안에서 주홍색으로 아름답게 익어갑니다. 숫나무의 수꽃 꽃차례 역시 같은 위지에 달리는데 로켓포의 끝부분처럼 뾰족하고 길쭉합니다. 길이는 50cm정도로 큼직합니다. 자생지에선 초여름에 꽃이 피는데, 우리나라에선 실내에서 살아가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은 탓인지 제주도 마당에 심어 놓은 나무 이외에는 꽃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쓰임새로 치면 우리나라에선 당연 조경수입니다. 하지만 본래 이 나무는 잎은 봉미초엽(鳳尾草葉), 꽃은 봉미초로(鳳尾草花), 종자는 철과수(鐵樹果)란 이름으로 아주 다양한 증상에 처방합니다. 특히 잎엔 독성이 있으나 항암성분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우리들이 소철에 대해 제일 관심을 가지는 점은 '어떻게 하면 잘 키울까?'. 집에 있는 '소철의 잎이 누렇게 변하거나 죽어가면 어떻게 하나'하는 일이랍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직사광선에서 건조하게 키우는 것입니다. 집에서 수철이 어려움을 겪는 대부분의 이유는 실내에서 볕이 약하여 튼튼하지 못하고 물을 너무 많이 주어 뿌리가 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새순을 받을 때는 물도 충분히, 비료도 넉넉히 주는 것이 좋습니다. 새잎이 나오기 시작하면 아래 잎은 보기 싫어지는데 잘라 주어도 됩니다.   정충을 가진 나무로 은행나무가 유명하지만 사실은 소철에게서 먼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소철이란 이름의 유래는 분분한데 이수광의 지붕유설에 기록에「나무가 마르면 이것을 뽑아서 3, 4일 동안 볕에 내놓았다가 온 몸뚱이에 못을 박아 도로 땅에 심으면 이내 살아난다. 그래서 이름을 蘇鐵이라고 했다.」즉 쇠약할 때 철분을 공급하여 그리되었다는 것이지요.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릴 만큼 영겁의 오랜 세월을 살아온 나무, 작아도 천년을 살 수 있다는 나무, 겨울을 가지지 않는 나무, 한 켜 한 켜 죽은 잎의 흔적을 몸통 그래도 간직하고 사는 나무 소철.   이 특별한 나무가 무엇인가를 내게 혹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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