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2년(3기)

동향 아파트라면 이런식물 키워 보세요

대한민국 산림청 2012. 12. 17. 13:17

베란다 확장하지 않은 동향

아파트라면 이런식물 키워 보세요

 

 

산림청 블로그 주부 기자단 권지은

 

 

 

  집에서 키우던 장수풍뎅이 암수 한 쌍도 알 5개를 낳고 죽었어요. 수명이 다한 거겠죠. 


지금은 3령 애벌레 다섯 마리가 장수풍뎅이 사육 상자에서 꿈틀꿈틀 합니다. 
따뜻한 계절을 기다리면서요.

 

한번 뿌리를 내리면 그 자리를 떠날 수 없는 <식물>들에게는 겨울이 더 잔인한 계절입니다.
외부의 환경 변화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하니까요.

 

야생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는 식물들과는 달리 아파트의 식물들은 집 주인이 구입해서 키우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서 적절한 환경을 찾아 뿌리 내린 것이 아닌데요.

 

 식물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환경으로는 햇볕, 물, 공기(통풍), 흙이죠.


나머지 셋은 인위적으로 환경을 조절해 줄 수 있지만 집이 자리잡은 위치가 동향이라면 햇볕은 어찌할 수 없으니까요. 바로 저희 집이 그러합니다. 산 바로 아래 겨울 바람이 매서운 곳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동향에 저층이라서 여름에도 오전 10시까지 잠깐 햇볕이 들고 겨울엔 거의 햇볕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추천합니다. 어둡고 습도 높은 동향 아파트, 확장하지 않는 베란다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들! 겨울 추위에도 강한 식물들!

 

 

 

 

 

 

첫 번째 추천 식물은 아이비. 음지 식물의 대명사죠.

 

3000원짜리 포트에 담겨 파는 걸 하나 사 왔었는데 지금 저희 집 베란다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식물이랍니다.  가장자리에 노랑색이나 아이보리색이 있는 게 예쁩니다.


수경재배도 가능해서 예쁜 줄기를 적당히 잘라서  잼 병이나 사탕 병 같은 데 꽃아 화장실 같은 데 두면 정말 왠 만한 조화보다 예쁩니다. 단, 독성이 있기 때문에 어린 아이 키우는 집에서는 아이들 손이 닿지 않게 조심하셔야 해요.

 

 

 

 

 

두번째 산호수.


산호수도 반음지 식물입니다.
햇볕이 부족한 동향 집에서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어요.
저희 집에서 거의 유일하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식물입니다.

 

 

 

 

 


토란. 토란은 뿌리 채소에요. 그런데 관상용으로도 키운답니다.

 
음지 식물은 아니라서 저희 집에서는 줄기가 길게, 웃자라는 느낌이 없진 않지만 제가 키워 보니 추위도 잘 견디더라구요. 수반에 두고 키우면 모양도 예쁘고 잎과 줄기 색깔도 은근히 멋있구요. 옆으로 뿌리를 뻗어 번식도 곧잘해서 키우는 재미가 쏠쏠한 식물이에요.

 

 

 


허브 종류는 햇볕이 많이 필요하다는 게 상식인데요.
허브 중에서도 반음지에서 자랄 수 있는 종류도 있어요. '레몬밤'과 '민트' 종류에요.

 

 

 

물론 꽃은 보기 힘듭니다. 아주 드물게 가끔 피워요. 사진은 레몬밤 꽃

 

 

 

 

레몬밤과 레몬밤 잎에 뜨거운 물을 부어마시는 레몬밤 차.

 

 

 

민트

 

 

 


하지만 허브는 꺾꽂이 번식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위 사진들처럼 줄기가 길게 웃자란다 싶으면 1년에 한두 번 가지치기를 해 주면 됩니다.

 

 

 

 

가지치기해서 잘라낸 줄기들은 화병에 꽂아두면 뿌리가 나와요.
이러면 다른 화분에 옮겨 심으면 됩니다.

 

 

 

 

야생화들도 생명력이 강한 편입니다. 하지만 양지 바른 곳에서 자라는 종류들은 베란다에서 키우면 꽃을 잘 안 피워요. 제가 키워본 종류들 중에는 유일하게 '바위취'만 꽃을 피우더라구요.


물론 노지에서 자라는 식물들이니 추위에 강한 건 물론이구요. 저는 바위취 꽃도 이쁘지만 가을에 가장자리에 핑크색으로 물드는 단풍이 더 사랑스러웠습니다.

 

 

 

 

트리안은 화원에서 정말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물이죠. 저희 집에서 자라는 트리안은 아직 한번도 꽃을 피운 적은 없어요. 하지만 원래 물을 워낙 좋아하는 화초라서 습도 높은 동향 베란다 환경에서 정말 잘 자라더라구요.

 

 

 


베란다 식물 중 겨울에는 유일하게 실내에 들여놓는 식물입니다. 고드세피아인데요. 잎사귀에 형광색 도트 문양이 있는 게 특이합니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김도진이 담배 끊을 때 키웠던 바로 그 식물이죠. ㅋㅋ
추위에 약한데 왜 소개를 하느냐. 식물을 베란다에서 키우다가 겨울에 실내에 들여놓으면 온도는 맞지만 습도가 잘 안 맞는 게 갑자기 환경이 건조하게 바뀌니까요. 그런데 '고드세피아'는 건조한 실내에서도 잘 자라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정말로, 동향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기 좋은 식물로 강추하는 건 고사리과 식물들입니다. 지금부터 구경해 보세요.

 

 


실버레이디라는 예쁜 이름을 갖고 있는데요. 제가 키우면서 느끼기엔 오히려 남성적인 식물이에요.
줄기가 뻗어나가는 모양새도 시원시원하고 줄기도 뿌리도 강한 편입니다.

 

 

 

 

하지만 새로 돋아나는 어린 잎들은 이렇게 완벽한 대칭에 귀여운 컬을 갖고 있답니다.

 

 


양치식물들은 민꽃식물입니다. 그래서 고사리과 식물들을 키우면서 꽃은 볼 수 없지만 대신 홀씨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위 사진은 실버레이디의 잎 뒷면에서 자라는 홀씨 모습이에요.

 

 

 

 

 

관중이라는 고사리과 식물이구요. 점점 자라면 돌돌 말려있던 잎줄기가 쭉 뻗구요.
잎 뒷면에 마치 핫픽스 박아놓은 것처럼 홀씨가 생깁니다.

 

 

 

 

아이비와 더불어 저희 집에서 가장 번식력이 강한 식물입니다. 프테리스라는 양치식물이에요.
얼핏 보기엔 고사리과 식물처럼 생기지 않았지만 역시 홀씨 번식을 해요. 

 

 

 

 

넉줄 고사리 종류에요. 잎이 뻗어나가는 모양새가 굉장히 시원스럽죠.
잎 뒷면에는 역시나 다닥다닥 홀씨가!

 

 

 


보스턴 고사리에요. 왜 보스턴이라는 지명이 붙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잎사귀가 길게 자라서 축축 늘어집니다.

 

 

 

 

'보스턴 고사리'를 '네프롤레피스'라고도 부르던데요. 이 녀석도 보스턴 고사리과 같아요.
이름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신보스턴고사리'라고 알고 있습니다. 

 

 


후마타, 혹은 '고양이 발톱'이라고 불리는 넉줄고사리 종류입니다. 거미 다리 같은 털이 있는 줄기(?) 뿌리(?)가 뻗어나가면서 번식을 하는데 정말 왠지 고양이가 연상되는 식물이에요.


잎사귀 생김새가 정말 섬세하죠?

 

 

 

파초일엽입니다. 모양은 마치 난 종류 같은데 파초일엽도 고사리과 식물입니다. 올 봄에 작은 포트에 담긴 걸로 사서 키우고 있는데요. 어찌나 성장 속도가 빠른지 지금은 지름 25m, 큰 화분을 꽉 채우고 있어요.

 

 

 

 

이름도 모양도 토끼 같이 귀여운 더비에요.
작은 잎 가장자리를 따라 꼭꼭 박혀있는 홀씨 보이시나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고사리입니다. 아디안텀. 공작고사리과 식물입니다.
아침 햇살에 비쳐 투명하게 빛나는 초록색 새 줄기들이 사랑스럽죠?

 

 

 

 

아주 작은 잎사귀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은행잎과 많이 닮았어요. 뒷면에는 홀씨가 있구요.

 

 

 

 

아디안텀 블루라는 말이 있어요. 아디안텀은 한번 시들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잎이 바싹 말라 죽어 버리는데 그것을 가리켜 '아디안텀 블루'라고 해요.


지독한 우울과 상실감으로 말라 버리는 삶을 이 '아디안텀 블루'에 비유하기도 한답니다. 저도 키우면서 한번 경험했는데요. 그럴 때는 말라 죽은 것처럼 보이는 아디안텀의 잎과 가지를 미련 없이 잘라주면 새로운 잎줄기가 돋아납니다.


한번씩 오는 열병 같은 아픔도 견디고 살아가면 다시 새로운 시작이 다가오는 게 우리의 삶이 아닐까, 아디안텀을 키우면서 그런 생각을 해 봤었네요.

 

원예 지식이 풍부해서 각 식물들의 습성에 맞게 적절한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차선책은 집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는 화초를 들여놓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육이들도 키우고 싶고 예쁜 꽃을 피우는 화초들도 키우고 싶은 마음은 저도 마찬가지지만 저희 집 환경에 맞는 고사리과 식물들을 키워 보니 흔히 키우지 않는 식물들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각각의 식물들마다 숨겨진 매력을 찾는 재미도 크더라구요.


혹시 햇볕이 잘 안 들고 습도가 높은 집에 사신다면 제가 소개해 드린 이름들 기억해 두셨다가 내년 봄 화원에 가서 꼭 한번 찾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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