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를 여행하는 많은 사람들은 천마총이나 불국사 등 신라시대의 유적지나 보문관광단지 내에 있는 테마 시설물을 둘러보거나 남산 곳곳에 산재해 있는 불교 유적지를 주로 탐방하곤 하는데, 경주에는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은 계림숲이 있어 반월성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은 사색하기에 더 없이 좋을 길이다.
또한 수목원이라 불리는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통일전 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어 경주를 찾는 이들의 사색 공간이 되어주곤 한다.
경주가볼만한곳/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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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7번 국도를 타고 가면 5분여 만에 통일전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통일전을 거쳐 동방동 삼거리까지 가는 길은 영화에서나 봄직한 장면이 연출되는데 자전거를 이용한다면 꼭 이 길로 가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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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경주 수목원을 알게 된지는 불과 4년 전이었다. 그 후 매년 가을이면 형형색색의 단풍을 구경 삼아 찾곤 했지만 유난히도 경황이 없었던 지난 가을에는 발길 하지 못했고, 그 아쉬움을 채우려 지난 주말 잠시 다녀 올 수 있었다.
썰공주 녀석이 집을 나서면서 하는 말
썰공주 : 아빠 수목원에서 전동휠 타도 돼?
나 : 아마 가능하겠지만 숲길은 그냥?걷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썰공주: 그럼 불국사에서는?
나 :..... (녀석의 머릿속에는 '전동휠'이 그 중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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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의 전나무 숲길을 떠 올리다가 다시 월정사의 전나무 숲길이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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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비가 와서 그런지 습한 기운이 도는 숲길을 걷고 있자니 보온병에 따뜻한 커피라도 담아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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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길을 만난다' 작년인가 내 아이에게 무궁화를 보여주려 데려온 곳인데 이곳 역시 앙상하게 말라버린 가지 사이로 12월의 따스한 햇볕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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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 정원 꾸미듯 아기자기하게 가꿔놓은 나무들이 낯설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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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려고 이파리를를 떨궈내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어도 숲이 주는 아늑함은 그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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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벗, 주말이면 어김없이 함께 해 주니 여간 고맙지 않을 수 없는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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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따라 걷노라며 숲 속에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냄새는 후각뿐만 아니라 오감을 충족하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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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으로 내려앉은 열매, 그리고 겨우내 나무에 매달려 있을 열매까지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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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걷는 것에 별다른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바삐 살았던 일상의 생각들을 잠시 내려두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숲은 우리에게 휴식을 선물한 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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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매서운 바람과 추위가 있었더라면 자칫 을씨년스러웠을 숲길인데 다행히도 예년에 비해 따스한 날씨 덕분에 녀석과 장난치듯 걸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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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수목원을 다 걸었다면 이제 자동차로 2분여 거리에 있는 통일전과 신라 설화가 깃든 '서출지의 이요당(정자)'에서 연못에 핀 연꽃을 보는 느낌도 남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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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계절에 이곳을 찾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이곳 경상북도 경주 산림환경연구원을 신라 향가와 설화를 테마로 한 정원과 다양한 숲길을 조성하고 카페, 방문자 센터와 같은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공원화 사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숲을 테마로 한 공원, 또 하나의 명소가 탄생하는데 기대를 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