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이어서 이번에도 야생 식물의 꽃과 열매를 연결해 보여 드리겠습니다.
꽃과 열매를 함께 비교해 보면 더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꽃을 보면 열매가 연상되는 경우도 있고 전혀 동떨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작은 꽃으로 피어나 어쩌면 그렇게 굵은 열매를 맺을까 놀라운 경우도 있습니다.
벌써 한해가 저물고 있네요.
싱그러운 꽃들은 동장군을 피해 겨울잠을 자고 있지만 이 계절엔 또 눈꽃과 서리꽃이 있지요~
추위에 움추리기 보다 눈꽃의 화려함에 취하시길 바랍니다.
내년에도 식물원이나 꽃집의 요란한 화초보다도 더 아름답고 고귀한 꽃들을 많이 보여 드리겠습니다.
▲ 누리장나무 꽃
한여름 산기슭에 피어나는 꽃인데요, 꽃도 화려하고 향기도 좋습니다.
특히 바람개비처럼 묘하게 생긴 꽃잎과 밖으로 수염처럼 튀어나온 수술이 매력적입니다.
누리장나무 잎이나 줄기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 누리장나무 열매
누리장나무는 꽃과 열매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모두 아름답죠. 그래도 저는 흑진주 보석처럼 아름다운 열매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늦가을 농익어 붉은 입술이 터지며 검고 윤기 흐르는 열매가 드러나면 화려함의 극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보석이 따로없다는 탄성을 지르게 되죠.
▲ 풀솜대 꽃
작은 꽃이 모여 피어나는 풀솜대는 마치 솜꽃처럼 보입니다. 자세히 뜯어 보면 앙증맞기도 하고 순백의 순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지장나물이라고 해서 이른 봄 새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야생화는 자연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 풀솜대 열매
풀솜대는 꽃이 피어난 자리에 앵두처럼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달립니다.
열매가 익을 무렵 잎은 시들게 되고요. 아래 자주솜대와 비교해 보세요~
▲ 자주솜대 꽃
자주솜대는 같은 백합과의 풀솜대와 유사한 식물입니다.
주로 고산지대에서 볼 수 있는 꽃으로 풀솜대와 달리 군락을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솜대는 꽃이 한창일 때는 연두색, 질 무렵에는 자주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 자주솜대 열매
자주솜대 열매는 풀솜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주황색으로 익게 됩니다.
풀솜대 열매의 탱탱하고 말랑말랑한 느낌과는 좀 다르고요.
설악산, 지리산 등 고산지대에 드물게 자라는 희귀보호식물이므로 잘 보호해 주시기 바랍니다.
▲ 노루삼 꽃
깊은 산속에는 승마 종류의 식물이 여럿 있는데요. 그 중에서 이 꽃은 노루삼, 또는 녹두승마라고 합니다.
작은 꽃들이 모여 두상화를 이루기에 꽃방망이로 표현하고 싶네요. 꽃은 5~6월 경에 피어납니다.
▲ 노루삼 열매
길게 나온 꽃줄기 끝에 가득 달린 열매가 가을이 깊어지면 검은색으로 반짝이며 익게 됩니다.
열매 달리는 모습이 오묘하고 독특해서 떨어져 있어도 도드라지게 보입니다.
▲ 산작약 꽃
깊은 산속에서 귀하게 볼 수 있는 산작약은 꽃이 큼직하고 풍성합니다.
한눈에 보아도 뭔가 있어 보이는, 단아하면서도 귀티 흐르는 느낌이 들어요.
이제는 희귀한 존재가 되어서 꽃을 보는 것이 행운이라 할 만하고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 산작약 열매
모란꽃이라고도 하는 일반 작약과 꽃이 유사한 만큼 열매도 비슷합니다.
다 익으면 열매가 벌어지면서 그 속의 검은 씨앗이 드러나게 됩니다.
반질반질 빛나는 씨앗과 더불어 그것을?감싸고 있는 붉은 속살이 보여서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by 전문필진 이준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