쫙 뻗어 있는 나무들이 보기만 해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 벤치가 있으니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있으면 절로 힐링이 됩니다. 속리산 버스터미널에서부터 법주사를 가는 길인데요, 이왕이면 도로가에 있는 상점길 말고 안쪽으로 나있는 숲길을 걸어가세요.
매표소를 지나 속리산 자연관찰로, 세조길 자연관찰로라 쓰인 곳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숲길이 펼쳐집니다. 가는 길에 마주한 이 나무는 눈대중으로도 상당한 세월을 이곳에서 지냈던 듯합니다. 밑둥은 파여서 기괴한 모양을 하고 있고요, 호박처럼 생긴 큰 혹 하나를 달고 있습니다.
속리산 하면 법주사를 빼놓을 수 없지요. 웅장한 규모의 불상, 대응보전 등을 마주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답니다. 신라 진흥왕 때 지어졌다는 유서 깊은 사찰을 둘러본 후 바로 세조길로 향합니다.
세조길은 정말 누구나 걷기 편하게 만들어놓은 탐방로예요. 등산이 부담스러운 분, 오르막을 오르기 힘드신 분, 노약자 모두 편하게 숲을 즐길 수 있는데요, 무장애탐방로 구간이 있으니 말 다한 거죠! 법주사 옆쪽에서 시작하니 찾기 어렵지 않을 겁니다.
법주사에서 출발해 세심정까지 2.4km 정도의 길이라 걷는 시간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편도 50분 정도 소요되고요, 법주사삼거리-남산화장실-상수원지-탈골암입구-목욕소-세심정으로 이르는 코스입니다.
세조길이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조선의 임금 세조와 연관된 곳입니다. 세조는 심신을 치유하고자 이곳 속리산을 찾았는데요, 한글창제의 주역으로 전해오는 신미대사를 만나려고 법주사 복천암으로 발걸음을 했죠. 그리고 복천암으로 가는 길에 목욕소에서 들러 목욕을 했더니 피부병이 낫다는 이야기가 내려옵니다.
무엇을 닮은 것 같나요? 만약 아무런 안내판이 없었다면 그냥 거대한 바위가 하나 있구나 하며 지나쳤을 겁니다. 이 바위의 이름은 ‘눈썹바위’예요. 사람의 속눈썹을 닮았다고 하는데요, 저에겐 이렇게 이름 붙인 게 더 신기했습니다. 이 바위 아래에서 세조가 앉아 생각에 잠겼다고 합니다. 바위가 만들어주는 그늘은 지나는 산객 모두에게 훌륭한 쉼터가 되었을 거 같더라고요.
얼마 지나지 않아 저수지를 만납니다. 정말 옥빛이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수지를 바라보고 앉을 수 있는 벤치에서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머물렀습니다. 물빛도 예쁘고 나무도 싱그러우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도 많이 찍었네요.
저수지 따라 걷는 이 데크길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속리산 세조길을 걷기 좋은 길로 추천하고픈 이유 중 하나예요. 발은 편하고 눈은 호강하니 가벼운 맘으로 오셔도 좋습니다. 이제 곧 가을 단풍이 들면 저수지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반영되면서 옥색물도 빨갛게 물들어가겠죠?
저수지를 끼고 있는 곳에는 많은 분들이 이미 힐링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바닥을 보면 나무데크길이 아니면 이렇게 야자매트가 깔려 있답니다. 푹신푹신한 건 기본이고요, 비가 와도 흙탕물이 튀며 질척이지 않을 거 같더라고요.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을 걷는 기분이 마냥 좋습니다.
옆으로는 계곡이 계속 흐르는데요, 물론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어요. 가까이에서 보니 물이 너무나 맑아서 살랑살랑 움직이는 물결이 마치 대리석 무늬 같았답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런 문양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얼마나 걸었을까요? 땀방울이 맺힐 쯤 데크길이 꺾어지는 곳을 만났습니다. 이곳이 바로 목욕소입니다. 세조가 목욕하면서 피부병을 치료했다는 바로 그곳이에요.
목욕을 할 만한 커다란 웅덩이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마두암이 있거든요, 이 하얀 바위는 유심히 보면 말 머리 모양을 꼭 닮았습니다. 세조가 목욕할 때 말 한마리가 흙탕물을 튀기며 물을 마시고 있었는데, 그때 호위장군이 고함을 치자 그 소리에 놀라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더라고요.
이제 곧 단풍의 계절이 돌아옵니다. 산림청 선정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하나인 속리산의 단풍나무들이 빨갛게 물들 때 가벼운 마음으로 세조길을 걸어보세요. 법주사에서 고즈넉함에 취했다가 그 기분 그대로 걷는다면, 더욱 반하실 거예요.
#내손안의_산림청,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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