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8년(9기)

강원도 발왕산에서 꼭 봐야 할 세 나무

대한민국 산림청 2018. 12. 13. 17:00





 강원도 평창 발왕산은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1485m의 높이를 자랑하는 산으로 사계가 아름답기로 유명하죠. 특히 겨울에는 11월말부터 상고대가 피면서 제일 먼저 겨울을 맞이합니다. 이곳에서도 일몰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용평리조트에서 출발한 케이블카를 타고 20여 분간 오르면 전망대가 나오는데요, 주말이나 피크시즌에는 야간운행을 하기 때문에 황홀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막 지려고 하는 태양이 노을이 보이니 조급한 마음에 아이들까지 달려갑니다. 







산 중턱에 걸려있던 태양은 점점 아래로 내려갑니다. 굽이굽이 굴곡을 드러내는 산능선들이 그라데이션을 이루며 펼쳐지는 풍경은 황홀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시간에 이 높은 곳에서 일몰을 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요, 태백산맥의 줄기인 중앙산맥에 딸린 이 산에서 아름다운 일몰을 보는 순간은 추위를 잠시 잊었습니다.






발왕산에는 트래킹 코스가 여러 가지 있습니다. 그중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서 하늘정원에서 출발하는 바람길은 540m정도의 짧은 길로 드래곤캐슬에서 발왕산 정상까지는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란다는 의미의 ‘바람’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는 길을 살짝 걸어보았습니다. 이곳은 벌써 내린 눈으로 하얗습니다. 






벤치가 보입니다. 발왕산은 원래 여덟 왕의 묘자리가 있어서 팔왕산으로 불렸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8개의 쉼터가 있다고 해요. 해가 따스하게 내리쬘 때는 잠시 쉬어가도 좋겠습니다.






갈매나무를 만났습니다. 크기도 엄청난 갈매나무가 주변에 군락을 이루고 있었어요. 이 갈매나무를 잘 아신다면, 이곳에서 이렇게 큰 갈매나무를 만난 것을 행운으로 아실 거예요. 일부러 소문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이 나무가 발왕산에서 꼭 봐야할 첫 번째 나무예요. ‘굳고 정한 갈매나무’를 그리워한 백석 시인의 시에도 등장하는 그 주인공입니다.






트래킹길을 따라 다시 발길을 옮깁니다. 눈이 쌓여 있으니 조심스럽게 걸어갑니다. 아직 늦은 시간은 아니건만 산 속은 벌써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눈으로 가득한 이길 주변으로는 봄에는 야생화가 가득합니다. 색깔도 알록달록 정말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고 멋진 주목도 가득해 황홀한 길로 변해버립니다. 물론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에는 상고대가 피고요. 






걸으면서 옆으로 보니 산맥들 너머로 붉은 기운이 아직 가득합니다. 오랜만에 멋진 풍경을 감상하니 추위에도 마음은 즐겁습니다. 






정상은 260m정도 남았어요. 보다시피 힘들지 않은 길이라 금세 다녀올 수 있는 코스입니다. 하지만 너무 어둠이 깔려서 더 가는 건 위험할 듯해서 이 근처만 둘러보고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헬기장인 이곳 근처는 주목군락지로 유명합니다. 오랜 세월을 추위 속에서 견뎌온 나무들이 많습니다. 1997년 11월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 고시된 발왕산 주목군락지의 나무들은 평균 70년의 나이를 가지고 있답니다. 





‘겸손의 문’이라 이름 붙인 나무 아래를 지났습니다. 문처럼 생긴 나무는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저절로 겸손하게 만듭니다. 이곳에서 저곳 반대편으로 다시 뿌리를 내리는 나무도 신기하지만 조금만 더 가면 더욱 신기한 나무가 있어요.






바로 ‘마유목’이라 불리는 이 나무입니다. 멀리서도 비비 꼬인 모습이 요상하다 싶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오른쪽에는 마가목 열매가 달려있습니다. 울릉도에서 흔하게 보았던 그 마가목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는데요, 왼쪽 편에는 다른 모습의 열매가 있더라고요. 야광목 열매였어요. 그래서 두 나무의 이름을 따서 마유목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두 나무 가지가 합쳐진 연리지와는 다릅니다. 같은 곳에 뿌리를 두고 있는 엄연히 하나의 나무거든요. 잘 보니 야광나무의 아래기둥의 뚫린 틈 사이로 마가목 뿌리가 있었어요. 야광나무가 마가목을 품고 수백 년 동안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온 거죠. 이제 세 번째로 유명한 나무를 보러갑니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는 드래곤캐슬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건물 뒤로 돌아가면 멋진 야경이 기다리고 있고요, 오른쪽으로 살짝 건너가면 수험생들이 기를 받으러 온다는 세 번째 유명한 나무가 있답니다. 






생각나는 게 있으신가요? ‘샤’자처럼 생긴 서울대학교의 정문을 쏙 빼닮았습니다. 가지가 ‘ㅅ’모양을 만드는 것만 해도 기이한데 그 옆으로 ‘ㅑ’모양까지 완벽합니다. 






하늘정원의 나무만 봐도 남다른 포스가 느껴지지 않나요? 주목의 고귀하고 아름다운 형상에 반했던 발왕산에서의 시간이었습니다. 한 겨울에도 일몰을 보고 노을을 보며 트래킹할 수 있는 강원도 발왕산에서 오랜 세월을 견뎌낸 주목의 기운까지 받아 가시길 바랍니다. 







※ 본 기사는 산림청 제9기 블로그 기자단 김현정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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