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9년(10기)

안동 주하리 뚝향나무와 진성이씨 경류정 종택

대한민국 산림청 2019. 4. 6. 15:53




 여행을 다닐 때면 저도 모르게 나무에 시선이 가게 되는데요. 나태주 시인의 「풀꽃」처럼 나무 역시 자세히 보면 달리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저 나무가 다 똑같은 나무지? 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나무의 품종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과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지난 번 안동의 소태나무의 예처럼 나무의 이름에도 시대의 흔적을 담고 있다는 점은 그래서 주목해볼만 한데요. 오늘도 이와 유사한 이름의 성격이 담겨 있으면서, 보기 드문 나무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진성이씨 경류정 종택에 심어진 뚝향나무, 저수지나 제방에 심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상주 조공제, 제방에 밤나무를 심었는데, 그 이유가 풍수지리의 영향으로, 서쪽 산의 지형이 지네의 형상이라, 지네가 싫어하는 밤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혹시 뚝향나무라고 들어보셨나요? 저 역시 향나무는 들어봤어도 뚝향나무는 생소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함경도와 평안도를 제외한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또한 나무의 이름이 참 재미있는데요. 뚝은 저수지나 제방을 이야기하는데, 제방에 심은 향나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니, 이름에 나무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는 것을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보통 저수지나 제방을 만들면 나무를 심는 사례를 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전남 담양의 ‘관방제림(천연기념물 제366호)’이나 밤나무를 심은 ‘조공제(경상북도기념물 제140호)’, 소나무를 심은 ‘축만제(경기도 기념물 제200호)’ 등이 있습니다.




 주하리 뚝향나무가 경류정 종택에 있는 이유는?


이러한 뚝향나무 중 가장 잘 알려진 사례라고 하면 단연 ‘주하리 뚝향나무(천연기념물 제314호)’를 들 수 있습니다. 처음 주하리 뚝향나무를 접하면,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어리둥절하게 되는데요. 처음 주하리 뚝향나무를 본 소감은 나무의 중심이 쥐어짜듯 비틀려 있다는 점과 넓게 펴져 있는 특이한 형태가 인상적입니다.


전면에서 바라본 주하리 뚝향나무


주하리 뚝향나무의 안내문과 문화재 표석



보통 나무라고 곧게 자라 하늘 높이 가지를 뻗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기에 확실히 뚝향나무의 모습은 일반적인 나무의 형태와는 다른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안내문을 보면 이 나무는 세종 때 활동한 ‘이정’이 고향으로 돌아올 때 3그루의 뚝향나무를 가져 왔습니다. 이 가운데 2그루는 도산면의 온혜와 외손인 선산 박씨에게 주고, 남은 1그루를 경류정 종택 앞에 심었는데요. 




뚝향나무가 마치 쥐어짜듯 비틀려 있고, 가지는 넓게 펴져 있다.

측면에서 바라본 뚝향나무, 뒤로 경류정이 자리하고 있다.

주하리 뚝향나무의 후계목



그런데 3그루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이 바로 ‘주하리 뚝향나무’입니다. 또한 지금은 경류정 종택 옆에 두루공원을 조성해, 이곳에 주하리 뚝향나무의 후게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뚝향나무 아래 의자도 배치되어 있어, 더운 여름날에는 뚝향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에 잠시 쉬어가도 좋을 그런 공간인데요.




진성 이씨 경류정 종택의 입구에서 바라본 모습

경류정 종택, 문을 들어서면 고택의 중심인 정침이 자리하고 있다.

정침의 좌측에 자리한 경류정



한편 주하리 뚝향나무가 위치한 곳은 ‘진성 이씨 경류정 종택(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72호)’인데요. 안동의 오래된 고택 중 하나입니다. 조선 중기에 만들어진 이 종택은 크게 종택의 중심인 ‘정침(正寢)’과 좌측, 뚝향나무 바로 뒤에 ‘경류정(慶流亭)’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경류정의 현판인데요. 현판의 글씨를 쓴 사람이 퇴계 이황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경류정의 현판, 퇴계 이황의 글씨로 전해진다.

경류정 뒤쪽에 자리한 사당

사랑채에 걸린 고송류수각(古松流水閣) 현판

진성 이씨 경류정 종택과 주하리 뚝향나무




‘경류정’의 뒤로는 ‘사당’이 배치되어 있는데요. 보통 사대부의 종택에는 사당이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요. 광산 김씨 긍구당 고택이나 안동 임청각 등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안동에 여러 고택이 있지만, 경류정 종택이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앞뜰에 자리한 주하리 뚝향나무 때문입니다. 생소한 이름의 ‘뚝향나무’지만, 나무의 이름에 담긴 의미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데요. 혹 안동을 방문하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도산서원으로 가시는 길에 주하리 뚝향나무와 진성 이씨 경류정 종택을 한번 주목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동 주하리 뚝향나무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와룡면 주하리 634 

편의시설 : 주차장 있음, 화장실 없음(인근 경류정 종택 혹은 마을회관 이용)








※ 본 기사는 산림청 전문필진 김희태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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