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9년(10기)

<부여 가볼만한 곳> 부여 부산(浮山)을 아시나요?

대한민국 산림청 2019. 5. 29. 17:00


백제교에서 바라본 백마강, 오른쪽에 부소산성이 자리하고 있고, 왼쪽에 부산이 자리하고 있다.




 종종 여행을 다닐 때면 주목해서 보는 장소 중 산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지형이 산악지형인데다, 지금은 산행의 목적으로 많은 분들이 산을 찾고 있는데요. 그런데 시계를 되돌려 보면 우리 역사의 흔적 가운데 산과 관련한 비중이 제법 높은 편입니다. 당장 산의 정상부에는 성을 쌓고 방어를 했으며, 과거에는 산과 산 사이에 길이 있어 한양으로 갈 때 이용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사찰이 있는 곳 역시 산이고, 나무를 비롯한 임산물 등 우리 역사의 산은 알게 모르게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때문에 지역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산과 산맥 등을 주목해서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부소산성의 전경


부산(浮山)의 전경



이런 의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부여의 산을 소개해드리고자 하는데요. 흔히 부여는 옛 백제의 도읍인 사비성이 있던 곳으로, 지금의 부소산성과 염창면 필서봉으로 이어진 부여 나성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백마강이 흐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게 황포돛배를 한번 타보고 싶게 만드는 곳입니다. 이러한 사비성의 맞은편에 위치한 작은 산이 하나 있는데요. 외형만 보면 산이라기에는 조금 민망한 크기이기도 합니다. 이 산의 이름은 부여 부산(浮山)입니다. 오늘은 부산을 중심으로 함께 살펴보면 좋은 역사의 흔적들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부산(浮山)에 남겨진 주목해볼 역사의 흔적


부산(浮山)은 높이가 불과 107.1m에 불과할 만큼 낮은 산인데요. 그런데 놀랍게도 산 정상 부분에 부산성(둘레 약 400m)이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그 흔적이 사라져 유관으로 찾아보기가 어려운데요. 보통 도읍의 주변으로 성을 지키고, 감시하기 위한 성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부산에 성이 있는 것 역시 인접한 사비성의 배후 성곽의 하나로 보여지는 대목입니다. 백제교에서 바라볼 때만 해도 그저 낮은 산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곳에 성이 있다고 하니 부산의 모습이 달리 보이는 것 같습니다. 



진변리 마을에 자리한 부산서원, 백강 이경여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홍매가 핀 부산서원

부여 홍매, 이경여가 명나라에 갔다가 오면서 심었다는 나무로, 예전에 심은 나무는 죽고, 그 자리에 핀 새로운 홍매가 남아 있다.




부산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진변리 마을에서 올라가는 길과 반대쪽인 청룡사 인근으로 올라가는 길 등 있는데요. 저는 마을 쪽으로 한번 올라봤습니다. 우선 마을 내에는 주차공간이 많이 협소한데요. 마을회관 앞에는 부산서원 쪽에 주차공간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부산은 백강 이경여(1585~1657)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요. 부산서원의 경우 이경여의 위패를 봉안한 서원으로, 서원의 앞에는 이경여가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 부여 홍매(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22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원래 명나라의 사신으로 갔던 이경여가 세 그루를 심었다고 하나 모두 죽고, 죽은 나무에서 싹이 나 자란 것이 현재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백강나루터 표석


백강나루터에서 바라본 백제교 방향


부산을 향해 오르는 길

이정표에서 부산 정상과 대재각으로 갈라지는 길, 대재각은 백마강 방향으로 내려가면 만날 수 있다.



부산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따로 없지만, 백마강 쪽으로 향하다 보면 이내 백강나루터 표석을 만날 수 있는데요. 여기서부터 나무 계단이 있어 산길을 오르시면 됩니다. 이경여의 호인 백강은 바로 백마강을 이야기하는 것인데요. 이곳을 백마강이라 부르는 건 백제 멸망 당시 소정방이 강에 사는 어룡을 낚기 위해 백마를 미끼로 썼다는데서 유래했습니다. 참 재미있는 강의 이름이죠? 한편 부산을 향해 오르다 보면 이정표를 통해 ‘대재각(大哉閣)’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정표를 따라 내려가면 백마강에 인접해 정자가 세워져 있습니다. 비각 안에는 부산각서석(충남유형문화재 제47호)으로 불리는 문화재가 있는데요. 이 비석에는 “지통재심 일모도원(至痛在心 日暮途遠)”이 새겨져 있습니다.




내려가면서 바라본 대재각의 전경

대재각의 현판

대재각 안에 있는 부산각서석, 병자호란과 사대에 관한 당시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가평 조종암에 새겨진 “지통재심 일모도원(至痛在心 日暮途遠)”

대재각 너머에서 바라본 백마강,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은 모습이다. 




이와 같은 글씨가 가평 조종암(朝宗岩)에도 새겨져 있는데요. 이 글씨가 의미하는 것은 “지극히 원통함이 마음에 있는데,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로 효종이 이경여에게 내린 비답입니다. 이 비석은 병자호란과 당시 사대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바라보시면 좋습니다. 또한 대재각 너머 백마강과 부소산성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데요. 왠지 한 폭의 그림을 담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대재각을 뒤로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이정표에서 산 정상으로 향하면 부산의 정상을 오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셨나요? 작게만 생각했던 부산에 남겨진 역사의 흔적은 결코 작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이곳에 남겨진 이경여와 부여 홍매 등의 이야기는 부여의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혹 부여를 방문하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부산을 중심으로 흩어진 역사의 흔적을 한번 주목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부여 부산, 부산서원, 부산각서석


주소 :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진변로 142-1 일원

입장료 : 무료

편의시설 : 주차공간 협소, 화장실 없음(진변리 마을회관 이용)







※ 본 기사는 산림청 전문필진 김희태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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