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9년(10기)

우리 역사의 축소판, 강화도와 나무에 남겨진 역사의 흔적

대한민국 산림청 2019. 7. 8. 14:30



초지대교를 지나면 볼 수 있는 초지진


 흔히 강화도라고 하면 우리 역사의 축소판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북방식 고인돌을 비롯해 단군의 이야기를 간직한 마니산 참성단, 고려 때는 임시수도인 강도(江都)였고, 조선시대 외규장각을 두고, 왕실의 피난지로 활용될 만큼 중요하게 인식이 된 지역입니다. 이뿐 아니라 구한 말 프랑스(=병인양요, 1866)와 미국의 침입(=신미양요, 1871)이 있었고, 이어 일본과의 강화도 조약(1876)이 맺어질 만큼 강화도라는 공간에서 우리 역사의 궤적을 그려볼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또한 이러한 역사의 흔적 가운데, 의외로 나무와 관련이 있는 곳이 제법 있어서 한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초지진의 나무에 대포 자국이 남아 있는 이유는?

강화도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두 곳의 다리를 지나야 하는데요. 북쪽의 강화대교와 남쪽의 초지대교입니다. 이 중 초지대교를 지나게 되면 이내 만날 수 있는 장소로, 초지진(草芝鎭)이 있습니다. 지금도 초지진에는 초지돈대가 남아 있는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방어시설의 일종으로 관방유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초지돈대의 외벽과 나무 등에 포탄 자국이 지금도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포탄 자국이 나무에 남겨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독 눈에 띄는 초지진의 소나무


초지진의 소나무에 남겨진 포탄의 흔적

초지진 소나무의 안내문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한 말 서구 열강의 조선 침입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이들은 조선의 개항을 위해 빌미를 붙여 조선을 침입했는데요. 이때 만해도 조선은 흥선대원군이 섭정을 하던 시기로, 전국에 척화비를 세우며 서양과 화의하는 것은 나라를 파는 것이라 이야기하며, 결사항전의 자세를 보이게 됩니다. 지금도 강화 덕진진에는 이 시기에 세운 덕진진 경고비가 남아 있는데, 그 내용은 “외국의 선박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는 일종의 쇄국정책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화 덕진진에 세워진 덕진진 경고비 

초지돈대의 외벽에 남겨진 포탄 자국

 초지돈대의 내부 모습



안내문을 보면 초지진은 1871년 신미양요 당시 미국군의 공격에 일부 무너져 내렸고, 초지진이 함락되었습니다. 이후 1875년 일본의 공격에 그나마 남아있던 돈대의 외벽도 상당 부분 파괴되기에 이르렀는데요. 바로 이러한 과정에서 생겨난 흔적이 지금도 초지진 옆 나무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는 것입니다. 얼핏 봐도 나무는 오랜 수령을 자랑하는데요. 역설적으로 이러한 포탄 자국은 구한 말 강화도와 당시 조선의 시대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초지진

주소 : 인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624
전화 : 032-930-7072
편의시설 : 주차장과 화장실 있음 
비고 : 입장료 있음, 인근의 강화 덕진진의 덕진진 경고비와 함께 보면 좋음
 


 강화 온수리 성당에서는 사랑나무가 있다?

흔히 성당이라고 하면 고딕양식의 이국적이고, 기품이 있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강화도에는 조금 독특한 모습의 성당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바로 한옥성당입니다. 한옥과 성당의 만남이 어쩐지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역으로 외국의 종교가 현지에 토착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나름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강화도의 두 곳의 한옥성당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먼저 강화읍에 자리한 ‘성공회 강화성당’과 온수리에 위치한 ‘성공회 온수리성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강화도의 한옥성당 중 한 곳인 성공회 온수리성당

성당의 내부 모습, 한옥과 성당이 결합한 이채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측면에서 바라본 한옥성당의 모습



이 가운데 성공회 온수리성당을 방문해보면 옛 한옥성당의 건물과 사제관, 그리고 새로 신축한 성당이 신,구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성당 옆에 있는 나무입니다. 이상하게 눈길을 끄는 이 나무를 이곳에서는 사랑나무로 부르고 있는데요. 왜 이런 이름으로 불렸는가 하니, 나무의 모양이 마치 하트 모양을 연상시킨다는 것입니다. 실제 나무의 모습이 하트 모양을 닮아 있어서, 한옥성당의 외형을 간직한 온수리 성당과 함께 또 하나의 볼거리로 주목해볼만 합니다.  



새롭게 지어진 온수리 성당

성당의 옆에는 유독 눈길을 끄는 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이 나무를 이곳에서는 사랑나무라 부르고 있다. 

 가지가 마치 하트 모양으로 자란 모습이다. “하트=사랑”으로 변모한 나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떻게 보셨나요? 의외로 우리 주변의 나무를 유심히 보시면 이러한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에는 어떤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는지 한번 찾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성공회 온수리성당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온수길38번길 14(온수리 505-3)
전화 : 032-937-0005
편의시설 : 주차장과 화장실 있음
비고 : 입장료 없음, 또 다른 한옥성당인 성공회 강화성당과 함께 보면 좋음 




※ 본 기사는 산림청 전문필진 김희태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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