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 있는 덕숭산은 차령산맥 줄기에 있는 높이 495m의 나지막한 산이다. 하지만 보물 49호로 지정되어있는 수덕사와 사면석불, 관음보살 입상, 정혜사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며 한국 불교문화를 느껴보는 풍부한 볼거리의 트래킹코스다.
수덕사는 정확한 문헌 기록이 남아있지 않지만, 백제 위덕왕(554~597)때 고승 지명이 처음 세운 것으로 추정되며 고려 공민왕때 나옹에 의해 중수된 사찰이다. 수덕사 대웅전은 국내에 현존하는 목조건물 중 봉정사 극락전과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에 오래된 곳이어서 국보 제49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른 아침 조용한 수덕사의 모습
여행자들의 발길이 드문 이른 아침의 사찰은 고요하다. 경내에 앉아 대웅전 풍경소리에 잠시 마음을 정화시킨다. 사찰에서 시작하는 등산은 언제나 평화롭게 시작한다. 산행은 수덕사 뒤편 돌계단에서부터 출발한다. 수덕사에서부터 정혜사를 거쳐 정상까지 한시간이면 충분하다.
정혜사에 가기 전 만나는 사면석불
수덕사에서 정혜사까지는 30여분. 정혜사 가기 중간쯤 1924년 만공스님이 세운 미륵불입상이 있다. 공주 마곡사 주지스님을 지냈던 만공스님은 일제시절 독립운동 후원자로 알려져있다. 높이가 7m나 되는 거대한 체구에 머리에 보관을 쓰고 갓을 얹고 있는 불상의 자비로운 미소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미륵불입상
다시 15분쯤 돌계단을 올라가면 정혜사가 나온다. 그러고보니 정혜사까지는 잘 다듬어진 돌계단들이 놓여져있다. 이는 수덕사 주지스님이었던 벽초스님이 손수 하나하나씩 놓은 것으로 총 1080개로 되어있다. 백팔 번뇌를 하는 마음으로 한 계단 한계단 정성스레 걸음을 디뎠다.
정혜사는 비구승들의 선방이다. 수행하는 선방이기에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으며, 주변을 지날때도 조용히 지나가야 한다.
벽초스님이 손수 만들어놓은 1080 돌계단
비구승들의 선방, 정혜사
정혜사를 지나고 나니 덕숭산 정상 안내표지가 두방향으로 나온다.
한쪽은 다른 쪽보다 약간 거리가 짧아 시간도 단축된다. 짧은 코스를 선택하니 정상 마지막에 다다라서는 큰 암벽들이 나온다. 다행히 로프가 설치되어있어 밧줄에 의지해 올라가면 그리 어렵지 않다.
정상에서 보이는 예산의 모습.
덕숭산은 정상까지 오르면서 탁 트인 조망을 볼 수 있는 코스는 아니지만 가는 내내 상쾌한 숲의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수덕사를 비롯한 아름다운 우리 문화유산을 함께 볼 수 있어 마음이 풍성해지는 장소가 아닐까.
덕숭산 정상
#내손안의_산림청,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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