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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신기술> 기후변화의 시대, 목조건축이 새롭게 부활하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9. 9. 27. 14:30





글. 산림청 목재산업과 /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건축계도 친환경 건축으로 눈을 돌리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그중 단연 주목받는 것이 ‘목조건축’이다. 많은 건축전문가들이 앞으로의 100년은 목조건축의 시대라 전망할 정도로 목조건축이 새로운 건축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친환경적이고 재해에 강한 목조건축

유럽과 북아메리카 국가에서는 목조주택 주거문화가 이미 뿌리내렸다. 캐나다는 지난해 목재로 만든 18층짜리 대학생 기숙사를 완공했고, 오스트리아는 24층 목조 주상복합건물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이다. 영국과 미국도 80층 규모의 초고층 목조빌딩을 세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4월, 5층 규모의 목조건물을 완공했고, 2022년까지 10층 높이의 목조건물 건축을 계획하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인류가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사용했던 목재에 다시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탄소은행인 목재가 주요 건축 재료라는 점이다.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를 야기하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반면 나무에게는 몸집을 키우는 데 꼭 필요한 성분 중하나다.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광합성 작용을 통해 몸집을 키운다. 이때 이산화탄소를 이루는 산소와 탄소 중 산소는 배출시키고 탄소만 저장한다. 이렇게 탄소를 흡수한 나무를 건축 재료로 사용하게 되면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해 대기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줄일 수 있는데, 이를 ‘탄소 저장 효과’라고 한다. 지난 2016년 국립산림과학원은 수원에 자리한 산림생명자원연구부 종합연구동을 연면적 4,525㎡, 4층 규모의 목구조로 축조했다.495㎥의 목재제품이 사용됐으며 426t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숲1ha(10,000㎡)에서 40년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둘째는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목조는 화재에 취약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목재는 불이났을 때 열전달률이 낮아 철골구조보다 더 오랜 시간 하중을 견딘다. 목조건축물은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본과 이탈리아 등의 국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유는지진에 강하기 때문이다. 또 함수율 제어나 화학적 방부처리 등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벌레를 예방하고, 썩는 현상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것도 목재의 장점 중 하나다.







 화재에 취약할까? 안전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전하다. 사람들은 목재는 특성상 불이 붙는 재료이니 화재에 취약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목재의 열전달 속도는 매우 낮다. 표면에 불이 붙는 착화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목재는 화재가 발생하면 표면의 탄화된 부분이 열의 전달을 추가적으로 차단해 내부가 탄화되는 것을 막는다. 이로 인해 건전한 목재 내부가 건축물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반면 철이나 알루미늄은 화재 발생 시(400℃, 5분 이내 기준) 강도가 40% 이하로 감소해 목재에 비해 훨씬 위험하다. 이는 국내에서도 이미 실험으로 입증됐다. 지난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에서 실험을 통해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CLT 목구조 부재 3종(내력벽체 2개, 바닥 1개)과 집성재 부재 2종(보 1개, 기둥 1개)이 2시간의 내화성능을 국내 최초로 만족시켰다는 점을 입증했다. 국내 건축법 중 하나인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5층 이상 12층 이하의 건축물은 필수적으로 2시간의 내화성능을 보유해야 한다. 재하(載荷)량과 변형량, 탄화 두께와 비노출면의 표면온도까지 화재가 발생한 경우 각각의 목구조 부재에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을 철저히 조사한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내화성능 기준을 크게 웃돌 만큼 목구조 부재가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목구조 부재에 대한 2시간의 내화성능이 인정된 사례가 없어 5층 이상의 목조건축이 불가능했지만, 이번 내화성능 검증으로 국내에서도 5층 이상의 고층 목조건축물이 건설될 가능성이 활짝 열렸다.






 작은 지진 하중으로 뛰어난 내진 성능 겸비


1995년 1월 17일, 일본 고베에서 리히터 규모 7.2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수많은 사상자가 나온 것은 물론이고 대다수의 건물이 붕괴되었지만, 이 지역의 목조주택은 다른 건물에 비해 다소 적은 피해를 입으면서 목조건축물의 내진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이 입증됐다.


목재가 지진에 강한 이유는 간단하다. 목재는 다른 건축 자재와 비교했을 때 무게에 대한 강도가 커서 지진으로부터 버틸 수 있는 능력이 크다. 쉽게 설명하자면 건축물의 무게가 클수록 지진에 의한 관성으로 인해 건축물 구조 부재에 가해지는 지진 하중이 커지는데, 목조건축물은 다른 건축물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워 그만큼 지진 하중이 작다. ‘지진에 의해 건축물이 받는 지진 하중은 건축물의 중량에 비례한다.’ 어찌 보면 일반적인 이 상식은 목조건축물이 지진에 강하고 안전한 건축물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하지만 목재의 내진 성능과 관련된 연구는 그동안 주류 건축 자재였던 철근과 콘크리트에 비해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지진 하중 산정 시 필요한 지진력저항시스템에 대한 설계계수를 규정하고 있는데, 목재의 경우에는 경골목조에 대해서만 일부 제시되어 있다. 목조건축의 활성화를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은 목조건축의 내진 성능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강한 목조건축 기술의 개발, 안전설계 및 시공방법을 연구해 국민들에게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외 사례로 보는 목조건축의 미래 


목재는 철과 같은 금속 재료보다 강도가 약해서 고층·대경간 건축물을 지을 때 불리하다는 오해가 있다. 하지만 내장재와 외장재를 비롯해 구조용집성판(CLT)과 같이 고층 대형 목조건축에 적합한 공학목재가 개발되면서 더욱 높고 큰 목조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화재와 지진에도 안전한 목조건축의 장점에 더해, 목재는 다른 건축 재료보다 높은 비강도를 자랑한다. 그렇다면 세계 각국에는 어떤 목조건축물이 있을까? 


먼저 캐나다에서는 중저층은 물론 고층건물에도 집성재 등 공학목재를 구조재로 사용해 다채로운 목조건축물을 짓고 있다. 특히 리치몬드 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목재 지붕을 가진 빙상경기장 ‘리치몬드 오벌’이 세워졌는데, 면적이 무려 2,500㎡에 육박한다. 영국도 목조건축이 활발한 국가다. 지난 2010년 국제초고층학회에서 ‘올해의 고층빌딩’에 선정된 런던의 ‘슈타트하우스’는 세계 최초로 지어진 고층 목조빌딩이다. 높이가 29m에 이르며 골격부터 외벽, 계단까지 모두 목재로 구성되어 있다. 3,400여 개의 목재를 사용해 만든 스페인의 랜드마크 ‘메트로폴 파라솔’은 세계 최대 규모의 목조건축물이다. 너비 70m, 높이 

26m의 건축물은 독특한 외형으로 많은 관광객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밖에도 스웨덴에서는 42층 목조건축물의 시공계획이 완성됐고, 일본과 시카고에서도 각각 70층, 80층 규모의 초고층 목조빌딩 건축계획이 수립됐다.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목조건축물을 짓고 있는 지금, 국내에서도 국립산림과학원의 주도로 고층 대형 목조건축물을 짓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 공공건축물인 산림생명자원연구부 종합연구동과 경북 영주시에 지어진 국내 최고층 목조건축물에 이어 2022년까지 10층 높이의 목조건축물을 축조한다는 계획이다. 차근차근 계획을 수립하며 목조건축을 선도해나가는 산림청의 미래가 매우 밝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 본 콘텐츠는 산림청 격월간지 '매거진 숲'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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