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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 생태문화를 만들다 - 서울식물원, 씨앗박물관.

대한민국 산림청 2020. 3. 27. 11:00






 도심에 초록의 발자취가 사라져간다. 급변하는 스마트 시대에 식물을 돌보고 기르는 일은 지나치게 느리고 번거로운 일처럼 여겨진다. 도시민들은 서서히 자연생태로부터 멀어지고 생태감수성이 무뎌진다. 그렇게 숲과 점차 멀어져간다. 마곡에 위치한 ‘서울식물원’은 자연과의 소통이 부재한 도시민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와 시민, 자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도시민의 삶에 초록 물을 들인다.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서울식물원’은 서울에 남은 마지막 개발지 마곡에 조성된 서울 최초 도시형 식물원이다. 자연에 가장 가까운 환경을 이루고, 물이 순환하는 체계를 구축해 생명의 종 다양성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예술, 문화,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생태 문화적 의식과 감수성을 심어주고 있다. 문명으로부터 내몰린 자연을 다시금 도심 속으로 들여와 도시와 시민, 자연 간의 새로운 소통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지금, ‘서울식물원’은 도시민의 삶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다.







 자연을 통해 문화를 향유하다


 서울식물원은 단순히 관광지로서의 휴양 개념이 아닌, 자연과 시민이 오래도록 교감하고 누릴 수 있는 생태 허브 공간으로서 탄생 됐다. 느리더라도 오랫동안 사랑받고 대물림되는 식물원이 되겠다는 뜻이다. 서울식물원의 조성 철학 역시 존중과 공존을 바탕으로 한다. 마곡 고유의 역사와 자원을 귀중히 대하고,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식물원에서 배출되는 자원을 재활용하고, 낙후된 문화재 및 방치된 유휴시설을 새롭게 단장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도 전부 그런 취지에서 기획된 일이었다. 서울식물원은 자연의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고, 바르게 실천한다. 그것은 훼손이 아닌 더불어 얽혀 사는 공존으로부터 온다.





 우리가 매번 소비와 저축의 균형점을 찾는 일이 힘들 듯, 자연 또 한 마찬가지다. 자연을 함께 누리면서 보존하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을 들여 관심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생태 의식을 비롯해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이루어져야 하고, 생태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이해가 필요하다. 급변하는 도시의 리듬 속에서 자연을 돌보는 건 수고가 많이 드는 일이다. 그것은 단기적으로 변화될 수 없다. 인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혹은 생활양식을 바꾸어야 한다.


 서울식물원은 자연을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킴으로써 도시민들의 변화를 추구한다. 문화는 자연과 도시민을 잇는 이음매 역할을 한다. 도시민들은 문화를 즐기면서 조금씩 생태 감수성을 기르고 의식을 변화시킨다. 자연에서 호흡하는 명상 수업을 듣고, 각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축제에 참여하거나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자연스레 자연은 습관처럼 일상에 스며든다. 생활환경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게 삶은 자연과 맞물리며 서로를 보듬는다.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자연이 문화가 되기 위해선 도시민들이 편히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식물원은 온실 정원이 위치한 본관을 제외하고도 열린 숲을 조성해 마음껏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무료 시설이라고는 하나 각종 편의 시설과 함께 방문자 서비스 센터를 설립해 유모차와 휠체어 등 대여 물품을 구비해 놓아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쏟고 있다. 각 구획 별로 특색 있게 구성해 숲에 계절이 들 때마다 다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호수 주변으로는 습지 공원을 마련해 도심에 서식하는 생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교육 공간도 만들었다. 도시민들은 숲으로부터 안식과 위로, 영감을 전해 받는다.


본관에 들어서면 한국 자생식물로 재현한 전통 정원과 열대 및 지중해 12개국의 식물로 구성된 이국적인 정원 문화를 한눈에 만나볼 수 있다. 수 만 년 식물과 상생해 온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약 7천여 권에 달하는 식물전문서적이 구비된 도서관, 기획 전시관과 같은 더욱 심화된 교육 공간과 함께 카페테리아 및 놀이방 등 생애주기별, 수준별로 세분된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해 접근성을 높였다. 



❝서울식물원은 단순히 좋은 쉼터로 존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식물이 문화를 주도하고, 나아가 생활양식을 제시하는

새로운 도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삶에 자연을 심다, 씨앗도서관


씨앗을 책처럼 빌릴 수 있다면 어떨까. 도서관처럼 씨앗을 대여하고 반납한다면, 도심 속 지속 가능한 순환생태계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삶을 조금은 더 푸르게 가꿀 수 있지 않을까. 씨앗도서관은 씨앗을 책처럼 빌릴 수 있는 일종의 씨앗대여소다. 앞서 말했듯, 서울식물원은 단순히 좋은 쉼터로 존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식물이 문화를 주도하고, 나아가 생활양식을 제시하는 새로운 도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자연을 통해 문화를 만들어 내고 도시민들을 끌어들이면서 삶에 자연이 깃들기를 바라는 것이다. 씨앗도서관은 자연을 누리는 걸 넘어 손수 가꾸어 나가는 ‘정원 문화’ 확산을 위하여 기획된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씨앗을 대출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도서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간단한 신상 정보를 적은 후, 씨앗을 대출하면 된다. 고객의 취향에 따라, 혹은 작물을 기를 공간의 적합성과 수준을 고려해 씨앗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씨앗 목록은 계절 시기에 따라 주기적으로 바뀐다. 씨앗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종자를 보급할 수 있도록 국내∙외 기관들의 협조를 요청하거나 연중 시민들의 씨앗 기증을 받기도 한다. 


반납은 꼭 의무사항이 아니다. 대출한 씨앗으로 반납할 필요도 없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씨앗으로 대체하여 반납도 가능하다. 다만, 추가적인 씨앗 대출을 위해선 번식, 채종, 고사 등 기록 사진이 필요하고, 반납 실적에 따라 씨앗 종류와 수량이 변동된다.






 당신을 위한 맞춤형 식물상담소


식물을 키우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매뉴얼에 따라 돌본다고 하여도, 늘 별수가 있기 마련이다. 집의 구조에 따라 일조량에 차이가 있듯이, 각자의 생활 방식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식물이 하루가 다르게 시들어간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다. 대신, 정원 상담소를 찾아가 식물 클리닉을 받아보자. 


활발한 정원 문화 공유를 위해 개설된 정원지원상담실은 반려 식물 컨설팅 센터다. 상담사들은 식물∙병해충 관리에서부터 기술 상담, 집의 구조에 따른 정원 설계를 조언해주고 최신 시물 트렌드를 소개하는 등 맞춤형 정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드닝 용품은 무엇이 좋은지, 참고하기 적합한 도서와 현재 진행 중인 정원 사업과 혜택을 요목조목 알려준다. 종종 어디서도 쉬이 들어볼 수 없는 상담사만의 노하우를 엿들을 수도 있다.






※ 본 콘텐츠는 산림청 격월간지 '매거진 숲'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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