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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보다> 시간이 키워낸 푸른 숲 맑은 바람 - 무주 독일가문비나무숲

대한민국 산림청 2020. 1. 7. 16:00






글. 편집실 / 사진. 서부지방산림청 무주국유림관리소,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전라북도 공식 블로그 ‘전북의 재발견’

자료 제공. 서부지방산림청 무주국유림관리소




 독일가문비나무, 한국의 숲이 되다


독일가문비나무는 소나무과 상록교목으로 유럽 원산의 대표적인 침엽수 중 하나다. 깊고 기름진 토양만 있다면 무럭무럭 잘 자라는 데다 목재로서 경제성도 뛰어나, 유럽에서 조림과 숲 경영에 적합한 수종으로 각광받아 왔다. 전북 무주군 무풍면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독일가문비나무숲은 1931년 외래수종의 생육에 맞는 지역을 찾기 위해 시험적으로 조성됐다. 이후 한국전쟁과 정치·사회적 격동 속에 9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덕유산 자락을 묵묵히 지켜온 독일가문비나무 200여 그루는 아름다운 한국의 숲으로 자라났다.






독일가문비나무는 크리스마스트리로 사랑받을 만큼 형태가 수려할 뿐 아니라 토양 조건만 맞으면 그늘에서도 잘 자라 층층이 우거진 아름다운 숲을 이루기 적합한 수종이다. 목재로 사용할 경우 건조와 가공이 쉽고 소리 전달성이 좋아 건축용재, 악기용재 등 쓰임도 다양하다. 독일가문비나무가 우리나라 대표 침엽수종인 잣나무와 소나무 병충해 피해지역의 후계림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무주 독일가문비나무숲은 국내에서 조림 이후 90년 가까이 성장해온 과정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숲이다. 독일가문비나무는 보통 30~50m까지 자라는데, 무주 독일가문비나무숲의 평균 수고는 26m로 30m까지 자란 나무도 볼 수 있다. 가슴높이지름은 평균 53cm, 최대 80cm다. 90년의 시간을 간직한 숲은 외래수종 조림의 우수사례 연구대상으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자생종과 어울려 자라난 90년의 시간


독일가문비나무 수종의 가치에 숲을 이뤄온 90년의 시간이 더해져, 산림청에서는 2000년부터 무주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2017년에는 같은 이유로 산림청 국유림 경영·경관형 명품숲으로 지정됐다.


90년의 시간은 독일가문비나무만 성장시킨 것이 아니다. 숲의 풍요로움을 더하는 다양한 자생종 활엽수와 초본 식물도 키워냈다. 유럽에서 온 키다리 독일가문비나무 아래 한국 자생종인 굴참나무, 갈참나무, 층층나무, 황벽나무가 어우러지고, 그 아래로는 단풍취, 노루오줌, 은꿩의다리, 은대난초, 갈퀴아재비, 연리갈퀴 같은 풀이 자라는 풍경으로 무주 독일가문비나무숲은 ‘2010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 숲’ 분야 ‘어울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주 독일가문비나무숲이 있는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은 깊고 울창한 숲이 이어져 있어 숲 본연의 아름다움을 누리기 좋은 곳이다. 독일가문비나무숲 주위로는 잣나무·낙엽송 조림지가 넓게 자리하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90년 전부터 이어져온 무주 독일가문비나무숲의 시간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기 위해 독일가문비나무 후계림 및 경관림 조성 계획을 추진 중이다. 2022년까지 독일가문비나무숲과 연계해 후계림 10ha를 조성하고, 자작나무 등으로 경관림 10ha를 추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울울창창, 아름다운 숲길을 걷다


후계림 및 경관림 조성 계획이 앞으로의 90년, 더 나아가 수백 년 이후를 내다보는 사업이라면, 현재 독일가문비나무숲의 가치를 키우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시작으로 편백나무, 잣나무 등 기존 조림지를 통과하는 산책코스와 탐방로를 개발하는 사업이 그중 하나다. 무주 독일가문비나무숲은 휴양림 순환도로 주변에 위치하는 데다 데크로드가 설치되어 있어 지금도 탐방객 친화적인 숲으로 꼽힌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울창하고 아름다운 숲길을 누구나 편안하게 탐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리적 여건이 좋고 역사·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무주 덕유산권역 우량숲’을 산림복지서비스와 지역주민 소득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가기 위한 ‘덕유산권역 우량숲 관리 및 체험프로그램 개발 연구용역’도 2019년 12월까지 진행된다. 현재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는 독일가문비나무숲 숲길 걷기와 숲속 명상 체험 등이 있다.


독일가문비나무숲은 언제 찾아도 좋지만, 낙엽 진 초겨울 변함없이 푸르고 울창한 풍경은 어느 계절보다 감동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공기 정화 능력이 탁월한 침엽수림 사이를 걸으며 호흡하는 상쾌한 공기도 겨울 독일가문비나무숲의 매력이다. 올겨울 무주 독일가문비나무숲길을 걷게 된다면 울울창창한 풍경과 맑은 바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느릿한 나무의 시간을 따라 발걸음과 호흡을 잠시 늦춰 봐도 좋겠다. 






tip

계절을 잊은 독일가문비나무숲을 만나려면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을 찾아보자. 겨울에도 짙은 초록으로 빛나는 독일가문비나무숲에 서면 계절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눈이 온 후 방문한다면 흰옷을 입은 크리스마스트리의 숲을 보는 행복한 경험도 가능하다.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주소 | 전북 무주군 무풍면 구천동로 530-62

전화번호 | 063-322-1097






※ 본 콘텐츠는 산림청 격월간지 '매거진 숲'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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