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20년(11기)

세종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숲, 원수산 둘레길 등산

대한민국 산림청 2020. 9. 1. 16:00

 

신발 끈을 질끈 묶고 길을 나섭니다. 어디든 가고 싶지만 꾹 참고 동네 뒷산을 오릅니다.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은 더위가 이어지니 바다로 떠나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을 때입니다. 그럴 때는 나무 사이로 새어 드는 햇살마저도 그림이 되는 깊은 숲이 생각납니다.

 

"다시 내려갈 거 왜 올라가느냐" 질문을 넌지시 던지던 남편도 정상에 도착하면 그 어떤 답도 유효하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어쩜 우린 정상에 도착해 마시는 물 한 모금을 위해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이곳까지 왔는지 모릅니다.

 

 

 

 

원수산은 도시와 접근성이 좋은 세종시 주산(主山)입니다. 아파트 단지 바로 뒤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곳보다 동네 뒷산의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높이는 해발 251m로 등산 소요시간은 대략 한 시간 반 정도입니다. 하지만 만만히 볼 산은 아닙니다. 두 번의 가파른 경사, 즉 두 번의 고비가 오기 때문입니다.

 

 

 

 

두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로 이루어진 원수산은 오르는 코스만 하더라도 네 개가 있습니다.

그중 제가 선택한 코스는 1코스로 원수산 MTB 공원에서 시작되는 코스입니다. 그리고 하산할 때는 2코스인 덕성서원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자전거로 산을 오르고 내릴 수 있다니! 신기함에 MTB 코스 안내도를 잠시 훑어본 후 길을 나섭니다. 물론 MTB 코스와 등산 코스는 서로 겹치지 않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대체로 그리 가파르지 않은 평지가 이어지고, 중간쯤에 원수산 파랑새 유아숲체험원이 보입니다. 까르르 웃음소리와 함께 아이들이 뛰어 놀았을 유아숲체험원.

 

숲에서 곤충도 보고, 숲 향도 맡으며 자연과 함께 뛰어 놀았을 아이들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분명 아이들은 이곳에서 숲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더욱더 풍부해졌을 것입니다. 어서 빨리 이 상황이 종료되어 아이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그렇게 조금 오르다 보면 이제 갈림길이 나옵니다. 군데군데 표지판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길 잃을 걱정 없다면 씩씩하게 올라갔는데 표지판을 보고 잠시 멈칫.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원수산 정상 1과 원수산 정상 2. 결국 하산 중인 등산객에게 물어 원수산 정상 1 방향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완만한 길을 따라 오르다 정상에 다다랐을 때쯤 급경사 구역이 나옵니다. 오르는 내내 가파른 경사로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사실 원수산은 본래 뾰족한 붓끝같이 생겼다 하여 '문필봉'이라 불렸던 산입니다.

 

밧줄을 잡고 오르다 뒤를 바라봅니다. 한눈에 봐도 아찔합니다. '뾰족한 붓끝'의 명성이 시들지 않았나 봅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원수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을까요?

 

 

 

 

이 가파른 경사는 연달아 두 번 정도가 나옵니다. 이 경사만 지나면 이제 정상이니 젖 먹던 힘까지 다 해 오릅니다. 원수산은 고려 충렬왕 때 고려를 침공한 몽고군을 물리친 '연기대첩' 이후 '고려 시대 한 지방의 군대를 통솔하던 으뜸 장군'이라는 뜻의 '원수'를 사용해 원수산이라 불렀다고 전해집니다. 그 외 다양한 설이 있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정상에 도달하면 그간 수고로움이 한 번에 날아가는 전망이 펼쳐집니다. 이제 가방에서 물 컵을 꺼내 벌컥벌컥 마시며 도시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저 멀리 세종호수공원도 보입니다.

 

 

 

 

원수산 남쪽에는 금강이 흐르고, 동쪽에는 전월산, 서쪽에는 국사봉이 솟아 있습니다. 또한, 북쪽에는 미호천이 감싸고 있는데 정상에 오르면 이 전망이 360도로 내려다보입니다. 도시 곁에 자리한 동네 뒷산인데 도시가 까마득하게 멀어졌습니다. 등에는 땀방울이 흐르지만 탁 트인 전망 덕분에 두 눈은 시원합니다.

 

 

 

 

이제 하산할 시간.

 

한 시간이면 후다닥 오를 수 있는 산이지만 전망은 다른 산 부럽지 않습니다. 아파트 단지 근처에 자리하고 있어서 시민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원수산,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후회 없는 전망을 보여줍니다.

 

 

 

 

 

※ 본 기사는 산림청 제11기 기자단 김혜민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