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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쓰러진 루브라참나무의 재탄생

대한민국 산림청 2020. 9. 29. 16:00

 

- 홍릉숲에서 자란 루브라참나무, 명품 테이블이 되다 -

 

 

바람이나 태풍에 의해 쓰러진 나무는 ‘풍도목’이라 불리며, 일반적으로 2 m 이하의 길이로 짧게 잘라져 버섯의 골목, 화목 등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풍도목도 여러 단계의 가공을 거치면 명품 테이블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2019년 9월, 제13호 태풍 ‘링링’이 전국을 강타하였습니다. 순간 최대 풍속이 54.4㎧일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는데요,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홍릉시험림) 외국수목원에 있는 루브라참나무 한 그루가 강한 바람에 쓰러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쓰러진 나무의 수고는 약 25m, 흉고지름은 약 1m에 달할 정도로 거대했습니다.

 

 

 

루브라참나무(Quercus rubra L.)는 참나무과의 낙엽활엽교목으로 수고가 20~25m까지 자라는 나무입니다. 수간이 통직하고 생장력도 우수해 가구, 건축재료 등으로 많이 이용되며 단풍이 아름다워 조경수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국립산림과학원 루브라참나무의 역사는 192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우리나라의 루브라참나무는 해방 전 조선총독부 임업시험장으로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에서 소량의 종자가 도입되었다는 기록이 있었으나, 6.25 전쟁 중 관련자료가 모두 소실되었습니다. 홍릉숲(홍릉시험림) 외국수목원에 있는 루브라참나무는 1927년 홍릉수목원 견본림에 식재된 것으로 당시 20여본이 식재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루브라참나무 20본 중 13본이 고사하고, 나머지 7본은 우량하게 잘 생장하고 있었으나 그 중 한 그루가 태풍에 의해 쓰러져 버린 것입니다.

 

* 참고자료

윤국병 1959 임업시험연구자료 제1호

유근옥 등 2013 산림과학속보 제13-11호 루브라참나무 특성 및 생장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국산 활엽수의 목재가치를 증진하고 쓰러진 루브라참나무의 새로운 활용을 위해 루브라참나무를 우드슬랩으로 가공하였습니다. 우드슬랩은 나무판의 가장자리를 절단하지 않고 수피만 제거한 넓은 나무판을 의미합니다. 우드슬랩의 특징은 나무의 가장자리를 절단하지 않고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최종 생산품이 나무의 생장에 따라 일정하지 않고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루브라참나무가 우드슬랩으로 재탄생하기까지는 크게 총 4단계의 제작단계를 거쳤습니다. 2020년 3월 20일부터 제작을 시작하여 제재가공, 건조가공, 대패가공, 표면가공을 거쳐 2020년 7월 3일 4개월 만에 탁자 7개와 실내용 긴 의자 2개가 탄생하였습니다!

 

 

 

 

제작과정에서 우드슬랩 수(pith) 부분에서 할렬(갈라짐)과 내부에서 썩은 부위가 발견되는 등의 어려움도 있었으나 결함부위를 보강하고 수지처리를 진행하며 결함 부위를 미적으로 승화했습니다.

 

 

 

 

테이블은 폭이 750~970mm, 두께는 55~95mm, 길이는 약 3.2m의 웅장한 크기의 테이블로 재탄생 되었습니다. 의자 또한 폭 480mm, 두께 55mm, 길이 약 3.1m로 테이블에 딱 맞는 크기로 제작되었습니다. 루브라참나무의 목재적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제작공정을 통해 명품테이블과 의자로 재탄생 될 수 있었습니다.

 

 

 

 

100년 가까이 홍릉시험림(홍릉숲)을 지켜주던 루브라참나무 중 한 그루가 사라진 것은 안타깝지만, 국립산림과학원은 루브라참나무의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테이블과 의자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여러분도 주위에 주목받지 못하는 자원이나 물건을 찾아 새로운 가치를 입혀 보시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