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산림청/꽃과 나무

기운 없을땐 산마늘을 드셔보세요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16. 17:52

산에서 혹은 식물과 관련해서 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산마늘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다. 어느 정도냐 하면 산골 아낙들은 산마늘이 생기면 몰래 남겨두었다가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준다고 한다. 물론 이 산마늘을 먹으면 몸에 아주 좋고 힘이 많이 난다고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과학적인 분석을 떠나서 마늘이 몸에 좋은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고, 거기다 야생의 산에서 나는 것이니 인삼과 산삼이 차이가 나듯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싶네요.

 

우리 나라에서는 산마늘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 강원도의 깊은 산골 아니면 울릉도입니다. 울릉도에서는 산마늘을 두고 멩이라고 부른답니다. 울릉도에 흉년이 연이어 들어 섬 사람들이 모두 기아에 죽게 생겼는데, 산마늘을 먹고 힘을 얻고 목숨을 부지했다고 해서 명(命)이라고 부르다가 멩이가 된 것이란다. 지역에 따라 멩이풀, 망부추라고도 불러요.

 

울릉도 사람들은 산마늘을 많이 먹습니다. 몇 해 전 울릉도에 식물조사를 갔다가 민박집 아줌마가 내어준 산마늘장아찌 맛이 두고 두고 입맛에 남아 있는데, 맵싸하면서도 향긋한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최근 산촌수익 사업 중에 이 산마늘장아찌가 극히 고급산채로 만들어지는데 현지에서는 1장당 20원씩 수매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원재료가 그 정도에 팔린다면 도대체 상품화된 장아찌값은 얼마나 비쌀까요? 산마늘은 울릉도와 강원도에서 나는 것이 분류학적으로는 같은 종이지만 잎의 모양이 조금씩 다른데, 강원도 것이 좀 더 좁죠. 아직 본격적인 성분분석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산채로서는 강원도 것이 훨씬 선호되고 있습니다. 잎 이외에 알뿌리도 먹는데 기름으로 볶거나 잎과 함께 튀겨 먹기도 하구요.

 

한방에서는 각총, 산총, 산산(山蒜) 등의 생약명으로 부르며 알뿌리는 약으로 위장을 튼튼히 하고 해독작용이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관상자원으로도 많이 재배됩니다. 꽃이 파꽃 같이 생겼으나 보다 크고 보다 흰빛이 도는 데다가 잎의 모양이나 포기가 보기 좋아 보기도 좋고 먹으면 더 좋다는 생각으로 심습니다. 화단가에 심어도 좋고 군식하여 지피식물로 이용하여도 좋아요. 분화용으로도 이용이 가능합니다.

 

번식은 10월에 종자를 따서 바로 뿌리면 봄에 발아하는데 이를 늦여름에 이식하여 심으면 된니다. 봄에 파종하여도 되지만 이 산마늘 역시 다른 야생화 종자처럼 겨울을 나면 발아력이 현저하게 내려가므로 아무래도 직파가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늘어난 알뿌리를 쪼개어 번식하는 일도 가능하답니다.

 

산마늘은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며, 키가 손바닥처럼 넓적한 잎을 포기에 많이 가지고 초여름에 그 사이에서 꽃자루를 길게 내밀어 파꽃 같은 둥근 꽃송이를 매어 단다. 파나 마늘, 부추와 같은 알리움(Allium)속에 속한다. 꽃차례를 형성하는 작은 꽃송이 하나 하나는 6장의 작은 꽃잎과 꽃잎보다 긴 수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식물의 가치는 참 무궁무진하죠? 산골사람들이 별미로 먹던 산채가 이제 최고급의 귀한 식용식물이 되고 또 화단에선 아름다운 꽃들로 보이니 말입니다. 올해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산마늘 만큼만 유용한 사람이 되었으면 싶습니다.

 

< 국립수목원 이유미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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