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산림청/꽃과 나무

새벽이면 반달 문 활짝 열어놓고 사랑 나누는 달개비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16. 17:43

동트기전 대지의 기운이 하늘로 일어서려는 이른 새벽, 어디선가 사랑만을 위한 연주가 새벽안개 사이로 흘러 나옵니다. 흙의 향에 안내를 받으며 달개비의 아름다운 사랑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밤새 반달 모양의 아담한 꽃포대 속에서 암술과 수술은 그리 긴긴 사랑 이야기를 나누고는 새벽이 되서야 새와 나비와 곤충들의 축복속에 사랑의 의식을 거행하지요.

 

맨 먼저 청아한 청색의 꽃잎과 하얀 속살의 알몸을 모든 이에게 드러내지요. 그리고는 밤새 속삭이던 암술과 수술이 새벽 안개 속의 대지를 향해 있는 힘껏 욕망의 포효를 하며 꽃포를 힘차게 열어 져끼고 밖으로 나오지요. 약속의 시간은 이미 정해진 듯 서로의 사랑을 인하려 서둘러요. 그리해도 너무 많은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말예요. 여섯 가닥의 충만한 수술이 밖으로 머리를 내 밀며 움직이기 시작하지요.

 

새벽녘 청색의 꽃살이 유난히도 짙은 꽃잎을 뒤로하고 활짝 열어 져낀 반달 포의 대문을 뛰쳐 나와 수술은 아주 슬그머니 수줍어 딴청을 피고 있는 암술에게 닥아가는 것 이지요. 저 늠늠하고 힘찬 수놈의 수술이 더욱더 대지를 긴장 시킵니다. 강하고도 긴 숫놈의 수술이 아주 부드럽게 애무하듯 닦아가요. 넌지시 암술대 옆으로 바짝 닥아가 손을 잡듯 슬쩍 올려 놓아요. 암술에 짤싹 붙어서 자신의 부분에 묻여있는 꽃가루를 암술한테 애무하듯 묻히기를 시작하지요. 그리구 자신의 꽃밥을 조심스레 붙여 놔요. 서로의 냄새도 확인하며 좋아해요. 지상 최고의 사랑은 이리 이루워 지는 것 입니다.

 
이이른 새벽 아무도 없는 고요의 시간에 달개비는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자신감있게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 이지요. 가루받이를 왜 새벽에 문을 할짝 열어 놓고 하는지는 아직 모르는데, 지들끼리의 사랑 방법이려니 하고 생각하면 뭐 그리 좋을 것 같읍니다. 아름다운 시간은 새벽에도 아름답게 이루워 지는가 봅니다. 사랑의 애무가 그리도 쉽게 빨리 지나가는 것을 암술이 더 아쉬워 해요. 태양이 대지를 밝고 나서야 그 기침소리에 화들짝 놀라고서야 하루의 반이 지나갔는지를 알게 되지요.

 

그리하여 그들의 사랑에 포만감을 갖고 또 내일을 위해 사랑을 쌓아 나아가지요. 암술은 수술의 긴 여운을 가슴에 안고 그리 살아 가며 씨앗을 맷지요. 생명력이 강해 실은 농부들에게는 공공의 적 일호이지요. 닭장 옆에만이 아니라 사람의 발길이 닿는 곳 이라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니까요. 뽑아서 저 만치 핵 던져 놓든, 짤라서 둘둘 말아 팽겨쳐 놓든 닭의 장 풀은 최소한의 조건에서도 다시 생명을 이어갑니다.

 

싹뚝 짤린 그 마디 자리에서 또다시 뿌럭지가 나와 땅에만 닿으면 다시 살아나는 강한 생명력이있어요. 한편으로는 이것이 이들에게는 장점이지요. 삶의 수단이구요. 그러기에 당나라 시인인 두보는 닭의 장풀을, 잘생긴 수석을 모래위에 받쳐놓고 골짜기라 생각하는곳에 달개비를 짤라다가 꽃아 놓아 푸른 대나무를 감상하듯 그 싱그러움과 생생한 생명력의 힘을 늘상 감상하였다 하였습니다. 청색의 꽃닢이 한층더 운치를 자아 낼것입니다. 청색의 꽃잎을 모아모아 비단에 남색의 물감을 들였을 정도로 그 색감이 뛰어나지요. 청화지라하여 그림의 밑그림으로 쓸때 사용하기위하여 꽃의 즙을 화지에 흡수시켜 물을 들였다는 것 이지요. 연한 청백색이 살아 나지요.

 

한해를 살아가는 닭의 장풀과 식물이예요. 닭장 근처에 유독 많이 자라기 때문에 그이름 붙여졌다하기도 하구요, 혹자는 실은 줄기가 닭의 내장같이 생겼다 하기도하구요, 어느 이는 닭의 벼슬과같이 생겼다 하는 이도 있으니까요. 달개비, 닭의 밑씻개, 고낭귀, 고냉이풀, 고노할머니, 고니풀, 압식초, 수부초, 닭의 꼬꼬, 달구싯개비, 닭의 풀꽃등의 이름으로 불러요. 마디가 굵은 것이 옆으로 비스듬이 자라요. 평균 한자정도로 뻗어 나가지요. 잎사귀가 마디마디에 대나무 모양을 하고 있지요.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 줄기 끝의 반달 모양의 포대에 싸여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지요.

 

꽃은 짙은 청색을 띠고 요즈음 칠월 팔월에 한창 볼 수 있어요. 꽃을 정면에서 바라다 보면 어쩜 쥐의 두귀를 닮기도 했어요. 쫑끗한 쥐의 두귀가 연상되지요. 새벽에 꽃가루받이를 하는 이놈은 암술 한개와 여섯 개의 긴 수술이있는데 그중에 두개는 찐짜루 씨받이를 할 수 있는 꽃가루를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네 개는 꽃밥이 없는 가짜라합니다. 두개의 긴 수술은 힘이 넘쳐 보이는 것이 참 잘생겨 보요여. 그 곳에서도 생존경쟁은 이루워 지는가 봅니다. 지금이야 거들 떠도 보지않지만, 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가족들을 위한 동반자였었읍니다. 어린잎과 줄기는 나물로 해 먹었으며, 말린 풀은 푹삶아 이뇨나 당뇨, 종기등의 다양한 약재로 항상 우리 곁에 있었던 다정다감한 야생초이였지요.

 

 

닭의 장풀 무침은 정말 별미예요 간간히 섞여있는 짙은 하늘색의 꽃잎이 더욱 구미를 당기게 해요. 눈과 혀를 즐겁게 해줘요. 독이 없고 찬성질이 있어 열이 많은 사람은 더욱 좋아 하실것입니다. 요즈음 생선등을 먹고 나서 두드러기가 난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닭의 장풀이 가까이 있으면 꼭한번 차 음료로 대용해서 드셔 보시면 참 좋겠습니다. 꽃이 필 무렵 바로 이시기에 풀 전체를 그늘에서 잘 구슬려가며 말려요. 지금이 약성분이 최고조로 있을 때 이걸랑요. 이렇게 말린 것을 압척초라 해요.

 

적당히 썰어서 달여 마시면 되는데 차대용으로도 아주 훌륭해요. 자주 마시면 당뇨에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해열 이뇨 천식 설사에도 단단히 한몫 거들었지요. 순환기 질환에도 적용되어 왔었었구요. 그래서 동맥 경화나 고혈압이 있으신분은 반찬 삼아 혹은 차 대용으로 가까이 하시면 정말 좋겠읍니다. 심장에도 큰 도움이 되니까요. 잎과 줄기를 즙을 내어 화상과 종기 땀띠에 바르기도 했구요. 이번 여름에 땀띠나면 그 즙을 한번 발라 보셔서 닭의 장풀과 친해지시기를 꼭 바랍니다.

 

<한국들꽃문화원 박시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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