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산림청/꽃과 나무

곰, 여인, 민초라는 이름으로, 구절초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16. 18:05

필자는 우리나라의 꽃을 대표하라면 서슴없이 구절초를 꼭 추천 해 드리겠읍니다.
흰 무명 바지 저고리의 하얀 마음이 깃든 착한 민초들이 무리지어 사는 마을 뒷동산에 피는 꽃, 순수한 하얀색의 구절초. 흰색으로 꽃살 이뤄 순한 사람의 마음으로 거듭 나, 우리 가슴에 둥지 트는 야생화 구절초.

꽃판위의 황금색 풍요로움으로 면면히 이어지는 착한 민초들의 꽃, 우리 꽃입니다.


척박한 땅 어디를 가리지 않고 순종하며 한쪽 모퉁이에서 겸손히 자리 잡고 살아가고 있지요. 순하고 착한 민족성이련가 하늘을 받들고 태양을 마주하면서도, 겸허히 작은 바람 놀림에도 그저 응대하며 함께 춤추는 우리의 민족혼을 담은 백의민족의 꽃 아주 하얀색의 구절초. 싫은 내색 한번 않고 벌 개미 나비등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아끼없이 내주는 천성고운 구절초인데.

어이하면 좋습니까, 태초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쑥이 이 구절초라면.


역사의 비전문가로서의 말이니 그런줄만 아시면 되는데. 곰과, 호랭이가 여자와 남자가 되여 씨를 뿌리는데, 쑥과 마늘이 영험한 물질로 등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쑥과 마늘을 연구하기도 하구요. 필자인 촌부도 한몫 거드는데. 이리 생각하지요.


곰은 쑥을 먹고 여자가 되고, 호랭이는 마늘을 먹고 남자가 되지요. 쑥을 먹은 곰이 여자가 된다는 바로 이 대목인데요. 바로 그쑥이 구절초라는 것이죠. 사실 지금의 구절초는 많은 시간이 경과하여 곰이 먹은 구절초랑은 모양이 그게 아니라 하는 거이고. 그래서 식물 학자들은 황해도의 자생식물인 서흥구절초라 있는데 이것이 그 설화에서 말하는 쑥이라 하는 것 아닌가 추정하고 있읍니다. 쑥 또한 국화과 이거든요.

 
서흥구절초는 높은 산에서 기름기 없는 척박한 땅 참나무가 많은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구요. 쑥과 흡사하지요. 그런데 쑥은 또 고산에서는 살기를 싫어하지요. 들판이나 야산에 주로 있지요, 무리지여서. 그러면 곰과 호랭이가 산속 굴에서 살았다는데 그리 높은 데라면 실지로 쑥은 없었을 것이고. 그래서 곰은 구절초를 먹은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건 구절초를 먹은 곰이 여자가 되는 관계로 여자에게 관계되는 성분의 물질이 여느 다른 식물보다 강하고 많다고 보는 것이죠.

 

부인들이 갖추어야 할 필요 물질들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어, 야생의 풀이지만 구절초를 선모초라는 훌륭한 이름으로 그리 맹글어 진 것이라 보는 것이지요. 이리하여 구절초가 여자분들에게 중요하게 씌여 온 것이라 하는 것이지요. 또 실지로 요 얼마전까지도 그리 써왔구요. 구절초를 짚으로 차곡차곡 역어서 헛간 한쪽 껸 기둥에 매달아 놓고 상비약으로 필요할 적 마다 빼서 쓰곤 했지요.

 

여자의 손발이 차거나, 산후 냉기가 있을 때 아주 긴요하 달여서 마시기도 하구요. 그리 긴요했던 구절초는 오월 단오에는 줄기가 다섯마디가 되고, 음력 구월 구일이 되면 아홉마디가 되여 약재로 씌이는데 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부터 꽃 이삭과, 잎, 줄기, 뿌래기를 햇볕에 잘 말려 적재적소에 잘 쓰지요 생약 구절초는 줄기와 잎을 말린 것이며, 한방과 민간에서는 꽃이 달린 풀 전체를 부인병, 위장병, 신경통, 정혈, 중풍, 보온, 보혈강장제 월경장애에 쓰임답니다. 꽃은 술을 담그거나 말려서 베개 속에 넣기도 하며, 두통이나 탈모에 효과가 있고, 또 어린 싹은 나물로 무쳐 먹고, 잎은 떡을 찔 때 넣으면 향기를 내 줍니다. 구절초 향은 머리와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정리하여 줍니다.

 

이 계절에 들녘에 나가 숨을 크게 들이 마시며 실컷 국향 향을 가슴에 담아놓으십시오. 코끝에 묻어오는 삶의 향이 배여 있을 것입니다. 곰의 냄새가 들리지는 않을까요, 저어 멀리서 보내오는 우주의 향이 배여 있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 야생화 중 원예가치가 높고 신비의 선약 성분이 잘 갖추어진 꽃 중 하나인 구절초는 그래서 이 계절의 마지막 야생의 꽃으로서 어른스레 한 해를 마감해 주는 명화라 할 수 있습니다.

 

 

가을 햇살에 반사되는 흰꽃살의 강한 멧세지를 받으러 한번쯤 뒷동산에 오르시기를 바랍니다. 국화과 여러해살이풀로서 키가 보통 두자내외입니다. 종에 따라 키의 차이가 많이 납니다. 산구절초, 바위구절초, 한라구절초, 울릉국화. 포천구절초, 서흥구절초, 낙동구절초등의 종류가 있읍니다. 구절초를 달리 이리 불리는데 고뽕, 구일초, 선모초, 고호, 창다구이, 들국화,등으로 불리죠.

 

고즈넉한 야산의 한 귀퉁이에 함초로히 수줍어 피여있는 들국화를 채취하여 술 속에 넣어 두었다가 내년 봄 따뜻한 날 양지 바른 곳에서의 국화 향기 그윽한 국화주를 상상 해 보십시요. 국화 차는 또 어뗳고요, 재삼 야생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시리라 믿습니다.

 

정말 어머니 같기도 한 우리민족의 야생화 구절초를 이른 봄 대지위에 양기 받아 올라오는 움(새싹)을 받아다가 봄철 상위에 올려 놓아 겨울철 소진했던 양기를 채워주고, 여름철 싱싱한 잎사귀를 잘 달래여 먹고, 가을에는 황금의 꽃을 내 몸에 저장하고, 겨울에는 뿌래기째 모셔다가 내 필요한 곳에 따라 입에 넣으니 자연속의 베품과 어머니의 넉넉한 베품이 서려있어 구절초의 귀중함에 절로 경의를 표하지 않을수 없읍니다.

 

어머니를 닮은 구절초를 가슴으로 안아 흩으러진 몸과 마음을 자연스레 맡겨 보십시요.

 

<한국들꽃문화원 박시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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