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산림청/꽃과 나무

꽃이라 부를까 새라 부를까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16. 18:01

 

비비추를 물끄러미 바라보자면 꽃과 새는 분명 무슨 관계가 있는 것 확실한가 봅니다. 꽃을 새라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고, 새를 꽃이라 부르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새같은 꽃 혹은 꽃같은 새를 닮은 것이 있어요. 꽃이 새를 닮은 모양이 많기도하고 그를 흉내내고있는 모양새도 많으니 하는 얘기이구요. 한편 새의 그 화려함이 꽃이라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 많아 그리 생각하는 것인데.

 

줄기에 묶여 달려서 하늘을 날지 못하는 새가 있으니 바로 비비추의 날으고파하는 안타까운 모습이지요. 새의 창공을 날으려는 그 욕망이 이 꽃의 화려함에서 측은이 느껴져요. 긴 혀를 있는대로 벌려 지적이며 금방이라도 하늘로 박차고 나갈 그 기세가 처음 보는 이도 그리 느껴져요. 끝내는 안타까움으로 변하지오. 여섯 개의 혓바닥이 아우성치듯 요란하게 지적이면 지적일수록 비비추의 생생한 생동감의 아름다움이 사람들로 하여금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드니까요.

 

조금만 더 관찰해 보면 꽃이 활짝 피였을 때의 자지람도 가슴 뭉클하게 하지만 막 피여나려 터질려 하는 순간의 풍성한 봉오리, 이여름에 한번쯤은 꼭 보셔야만 합니다. 마치 사람의 입에 바람을 잔뜩 물고 양옆 볼따기가 터져나와 만삭이된 배불뚝이 모습, 바로 그모습이 비비추를 더욱 비비추답게 하여 여러사람에게 오래도록 생각나게 하지요.

 

숨을 몰아쉬는 이유가 하나 더있지요. 꽃살의 피부가 그어느 꽃살의 피부보다 도 더 곱다는것이지요. 사람의 아름다운 고운 피부를 비비추의 꽃살에 비유해도 손색이 없어요. 거의 같으니까요. 하얀색도 이쁘고, 연한 보라색도 이쁘고, 연한 미색도 이뻐요.

 
구지 하나만 더칭찬해 보자면 사람의 마음을 비비 꼬여서 하늘에 닿게 해요. 비비추가 사는 산골짜기 혹은 그옆 바위 틈새에서 우연히 만나 애기해보면 비비추는 사람의 마음을 살살 꼬여서 하늘에 닿게 해줘요. 바위틈에 있거나 골짜기에 있거나 항상 사람의 머리위에서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서 피여있어요. 물론 초원에도 있지만 그래도 맛을 느끼려면 밑에서 위로 향해 보와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니까요. 그래 그놈을 보려면 하늘과 구름을 함께 눈에 넣어야해요. 벌과 나비도 거들지요. 그러면 마음은 어느새 하늘에 가있지요. 아주 약은 놈이예요. 그 순간 더욱 돗보이지요.

 

이름이 궁금하시죠 비비추. 외줄기 꽃대에 꽃들이 뭉쳐서 피기도하고 층층이 올라가면서 피는데 그꽃들이 일열로 계속 올라가면서 피는 것이 아니라 한송이씩 어긋나게 뱅글뱅글 비비 꼬이면서 올라가 피여요. 꽃대를 중심으로 아래서 위쪽으로 그러면서 왼쪽으로 돌아 오르며 펴요. 아래쪽이 만개해 풍성해도 위쪽에서는 너는 그래라하며 자기차례를 느긋하게 기다려요. 자기의 독특한 개성을 최대한 아끼며 보일려 하는 듯해요. 그렇게 비비꼬여 올라간 독특한 모습에 그이름 비비추라 했는데 추는 무엇이겠습니까.

 

추는 나물의 뜻이라해요. 여린 어린 잎은 나물로 쌈으로 즐겁게 드실수가 있거든요. 꽃도 좋아요. 예전에는 꽃으로 화전을 만들어서 드셨는데 지금이야 아는 분도 점점 가물가물해가니 이 어찌하면 좋은가요. 눈으로 봐서 그 아름다움을 즐기고 불러서 정겹고 먹어서 혀를 즐겁게 하고 부족한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우리의 산나물꽃 야생화 비비추. 이름까지도 이쁜 이야생화가 너무나 장하고도 대견스럽지 않으신가요, 네?

백합과의 여러해를 살아가는 식물이지요. 재비추 비뱅이 지보라 부르기도 해요. 어렵게는 장병옥잠, 장병백합 하기도 하고요. 생김새에 따라 달리 부르는데 일월비비추 좀비비추 흰좀비비추 참비비추 주걱비비추 무늬비비추 흰비비추등의 종류가 있어요.

 

잎사귀가 뿌래기에서 부터 있는 근생엽인데 땅바닥에 철푸덕 주저앉아 저희끼리 모여 살을 부벼가며 함초로히 아주 근사하게 생겨나지요. 알맞은 간격의 파도무늬가 더욱 정감을 주고 윤이 반짝반짝 나서 생동감이 넘쳐나요. 비비추에서 활력을 느낄수 있을 만큼 힘이 넘쳐나요. 녹색이 더욱 짙어 그러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진녹색 잎사귀는 옆집 처녀가 잘만들어 입은 주름치마 같아요. 그 중앙 한가운데에서 꽃대 줄기가 불쑥 나오는데 한자내지 한자 반정도 올라오지요. 그리고 여름이 한참 익은 요즈음 비비추는 연보라색, 연한 자주빛깔 또는 하얀색을 비비 틀어가며 초가을까지 꽃을 피우지요.

 

 

이놈도 여섯개의 수술과 한개의 암술이 있는데 개화가 됨과 동시에 밖으로 뛰쳐 나올 듯이 꽃살 밖에까지 길게 뻗어있지요. 아주 든실해요. 그래서일까, 요즈음에 들어서 공원이나 어느 조경에 빠져서는 안될 화초가 돠였읍니다. 꽃대에 꽃이 수명을 다하고 없어졌을 때에는 혹 지저분한 염려가 있으므로 바로 꽃대를 제거해 주면 깨끗하게 보이지요. 비비추의 꽃이 끄트머리의 꽃대에 뭉쳐서 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일월비비추의 모습이구요, 꽃대에 비비 꼬여 올라가며 피는 종이 있는데 이것이 비비추이랍니다.

 

그 이름 이쁜 취나물이잖아요. 여린 어린잎을 데쳐서 나물로 먹고 묵나물로도 이용하고 쌈도 싸서 먹고 꽃은 화전으로도 훌륭하게 이용하였지요. 분명 꽃에는 꿀이 많은가 봅니다. 연신 벌과 나비가 분주히 왔다 갔다하는 것이 양봉가들을 즐겁게도 하지요. 꽃의 향을 논하기에는 지면이 너무 모자라요. 예전에는 화상을 입으면 비비추 잎사귀을 짓찧어 참기름에 한 두달정도 담궈났다가 바르시고는 했지요. 그야 감쪽같았었지요. 독뱀에 물리거나 염창같은데에 잎을 잘 짓찧어서 두툼이 붙여놓았었지요. 잎자루에는 발모나 종기를 다스리는 성분이 있어 그 옛날에는 아주 긴요하게 사용한 것 같습니다.

 

<한국들꽃문화원 박시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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