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산림청/꽃과 나무

꽃이피지 않는 야생화 고비

대한민국 산림청 2009. 10. 16. 17:58

식물은 식물이지만 꽃이 피지 않고, 그래서 종자가 달리지도 않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고사리, 고비, 고란초와 같은 양치식물들입니다. 양치식물들은 꽃 대신 암수를 가지고 있는 전엽체란 것이 있고 종자 대신 포자로 번식하죠. 그래서 꽃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야생화분야에 어색하게 생각될 지 모르겠지만 요즈음 야생화시장엔 양치식물이 붐이랍니다.

 

이러한 양치식물 가운데 고비는 먹을 수 있는 나물로 더욱 유명한 식물인데, 고사리보다 고비가 훨씬 높이 친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고비도 최근에는 다소 습한 나무 밑에는 그늘이 너무 져서 자라는 식물이 많지 않은데, 이러한 곳에 군락으로 아주 독특한 풍광을 자아내는 덕택에 나물이 아닌 관상용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고비는 고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제주도와 울릉도를 비롯한 남부, 중부 산지의 다소 습하고 그늘진 곳이면 크게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이웃하는 중국, 베트남, 인도, 일본 등지도 분포한답니다.

 

봄이면 돌돌돌 말린 황녹색 어린 순이 돋아나는데(나물은 이때 순을 따서 말렸다가 먹습니다) 그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점점 자라면서 잎은 펼쳐지고 연둣빛은 짙어져 다 자라면 높이는 60cm에서 크게는 100cm 정도 자라고, 그 빛깔은 진록색으로 진해져 얼마나 시원하고 독특한 멋을 내는지 모릅니다. 나물만 아는 사람은 다 자란 모습을 도무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죠.

 

지방에 따라서 고베기, 깨춤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관상용 나물로의 이용은 물론이고 비슷한 식물들이 함께 뿌리를 약으로 쓰는데 구충작용, 항바이러스작용, 항균 및 해독작용 등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성은 잘못 쓰면 독성으로도 작용하는데 근육마비, 위장자극, 구토, 설사, 시력장애, 중추신경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임산부, 노약자는 물론 전문가의 처방없이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번식은 포자 및 땅속으로 기어가는 뿌리줄기로 번식이 가능한데 포자번식은 대량번식은 가능하지만 성체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포기나누기는 늦가을에서 봄 사이에 수염뿌리를 자르지 말고 펴서 심어두면 목질의 덩이줄기 아래서 눈이 트는데 이를 적절히 잘라 심으면 된답니다. 이식이 그리 까다롭지 않으므로 가장 쉬운 방법에 속한다. 냇가 근처 반그늘 정도가 생육하기에 가장 좋은 적지이며, 건조만 피하면 큰 무리없이 키울 수 있습니다.

 

고비가 고급나물보다 지피용 식물소재로 관심을 모으고 있음을 보니 시대가 바뀌고 있음이 절로 느껴집니다. 

 

<국립수목원 이유미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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