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2년(3기)

가을의 정취가 묻어나는 도봉옛길 탐방로

대한민국 산림청 2012. 10. 18. 14:59

가을의 정취가 묻어나는

도봉옛길 탐방로

 

산림청 블로그 기자단 김현희

 

 

 

 

도봉산역을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는 수많은 인파의 모습


 작은 섬 제주도 태생이라 아기자기한 올레길만 걸어 다녔는데, 오랜만에 서울나들이로 도봉산 둘레길 트레킹을 다녀왔다. 방문한 날이 주말이라 그런지 도봉산역으로 가는 산행복장을 한 사람들로 지하철 안팎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도봉산역으로 향하는 인파에 휩쓸려 향한 곳에는 멀리 도봉산의 멋진 봉오리가 펼쳐져 있었다. 이날은 날씨가 청명해서 더욱 선명한 도봉산의 봉오리를 감상할 수 있었다.


가는 길에 신기했던 점이 있다면, 도봉산역에서 하차해서 도봉산국립공원입구까지 걸어가는 동안에 먹자골목이 줄지어 있던 모습이었다. 머 김밥에 부침개에 없는것 하나 없이 온갖 맛있는 음식들이 갖추어져서 맛있는 냄새들이 나를 유혹해 왔다.

 

둘레길을 탐방하러 온게 아니고 식도락체험을 하러 도봉산을 방문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음식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었다. 결국 맛있어 보이는 튀김 몇 가지랑 간식거리를 이것저것 골라서 가방 속에 집어넣고 서둘러서 출발했다.
 


 

 숲해설가와 함께한 숲생태탐방

 

이날은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숲 생태체험 프로그램이 있어서 제 시간에 맞춰서 가느라 아침부터 정신없이 나왔었다. 내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음식의 유혹에 빠져서 지각할 뻔 했는데, 제 시간에 맞춰 도착해서 다행이었다.

 

도봉산국립공원 입구에는 이미 숲 해설가가 참가자들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었다. 마치 사파리의 직원과 같은 복장을 한 모습에서 친근함이 느껴졌다. 시간이 되고 사람들이 다 모이자, 도봉산국립공원의 커다란 지도 앞에서 숲 해설가가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도봉산과 북한산의 차이라든지 다양한 도봉산의 위킹코스의 스토리텔링이 무척 흥미로웠다.

 

 

휠체어를 끌고 갈 수 있는 무장애 탐방로

 

특히, 북한공작단이 청화대를 습격하기 위해 땅굴을 팠다는 우리령길이라든지 역사적인 스토리텔링이 있는 길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이날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둘레길은 장애인들도 탐방이 가능한 무장애 탐방로라는 사실이 더욱 의미가 새로웠다.

 

 

숲 해설가로 부터 물봉선화 꽃잎을 선물로 받은 모습


숲 해설가는 가는 길목길목마다 떨어져 있는 꽃잎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고 직접 보여주고 향기까지 맡을 수 있도록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나는 물봉선화 꽃잎을 선물 받고 기분이 들떴다. 이 큰 서울 도심 속에서도 아직 생태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감격스러웠다. 직접 방문해 보니 서울 사람들이 도봉산을 많이 찾는 이유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북한산 둘레길 '도봉옛길'구간 안내도

 

도봉옛길 입구


휠체어도 끌고 갈 수 있는 무장애탐방로라 그런지 길 입구부터 평탄한 것이 산행을 하는 마음의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어서 좋았다. 도봉산역에서부터 도봉산국립공원 입구까지 오는 길만해도 생각보다 길어서 이미 지쳐있었던 상태라 코스선택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탄한 도봉옛길 코스의 모습


선선한 가을바람을 온몸으로 느껴가며 도봉옛길을 걸어보니 역시 걷는 것만큼 기분좋은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숲 해설가가 함께 나무의 이름과 그 이름에 얽힌 사연(?)을 스토리텔링하는 즐거움도 꽤 쏠쏠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스쳐 지나쳤던 나무들의 이름과 그 의미를 듣고 보니, 정말 흥미로웠다. 오리나무가 오리를 닮아서 오리나무인 줄 알았는데, 옛날에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서 오리마다 나무를 심었다해서 오리나무라는 것이었다.

 

풀과 나무의 이름에 많은 뜻이 함축되어 있어서 무척이나 놀라웠다. 숲 해설가의 설명을 통해서 옛 선인들의 지혜와 총명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경이감을 느껴보는 시간이 되었고, 생태해설가와 숲 해설가라는 전문지식인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둘레길 표지판


도봉옛길을 걷는 동안에 도봉사라는 사찰도 멋지게 지어져 있었고, 도봉산국립공원의 둘레길이 미로처럼 얽히고설키어 있었다. 참 좋았던 점은 잘 보이는 곳에 나무의 명패를 붙여두어서 나무의 이름과 그 의미를 방문자들이 알기 쉽도록 장치를 마련해 둔 점이었다.

 

 

도봉옛길 둘레길의 정상지점부근


도봉옛길은 평탄한 코스라서 함께 동행했던 친구와 신나게 수다를 떨면서 갈 수 있었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즐겁게 도봉산둘레길 탐방을 할 수 있었다.   정상지점에 다다르자 숲 해설가와 함께 동행을 했던 사람들 모두 잠시 숨을 돌렸다.그 사이에 몇 몇 사람들은 기념사진 찍기에 바빴고, 나머지 사람들은 앉아서 멀리 보이는  봉오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북한산 봉오리의 명칭 안내도
 

 

둘레길 코스 정상에서 만세를 외치는 모습

풍광을 바라보자니 산 아래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가을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또한 기념사진 찍기 바쁜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다. 광대한 도봉산·북한산국립공원의 둘레길 코스 중에서도 평탄한 무장애코스를 선택해서 편하게 오긴 했지만, 그래도 그 유명한 도봉산 아니던가!


히베리아 산맥을 등반이라도 마친 산악인마냥 즐거워서는 주변사람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시원하게 만세를 외쳐 보았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도봉산의 산들바람에서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신선함이 느껴졌다.


제주도만 좋은 줄 알았더니 서울 도심에 위치한 도봉산 둘레길도 자연이 살아 숨쉬는 낭만이 있는 곳이었다. 남자친구가 있다면 가을단풍여행을 다시 한 번 오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내려가는 길

역시 여행의 묘미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인가? 이날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한 산행이었지만 서로 친구가 되어 사진도 찍어주고 즐거운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서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경기도나 지방에서 일부러 방문했다는 사람도 만나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인생을 산행에 비유할 때가 참 많은데, 그 이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가파른 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고, 땀을 닦아 내며 잠시 쉬어가는 쏠쏠한 즐거움, 그리고 사람과 사람간의 끊임없는 만남.


수많은 둘레길과 그 길을 도전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우리네 인생의 모습과도 너무나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숲 해설가의 마지막 선물 사랑을 맺어 준다는 풀

마치 순정만화 속 이야기처럼 사랑을 이어지게 해 준다는 풀에 얽힌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도봉옛길 탐방이 마무리 되었다. 역시 사연이 있는 곳은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숲 해설가와 함께해서 나무와 풀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나니 나무 하나하나마다에 담겨 있는 그 의미 때문에 꽃잎 하나 풀잎 하나하나가 무엇 하나 의미심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이번 탐방은 도봉옛길을 걸으며 도심 속의 여유와 낭만을 느껴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고, 가을산의 정취를 한껏 느껴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국립공원탐방(둘레길체험 등)을 희망한다면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http://www.knps.or.kr/main/main.do)에 들어가서 신청하면 된다.

 


 
도봉옛길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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