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3년(4기)

세상의 노란 희망을 모두 담은 꽃, 산수유

대한민국 산림청 2013. 4. 5. 12:50

세상의 노란 희망

모두 담은 꽃, 산수유

 

 

산림청 블로그 기자단 김민주

 

 

 

 

꽃이 피어서 / 산에 갔지요
구름 밖에 / 길은 삼십 리
그리워서 / 눈 감으면
산수유 꽃 / 섧게 피는 / 꽃길 칠십 리 < 산수유 꽃 필 무렵 - 곽재구 >

 

 


노란색색 중에서도 빛에 가장 가까운 색이라고 한다. 긍정으로 빛나는 색. 명랑, 활동성을 상징하고 기쁨과 희망을 주는 색이다. 노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교적이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유머러스하고 통솔력 있는 지성적인 사람이기도 하다. 노란색은 운동신경을 자극하는 색이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을 날려 버리기에도 좋다. 
 

 


노란색봄을 부르는 색이기도 하다. 개나리, 산수유, 생강나무, 민들레, 유채, 프리지아 등 유달리 봄에 노란 꽃이 많은 것이 우연이 아닌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고향의 봄을 떠올리게 하는 소박한 꽃이 바로 산수유 꽃이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겨울이 지난 후 폭신폭신 해진 흙을 뚫고 나온 파란 싹과 어우러진 노란 산수유 꽃을 보면 봄맞이 노래 소리가 마음 한쪽에서 저절로 흘러나온다. 

 

 

 

 


금방이라도 사립문을 열고 나오실 노모와 머리에 수건 동여매고 밭에서 마늘 캐는 아낙네, 새참 들고 가는 마을 처녀, 경운기를 탈탈탈탈 몰고 가시는 동네 이장님. 어디선가 얼른 막걸리 한 사발 받아오라는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들릴 것 같은 풍경이다.

 

 

 

 

  

더 가까이 들여다보며, 더 가까이 귀기울여본다. 산수유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할 무렵 양지바른 담벼락 밑에 자리 잡은 쓰러져 가는 집 안에서는 뜨거운 아랫목에 앉은 노모와 손자의 그림이 그려진다. 노란 봄 볕 아래 오순도순,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노랗게 피어나고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산수유 꽃이 많이 피는 곳으로는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과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일원, 경상북도 의성군, 경기도 양평 개군면 등이 있다. 동구 밖까지 노랗게 물들인 산수유 덕분에 고향 마을 같은 풍경이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중국 산동성의 처녀가 지리산으로 시집올 때 산수유나무를 가져와 심었다는 산수유시목이 있는 전남 구례 산동면. 동네 이름이 산동면이 된 것도 그런 유례다.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70퍼센트를 넘게 차지하는 국내 최대의 산수유단지가 바로 이곳이다. 이 계척마을의 시목은 일명 할머니 나무라 불리는 1,000년 수령의 고목이 되었다. 시목 광장 앞에 만리장성 모형이 시목을 기념하여 세워져 있다. 
 

 


구례의 또 다른 산수유 마을인 현천마을에는 돌담이나 느티나무에 설치해놓은 무당벌레 조명이 밤마다 산수유꽃을 비추어 더 정취 묻어나는 밤풍경을 자아낸다.

 

 


하지만 지리산 일대는 6,25때 공비를 토벌하던 중에 민간인도 많은 희생을 치른 곳이기도 하다. 산동면의 19세 처녀가 오빠를 대신해 처형장에 끌려가며 불렀다는 '산동애가(山洞哀歌)'는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 후 백여 가구가 있던 동네에 빈집이 많이 생겨나고 그 빈집마다 산수유를 심었던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하니 샛노란 산수유에서 처연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모진 비극의 역사 속에서도 우리가 여전히 살아있는 이유는 슬퍼도 기뻐도 서로 사랑하고 위로하며 보듬고 다시 일어날 줄 알기 때문이다. 자연이 그걸 가르쳐준다. 겨울에 죽은 듯 잎을 떨어뜨리다가 봄이 되어 다시 꽃을 피우는 산수유부활의 소망을 이룸으로써 인간의 삶이 유한하지만은 않다는 희망을 준다. 따스한 산수유 꽃차 한 모금으로 모진 역사의 냉기를 마음으로 녹여내고 더 단단한 자신만의 꽃을 피우는 꿈을 꾸어본다.

 

 


산수유는 개나리처럼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는 선화후엽수(先花後葉樹)다. 낙엽활엽수(잎이 넓으며 가을에 잎이 떨어지는 나무) 중에서도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나무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개나리, 벚나무, 진달래, 산수유, 생강나무, 백목련, 매화, 복숭아, 배, 사과, 살구나무, 계수나무 등이 이에 속한다. 지난해 가을에 형성된 꽃눈이 개화하기 위해서 낮은 온도 상태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은 추운 겨울을 겪어야 꽃을 피우는 특징이 있다. 별을 보려면 어둠이 필요하듯이.
 

 


산수유 꽃의 꽃말은 지속, 불변, 영원한 불변의 사랑이다. 옛날에 한 소녀가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며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아버지가 병에 걸려 돌아가시려 하자 소녀는 아버지의 약을 구하기 위해 산으로 들어갔다. 갸륵한 효성에 감복하여 산신령이 소녀 앞에 나타나 빨간 열매를 주었다. 그것을 먹은 아버지는 금세 나았는데, 그 열매가 바로 산수유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영원불변한 사랑이라는 꽃말처럼, 전 국토가 노란 폭죽을 터뜨린 듯 물들어가는 지금이 영원한 사랑을 이루기를 기원하는 축제의 한마당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은 가장 인간다울 때 놀고, 사람은 놀 때 가장 인간답다'는 프리드리히 실러의 말이 아니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지금 만나는 사람과 하는 것이다. 가장 소중한 것은 지금 이 시간이고, 지금 내가 있는 장소인 것이다. 산수유 가로수 길을 거닐고 노란 황금빛을 향유하며 다시 봄이 온다는 믿음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선물이 지금 여기에 있다. 

 

 


올해는 구례 산수유 꽃 축제 (3월29일~31일), 의성 산수유꽃 축제 (3월29일~4월7일), 양평 산수유꽃 축제 (4월6일~7일), 이천백사 산수유꽃 축제 (4월12일~14일)가 각각 열릴 예정이다. 의성 산수유꽃 축제에서도 야간 조명을 설치해 노란 산수유꽃의 낭만을 밤에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잠시 황금빛 유혹에 넌지시 발을 담그고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봄꽃의 부활에 흠뻑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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