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3년(4기)

지리산, 천상의 화원을 걷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3. 9. 23. 11:09

지리산, 천상의 화원을 걷다!

 

 

산림청 파워블로거 해리

 


 나홀로 오랜만에 다시 지리산을 찾았다.

9월이 오면 지리산을 가겠노라고, 내가 오르지 못했던 한신계곡으로 오르겠다고, 세석을 일치감치 예약해놓고 일기예보만 기다려 왔다.

산행일이 다가올수록 일기예보는 수시로 변한다.
많은 비에서, 구름만, 떠나기 전날은 약한 비... 망설여진다.
하지만 다가오는 주는 추석 앞 주라 산행은 힘들고 지금 가야만 9월의 지리산을 만날 것  같아 마음변하기 전에 얼른 집을 나섰다.

 

 등반로 백무동탐방지원센터~한신계곡~세석평전 대피소 1박~촛대봉~연하봉~장터목~천왕봉~백무동야영장(19.1km)

 첫째 날 백무동한신계곡~세석산장 (6.5km 4시간 소요)
 둘째 날 세석산장~촛대봉~연하봉~장터목~제석봉~천왕봉~백무동야영장(12.6km8시간)

 산행일 2013년 9월6일~9월 7일

 

 

 

동서울터미널에서 8시 20분 출발 12시 20분에 도착한 백무동터미널~
내리는 사람은 나 하나! 기사아저씨가 비가 와서 어떻게 하냐고 걱정을 해주며조심해서 올라가라는 당부의 말씀도 해주신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인적 없는 오늘, 주변은 너무나 고요하기만 하다. 터미널 건너편 옛고을 식당을 찾았다. 제일 빠른 음식 산채비빕밥을 먹고 탐방지원센터로 향했다.

 

 


비가 점점 더 많이 내린다. 잠시 우산을 펴 들고 우두커니 한참을 서있었다. 오늘 가끔 비라고 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그게 아니었다.

 

짧은 한숨이 나왔지만 이대로 서 있을 순 없었다.점심에 커피까지 든든히 먹었으니출발하자!

 

 


높은 곳 세석에서 백무동까지 10km를 흐르는맑고 고운 물줄기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폭포와 계곡을 따라 서쪽 골짜기를 오르는 한신계곡이다.

 

정확히 1시에 시작해서 5시 30분까지는 도착예정을 잡고시작부터 속도를 늦추지 않고 오르기 시작했다.

 

 


오르는 동안 몇 개의 폭포를 만났고, 빗속이라 그냥 지나쳤지만가내소 폭포만큼은 지나칠 수가 없었다.
2.7km를 오르면 만나는 폭포, 깊이를 알 수 없는 검푸른소, 옛날 마천 주민들이 심한가뭄이 들면 이곳에서 기우재를 지냈다고 하는 가내소 폭포~~

지리산이 품고 있는 함양의 계곡은 어느 한곳 아름답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
빗속의 가내소 폭포는 더 우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간간히 하산하는 산객들만 보이고 오르는 사람은 아직 본적이 없기에 줄곧 나 혼자 오르고 있는 듯하다.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낀다는 뜻의 한신계곡은 영신봉 촛대봉 연하봉등 많은 봉우리가 계곡을 감싸 안았고, 울창한 천연림으로 계곡의 멋을 한층 더해주는 아름다운 계곡이었다.

 

 

 

 

너무나 고운 물들로 빗속이지만 잠시나마 쉬어야겠다. 다시 우산을 꺼냈다.
간식도 먹고 손도 담궈 보고 하지만 콸콸 흐르는 계곡물도 뜨거운 여름날 볼 때 보다는 덜 반가운 게 사람 마음은 이렇게 간사해진다.

 

 

 

영롱한 물 빛깔은 크고 작은 못과 바위들과 함께 아름다운 맵시를 뽐내는 게, 한신계곡도 지리산을 대표하는 경승지만큼 정말 아름답기만 하다.

 

 

 

처음 올라보는 등반로지만 빗속이라도 한동안은 편안하게 올랐다. 하지만 지금부턴 달라지기 시작하는 건 눈을 높이 들여야 등반로가 보이는 가파른 길의 연속이 이어질 것 같다. 가파른 구간이 있다는 말을 들어 알고는 왔지만 빗길이라 더 조심스럽기만 하다.

 

 

 

세석평전까지 남은 1km 구간은험하고상당히 가팔랐다.
이웃님은 백배낭을 메고 어떻게 이 길을 올랐을까~그 순간 고행의 길이라고 표현 까지 했는데...

그나마 가끔 보이던 하산하는 등반객도 안 보인다. 빨리 세석 평전에 오르고 싶다.이 길에서 벗어나고 싶어 여기서부터 이를 악물고 올랐다.

 

 

 

고운 야생화가 반겨주는 세석평전에 드디어 올랐다. 빗속이고 자욱한 안개로 아무것도 볼 순 없지만 마음이 그렇게 편안해 질 수가 없다

 

 

 

 

깊고 넓은 한신계곡의 출발점 백무동야영장에서 세석평전까지 4시간이 걸려 올랐다.

그런데 세석 갈림길에서 공단직원들이 장부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일일이 체크, 확인 후 통과시키며 대피소예약이 안되면 무조건 '강제하산'이란다.

 

 

 

지리산 등로 곳곳에 설치 되어있는 안내문
각 구간마다 시간이 알려져 있어 잘 지켜야겠다.

 

 

 

 

 

평일이고 비예보로 세석산장은 너무나 한가했다. 굳이 나는 복잡한 주말에 올 이유가 없기에 대피소는 평일을 이용하는 편이고 오늘도 조용하고 지내기가 좋다. 십 여 명이 남짓한 대피소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세석의 아침을 맞았다.

지리산 깊고도 넓은 능선위에 그림 같은 집 세석평정, 덕유평전과 함께 1500미터 고지에 이처럼 아름답고 넉넉한 고지가 있다는 걸로 우리가 지리산을 더 사랑하고 좋아하고 있는지모른다. 그리고 습지가 있다는 것도 특이한 세석평전이다.

 

 

 

 

세석을 떠나면서도 비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내린다.
언제까지 비가 내릴려나~ 자꾸 하늘만 바라보게 된다.

 

 


바람이 강하게 분다는 촛대봉에 올랐지만 하늘은 열어주지 않고 짙은 운해만 넘실거리고 있다. 쓸쓸한 마음을 뒤로하고 조금씩 무거워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 연하봉, 장터목, 천왕봉 그리고 백무동까지 오늘 걸어야 할 12km가 넘는 길이다

 

 


다행히 촛대봉을 지나면서 비가 완전히 그쳤다. 사람 마음이란 것이 이렇게 간사한가, 아무것도 볼 수 없어도 좋으니 비만 그쳐주길 바랬는데... 막상 비가 그치자 안개가 걷어주길 간절히 원하고 있으니~

지리십경 중에 하나인 연하선경을 향해간다.


그렇게다시 찾고 싶었던 연하선경... 안개 속을 걸어야하나 잠시 기다려보자!!!!

 

 


잠시 기다릴 틈도 없이... 순간!!
갑자기 남동쪽으로안개가 힘차게 밀려가기 시작한다.

 

 


앗~ 나타난다...!!
지리십경 중에 하나인 연하선경~ 지리산을 찾는 이라면 누구나 그리워하고 좋아하는 구간이다. 세석에서 장터목까지 3,4km의아름다운 이 길을 자칫 볼 수 없을 뻔 했는데~

 

 


아~ 연하선경... 하늘도 변하고 내 시야도 열리기 시작했다.
내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하는 게 나는 한참이나 이 장소에서 붙들려 있어야했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날씨가 또 매력이어서 지리산을 더 좋아 하게 되는가 보다.
몇 차례 걸은 길이지만 오늘처럼 아름다운 날은 없었다.

 

 


이런 고운 꽃길도 걸어야했고~
혹시 꽃이 내발에 밟힐까봐 또 조심스럽기만 하다.

 

 

 

 

 

연기가 노니는 풍경이 아름답다고 해서 연하선경이라고~
그렇구나!!
어제의 고단함이 싹 잊혀지는 순간이다.

 

 

 

첩첩산중 골골이 끼어있는 안개와 천상의 화원~ 이 모든 것들이 지리산을 위대하게 만든다고 말하고 싶다. 9월초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지리산의 빛깔은 이랬다.

 

 

 

 

깊은 지리산에서 무엇을 느끼고 볼 것일까 하는 생각으로 달려온 함양.
꿈결 같은 연하선경은 오랫동안 내마음속의 낙원이 되어 남아 있을 듯하다.
안녕... 연하봉!

 

 

 

어머나~ 장터목을 지척에 남겨두고는 내내 운해가 넘실거린다.
촛대봉을 지나면서 장터목까지 아름다운 길을 나는 걸어왔기에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

 

 

 

대피소 공사가 한창인 어수선한 장터목사진은 접고 오른 제석봉

 

 

 

장터목에서 힘겨운 오르막이 끝나고 내 눈앞에 나타나는 건 눈부신 야생화의 언덕이 또 기다리고 있었다. 맑은 하늘 아래 하얀색 연보라색의 구절초가 눈부시게 피어나 있는 곳~

산은 그저 오르기 위해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풀, 꽃, 나무 수많은 생명체를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석봉의 9월도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천왕봉을 가는 동안도 내내 운무가 움직인다.

 

 


내가 올랐을 때 천왕봉은 잠시 안개에 잠기기도 하고~

 

 

 

서쪽의 안개는 서부능선 저 멀리 덕유산도 다 덮어버렸지만 천왕봉을 내려서는 도중에 다시 안개는 천왕봉에서 사라지는 듯 했다.

 

 


백무동 하산 길.
참샘도 하동바위, 그리고 산죽길도 지나고~ 둘째 날 산행길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비가 그쳤기에 더 느긋한 마음으로 많은 걸 보고 왔기 때문인가보다.

 

 


산행마침표를 찍는 백무동야영장에 도착

 

 

 

내가 봐둔 데크에 아직 우리가족이 도착하지 않았다. 잠시 후 30분후면 도착한다는 연락이 온다.

 

 

 

지리산 둘째날밤은 백무동야영장에서 가족이 함께 지내는 나의 지리산 여행.
산행에 이어 캠핑으로... 또 다른 지리산에서의 하루를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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