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상의 화원을 걷다!
산림청 파워블로거 해리
9월이 오면 지리산을 가겠노라고, 내가 오르지 못했던 한신계곡으로 오르겠다고, 세석을 일치감치 예약해놓고 일기예보만 기다려 왔다. 산행일이 다가올수록 일기예보는 수시로 변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8시 20분 출발 12시 20분에 도착한 백무동터미널~
짧은 한숨이 나왔지만 이대로 서 있을 순 없었다.점심에 커피까지 든든히 먹었으니출발하자!
정확히 1시에 시작해서 5시 30분까지는 도착예정을 잡고시작부터 속도를 늦추지 않고 오르기 시작했다.
지리산이 품고 있는 함양의 계곡은 어느 한곳 아름답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
간간히 하산하는 산객들만 보이고 오르는 사람은 아직 본적이 없기에 줄곧 나 혼자 오르고 있는 듯하다.
너무나 고운 물들로 빗속이지만 잠시나마 쉬어야겠다. 다시 우산을 꺼냈다.
영롱한 물 빛깔은 크고 작은 못과 바위들과 함께 아름다운 맵시를 뽐내는 게, 한신계곡도 지리산을 대표하는 경승지만큼 정말 아름답기만 하다.
처음 올라보는 등반로지만 빗속이라도 한동안은 편안하게 올랐다. 하지만 지금부턴 달라지기 시작하는 건 눈을 높이 들여야 등반로가 보이는 가파른 길의 연속이 이어질 것 같다. 가파른 구간이 있다는 말을 들어 알고는 왔지만 빗길이라 더 조심스럽기만 하다.
세석평전까지 남은 1km 구간은험하고상당히 가팔랐다. 그나마 가끔 보이던 하산하는 등반객도 안 보인다. 빨리 세석 평전에 오르고 싶다.이 길에서 벗어나고 싶어 여기서부터 이를 악물고 올랐다.
고운 야생화가 반겨주는 세석평전에 드디어 올랐다. 빗속이고 자욱한 안개로 아무것도 볼 순 없지만 마음이 그렇게 편안해 질 수가 없다
깊고 넓은 한신계곡의 출발점 백무동야영장에서 세석평전까지 4시간이 걸려 올랐다. 그런데 세석 갈림길에서 공단직원들이 장부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일일이 체크, 확인 후 통과시키며 대피소예약이 안되면 무조건 '강제하산'이란다.
지리산 등로 곳곳에 설치 되어있는 안내문
평일이고 비예보로 세석산장은 너무나 한가했다. 굳이 나는 복잡한 주말에 올 이유가 없기에 대피소는 평일을 이용하는 편이고 오늘도 조용하고 지내기가 좋다. 십 여 명이 남짓한 대피소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세석의 아침을 맞았다. 지리산 깊고도 넓은 능선위에 그림 같은 집 세석평정, 덕유평전과 함께 1500미터 고지에 이처럼 아름답고 넉넉한 고지가 있다는 걸로 우리가 지리산을 더 사랑하고 좋아하고 있는지모른다. 그리고 습지가 있다는 것도 특이한 세석평전이다.
세석을 떠나면서도 비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내린다.
지리십경 중에 하나인 연하선경을 향해간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날씨가 또 매력이어서 지리산을 더 좋아 하게 되는가 보다.
연기가 노니는 풍경이 아름답다고 해서 연하선경이라고~
첩첩산중 골골이 끼어있는 안개와 천상의 화원~ 이 모든 것들이 지리산을 위대하게 만든다고 말하고 싶다. 9월초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지리산의 빛깔은 이랬다.
깊은 지리산에서 무엇을 느끼고 볼 것일까 하는 생각으로 달려온 함양.
어머나~ 장터목을 지척에 남겨두고는 내내 운해가 넘실거린다.
대피소 공사가 한창인 어수선한 장터목사진은 접고 오른 제석봉
장터목에서 힘겨운 오르막이 끝나고 내 눈앞에 나타나는 건 눈부신 야생화의 언덕이 또 기다리고 있었다. 맑은 하늘 아래 하얀색 연보라색의 구절초가 눈부시게 피어나 있는 곳~ 산은 그저 오르기 위해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풀, 꽃, 나무 수많은 생명체를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석봉의 9월도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천왕봉을 가는 동안도 내내 운무가 움직인다.
서쪽의 안개는 서부능선 저 멀리 덕유산도 다 덮어버렸지만 천왕봉을 내려서는 도중에 다시 안개는 천왕봉에서 사라지는 듯 했다.
내가 봐둔 데크에 아직 우리가족이 도착하지 않았다. 잠시 후 30분후면 도착한다는 연락이 온다.
지리산 둘째날밤은 백무동야영장에서 가족이 함께 지내는 나의 지리산 여행. |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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