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4년(5기)

용늪과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대암산을 오르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4. 6. 19. 10:06

용늪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대암산을 오르다.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임기혁

 

일찍 찾아온 더위 탓에 싱그러운 녹음을 그리워하며 지내던 차에 모 산악회의 숲 해설 요청을 받고 흔쾌히 대암산 산행에 동행을 했다. 들머리로 잡은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 용늪 마을에 산악회원들 보다 일찍 도착해 만나기로 약속한 샘터로 이동했다. 

 

 

용늪마을 깊숙이 자리 잡은 샘터 

차를 세우고 산악회원들과 약속한 시간이 30여분의 여유가 있어 숲 해설가의 호기심으로 주변을 살펴보기로 했다. 먼저 토끼풀이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난 것을 확인하고 허리를 굽힌다.유심히 한참을 내려다보는 눈에 네잎클로버가 들어온다. 안전 산행을 예감한다.

 

 

 네잎클로버 주변에는 예쁜 꽃들이 반겨 웃고 있다. 함박꽃, 원추리 백당나무꽃 등..

 

 

 함박웃음을 머금은 함박꽃

 

 

아들을 염원하며 약으로 먹었던 득남초 원추리

 

 

 꽃보다 더 꽃 같은 헛꽃이 예쁜 백당나무(헛꽃은 가운데 꽃의 수정을 돕는다)

꽃향기에 빠져 정신이 없는데 산악회원들이 도착한다. 샘터가 마지막 화장실이라 용변을 보고 샘의 물을 맛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회원들을 버스에 태워 통행초소에 다다라 인원 확인과 통행증을 받아 패용하고 버스로 더 이동해 입구에 다다른다. 마을입구부터 6.9km다

 

 

쇠사슬로 입구를 차단한 통행초소

 

 

 

주의사항을 듣고 기념사진을 찍는 회원들

“대암산은 산림청에서 2006년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 했으며1973년엔 문화재청에서 제246호 천연보호구역으로, 환경부에서 1989년 생태경관보전지역, 1999년엔 습지보호구역으로 등록하였으며, 우리나라1호 람사르등록 습지입니다.” 산행의 들뜬 기분에 빨리 오르고 싶은가 보다. 내용을  미리 공부하고 온 듯 여기저기서 출발 하자고 아우성이다.

 

“여러분들의 그 마음은 잘 알지만 이곳은 6.25의 치열한 격전지이고 엄연한 군사시설 보호지역입니다. 지뢰 지대가 있어 길을 벗어나 숲으로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니 자제해 주시고 군사시설을 찍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부탁드립니다.”안전에 대한 주문을 한다.

 

 

도보산행 출발지의 안내판들

출발 신호와 함께 회원들의 경쾌한 발걸음이 계곡의 물소리처럼 시원하다. 그들의 발걸음처럼 내려 올 때도 변함없이 가벼운 마음이길 기원하며 그들을 안내한다.

 

 

경쾌한 발걸음으로 계곡을 가로지른 목교를 건너는 회원들

 

 

 

좁고 완만한 등산로를 걷기 시작해 10여분을 걷는 동안 여느 등산회 같이 빠르게 걷는 것이 안타까워 속도를 늦출 것을 회장에게 주문한다. 산에 다니는 문화를 엿보며 씁쓸한 느낌을 갖는다. 무엇을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지...좀 더 여유를 가지고 많은 것들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하고 웬만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회목나무 꽃 앞에서 모두를 멈추게 한다.‘와우~’  감탄을 연발하며 신기해하는 그들의 반응도 가지가지다. 부로치 같다. 정말 꽃이냐. 하며 사진들을 찍어댄다. 느리게 걸어야 보인다. 오늘 발걸음은 여유를 갖자고 다시 한 번 이야기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회목나무꽃

중턱에 이르러 산나물과 약초를 캐며 기거하던 약초꾼들의 움막터에서 땀을 식히며 어주구리(漁走九里)에 관한 유래전설을 들려준다. “ 옛날 어느 반가에서 쌍둥이를 출산 하였는데 핏덩이를 안아 씻기며 보니 한 아이 어깨 죽지에 날개가 돋아 있었습니다. 부모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일에 부모는 전전긍긍하며 고민을 하며 어찌할까를 궁리 하며 세월을 보냈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인물이 자라면 새 임금이 될 기운을 타고 났다고 하여 소문이 나면 나라에서 구족을 멸하는 죄었기에 불안에 떨었던 것입니다. 자손이 귀한 집안이었고 아이를 죽이거나 앉아서 화를 당할 수 없었던 그들이 이리 저리 떠돌다 정착한 곳이 여러분들이 서있는 이 장소입니다. 


산나물이며 약초며 짐승이며 먹을 것이 많아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를 하기 위해 산을 올라 나무를 한참 하고 있는데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고 하늘로 용이 승천하는데 그 광경이 무서워 나무하는 일을 멈추고 숨어 있는데 승천 후 보니까 큰 잉어 한 마리가 눈앞에서 펄떡거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는 기쁜 마음으로 그것을 가져다 푹 고아서는 맛있게 먹었는데 먹고 나니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분명히 용이 승천한 저 용늪에서 살았을 거 같은데 얼마나 먼 거리를 왔을까? 그리하여 잉어가 있던 곳에서 용늪까지 거리를 재 보았는데 십리가 안 되는 구리였습니다. 그 먼 거리를 왔다고 생각하니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 일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기가 막히거나 어이가 없을 때 어주구리(漁走九里)라고 했는데 흔히 어쭈구리라고 하는 말이 여기서 유래 되었습니다“라고 말하자 재미있어 하는 반응이다.

 

 

어주구리전설을 경청하는 회원들

이제부터는 가파른 길이라 천천히 걷되 점심 먹을 장소까지 해설 없이 걷기로 하고 걸음을 옮긴다.

 

 

가파른 길이라 숨이 턱까지 차고..

길을 걷으며 만나는 꽃들은 변함없는 자태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입구에서 보았던 꽃들과는 다르다.

엉겅퀴, 요강나물, 네잎갈퀴, 금마타리, 꽃개회나무, 누른종덩굴...

 

 

▲ 엉겅퀴

 

 

▲ 요강나물

 

 

▲ 네잎갈퀴

 

 

▲ 금마타리

 

 

▲ 꽃개회나무

 

 

▲ 누른종덩굴

 

 

숲의 식물하나라도 다칠까 봐 길에서 점심을 먹고 용늪 전망대로 이동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늪은 그저 넓은 초원 같이 보이나 그곳을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 혹은 타임캡슐이라 부른다. 지표면의 편마암과 밑의 화강암이 단단한 정도가 달라서 서로 다르게 침식작용을 하여 용늪의 지형이 형성되었다. 연중 강우와 사면에서 용출되는 산성을 띤 지층수, 1년 170일 이상 용늪을 덮는 안개는 용늪에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하여 습지생태계를 유지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보통 생물이 죽으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야 하는데, 용늪은 일 년 내내 기온이 낮고 특히 5개월 정도는 영하로 떨어지는 혹독하고 습도가 매우 높아 생물들이 죽은 뒤에도 썩지 않고 그대로 쌓이기 때문에 짙은 갈색의 층을 형성하게 되며, 이것을 이탄층이라고 한다.
용늪의 이탄층은 1년에 약 1mm 정도가 쌓여 평균 1m, 가장 깊은 곳은 1.8m가량이 된다. 이것을 분석하였더니 약5천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확인 되었고 생태적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용늪안내판과, 전망대, 용늪 전경

용늪에 대한 호기심 때문일까 가까이 들어 갈 수 없음을 아쉬워 하는 눈치다. 이곳은 학술연구목적이나 특별히 허가받은 사람만 들어 갈 수 있고 일반인은 엄격히 통제를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군사보호시설지구 답게 철조망과 지뢰지대를 알리는 표식이 보인다.

 

 

남북분단의 현실을 실감케 하는 철조망과 지뢰지대 안내표식

 

용늪까지 둘러보았으니 오늘 산행의 절반을 걸은 셈이다. 모두들 대암산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르고 내리길 30여분 해발1304m의 대암산 정상이다. 어느 분들은 양구 대암산으로 알고 있으나 용늪과 대암산 정상은 인제에 있다.

 

 

대암산정상부의 각종 산악회 리본들

 

 

정상에 다다른 회원들의 기념사진 찍기

멀리 금강산 향로봉과 설악산 대청봉이 보이고 가까이는 을지전망대와 해안 펀치볼이 시야에 들어온다. 전망이 시원하다. 20여분을 사진 찍기에 열중하던 회원들이 주섬주섬 배낭을 짊어지더니 하산을 시작한다. 내려 오는 길은 말없이 빠른 걸음이다. 해설사로서 아쉽긴 하지만 그들이 걷는 대로 따라 걸을 수 밖에...
거의 내려 와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어미 새 한 마리가 요란을 떨어 주변을 살폈더니 새 둥지가 하나 있고 솜털이 보송보송한 새끼 3마리가 잔뜩 웅크린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새끼 3마리가 잔뜩 웅크리고 앉아 있다.

5시간여의 등반이 마무리되는 시간, 그들은 떠나 일상으로 복귀 하겠지만 현장에 있는 해설사로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느림의 미학을 외면하는 정상을 향해 빠르게 올랐다 인증 사진 찍고 빠르게 내려 오는 등산 문화가 바뀌어 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고 또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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