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한창 절정을 지나 막바지로 치닫는 11월, 이달이 지나면 올해의 가을도 시간의 흐름따라지나가 버
려 다시는 볼 수 없겠다는 생각이들어 가을의 뒷모습을 보기위해 여주에 있는 황학산 수목원을 찾았다.
황학산 수목원은다양한 산림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 전시하고 일반인에게 산림생태 교육을 제공하며 소중한 자생 식물의 복원연구를 수행할 목적으로2010년에 개원하였다고하는데,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립 수목원중에서 처음으로 산림생명자원 관리기관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황학산 수목원 입구를 들어서면 바로앞에 매룡지라고 하는 조그마한 연못이 자리하고 있다.
수목원이 위치하고 있는 매룡리는 용이 승천할 때 용의 비늘이 매화꽃처럼 떨어져 내려 마을 형세가 매화
낙지형이 되었다하여 붙여진 이름 이라고 한다. 연못가에는 소나무 고사목과 알루미늄캔을 이용하여 은빛비늘을 두르고 승천하고 있는 매룡의 모습을 재현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지명의 유래를 대변하고 있는듯 했다.
매룡지를 지나 조금 안쪽으로 들어서면연구온실이라 하여 작은돔 형태의 온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온실내에는 야자수와 같은 열대식물을 비롯하여 집에서 관상용으로도 기르는 팔손이, 산호수와 비슷한 자
금우등의 식물들이바깥의 가을분위기와는 완전 다르게초록빛을 내뿜으며 자라고 있었다.
황학산 수목원에는 사랑이 싹트는 나무, 쌀과 도자기가 열리는 나무와 같이 수목원과 여주시의 특징을 하
나로 묶은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사진찍는 사람은 없고 떨어진 은행잎만 나무바닥위에 쌓여있어 가을의 쓸쓸함을 더 해주는것 같았다.
황학산 수목원 안에는 여주산림박물관 이라는 현대식 건물이 세워져 있는데,박물관안에는 자연의 소중함
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러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1, 2층에 위치한 상설전시관에는 숲에대한 이해를 돕기위한 각종 나무들의 씨앗과 식물의 구조를 그린 그
림을 비롯하여 우리 주변의 자연 생태계와 환경보전의 필요성을 알기쉽게 설명한 전시물들이 걸려있는데, 전시품 하나하나가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산림박물관 2층에는 기획전시실이 위치하고 있는데, 화선지위에 먹으로 그림을 그리듯 별도의 도구를이용
하여 나무 표면을 태워그림을 그려내는 우드버닝 작품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나물결의 형태, 색과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장르에 걸쳐서 섬세하게 그려진 작품들을 하나하나 보고있으
니 붓으로 그린 그림과는 전혀다른색다른 예술세계를 보여주는것 같았다.
산림박물관 3층은 북카페와 야외 전망대로 활용되고 있는데, 전망대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황학산 수
목원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전형적인 늦가을의 풍광을 보여주는 수목원에는 몇몇의 상록수가 초록빛을 내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생동감 보다는 서서히 겨울을 대비하는듯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산림박물관 뒷편의 야트막한 언덕 위에는 매룡리 고분군이라하여 황학산 수목원을 조성할 때 발견된 통일
신라 시대의 옛 고분을 복원한 야외전시물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고분들은 돌방무덤과 돌덧널무덤의 형태로 신라의 한강유역 진출과 관련하여 그 시대의 무덤
양식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하니 아이들과 같이 둘러보는것도 좋을것 같다.
황학산 수목원에는 석정원, 산열매원, 항아리가든을 비롯하여 식물의 생태와 기능에 따라 총 14개의소규모 테마정원이 만들어져 있다. 각각의 정원마다에는 이름에 걸맞게 특색있는 조형물을 식물들과 어울리게 꾸며놓았는데, 풀향기정원 같은 몇몇 정원은 가을보다는봄이나 여름이 되어야 제대로된 모습을 볼 수 있을것 같았다.
황학산 수목원을 들어설때만 해도 온산을 붉게 물들이며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단풍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많은 기대를 했었는데, 시기적으로 조금 늦은듯 빨간 단풍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저기에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모습은 아직 남아 있으니 올가을 단풍여행을 미처 못하신
분들은 조금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황학산 수목원 인근에는 세종대왕릉과 명성황후생가, 신륵사등 유명 관광지가 자리하고 있어 주말 나들이
코스로도 적합한것 같으니 부담없이 가볍게 나서보는것도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