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럴까_시리즈⑨]
버섯도 다치면
피도 나고 멍도 든다구요?
왜! 왜! 왜그럴까 시리즈 아홉번째!
왜 그럴까 시리즈 벌써 아홉번째 이야기 입니다. 임산물 중의 하나인 버섯이야기! 궁금하신가요? 그런데 버섯도 다치면 피(라고 쓰지만 피는 아닌...것)도 나도 멍도 들고 한다는데... 소오름! 오늘은 아픔을 표현하는 버섯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버섯은 식물과 유사한 생활사로 인해 한때 식물로 분류되기도 하였지만 현재는 균계(kingdom Fungi)에 속해 있습니다. 버섯과 식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엽록체의 유무로 버섯은 스스로 양분을 만들지 못하는 종속영양생물입니다. 버섯은 번식을 위해 포자를 만드는 자실체(fruiting body)를 형성하며 우리는 이를 흔히 “버섯”이라고 부릅니다. 버섯균의 자실체는 다른 생물에 비하여 비교적 짧은 생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모양과 색으로 자신을 나타내고 포자를 퍼뜨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빨간구멍그물버섯의 자실체
색이 변한 조직의 단면
일부 버섯들은 상처가나면 멍이 드는 것처럼 눈에 띄게 색이 변하거나 조직에서 유액이 흘러나와 마치 아픔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물버섯류(Boletus)에는 색이 변하는 버섯이 다수 포함 되어 있으며 대표적으로 빨간구멍그물버섯(Boletus subvelutipes Peck)의 조직은 황색을 띠지만 상처가 나면 푸른색으로 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잠시 한눈을 판다면 색의 변화를 놓칠 수도 있는 빠른 변화입니다.
황색을 띠는 갓의 조직 색이 변한 갓의 조직
동일한 과(family)에 속하는 해그물버섯(Xerocomellus chrysenteron), 노각밤그물버섯(Boletellus chrysenteroides), 가죽밤그물버섯(Boletellus emodensis), 붉은줄기그물버섯(Boletus sensibilis) 등도 상처가나면 청색으로 변하는 버섯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자실체 조직 내의 세포막에 있는 특정 성분들이 산소와 만나면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이며 대표적인 화학 물질로 variegatic acid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버섯이 가지고 있는 화학 물질에 따라 붉은색이나 검은색 등으로 변하기도 하며 2단계에 걸쳐 색이 변하는 버섯도 있습니다. 또한 종(species)에 따라 변색이 되는 속도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색의 변화는 여유를 가지고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처에 의한 버섯 조직의 변색 현상은 버섯도 아픔을 표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다소 재미있게 표현 할 수도 있지만 종 동정을 위한 중요한 분류학적 키(key)가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무당버섯속(Russula)에 속하는 절구버섯(Russula nigricans)과 절구버섯아재비(Russula subnigricans)는 외부 형태적으로 매우 유사하나 절구버섯은 상처가나면 붉은색을 거쳐 검은색으로 변하고 절구버섯아재비는 검은색으로 변색되지 않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뜨거운 여름이지만 장마 후 피어나는 각양각색의 버섯들을 만날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즐거운 산행 중 버섯을 발견하면 변색 여부를 확인해 보며 또 다른 관찰의 재미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는 국립수목원 웹진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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