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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에 살어리랏다! 귀산촌 이야기> 산 생활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함

대한민국 산림청 2017. 6. 28. 16:30

<산촌에 살어리랏다! 귀산촌 이야기>

산 생활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함

- 의신베어빌리지 강민성



 최근 귀농, 귀산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촌은 밖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또한, 도시의 편리한 생활에 젖어 있던 도시민들이 귀산촌을 막연하게 전원생활처럼 생각한다면 냉정한 현실의 벽앞에 좌절 할 수도 있지요. 그래서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에서는 예비귀산촌인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귀산촌에 성공한 사례를 발간하였습니다! 산림청 블로그에서도 그 성공사례를 하나씩 소개해드릴 예정인데요. 오늘은 그 첫 시간입니다.





 29년간 은행원으로 살며 퇴직을 앞 둔 강민성씨, 2011년 여름, 조용한 곳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며 아내가 먼저 지리산 의신마을에 세를 얻어 들어갔다. 지점장으로 더 버텨봐야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안 그는 그해 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그리고 살던 집을 전세 주고 의신마을로 이사를 왔다. 인생이모작의 시작이었다. 사회복지사 일을 배우며 새로운 삶을 꿈꾸던 그에게 갑작스럽게 마을에서 일을 맡겼다. 부실에 빠진 영농조합을 살리는 일이었다. 거기서 그의 오랜 은행원 경험이 힘을 발휘한다. 운영경비를 줄이고 ‘한국임업진흥원 6차산업 지원’에 응모해 3천만 원을 지원받았다. 반달곰 ‘산’과 ‘강’을 이용한 캐릭터 상품 개발, 곰 배설물을 퇴비로 만들어 고사리와 취나물 재배, 재배한 나물 요리를 관광객들에게 제공 등 노력 끝에 2015년 영농조합은 6백만 원의 흑자를 냈다. 그가 대표를 맡은 지 1년 만의 성공이다. 하지만 그가 무엇보다 기쁜 것은 의외로 단순한 산 속 생활이 좋다는 것이다. 명상을 하면서 성찰할 수 있으니 좋다.







 귀산촌을 꿈꾸는 도시민들에게 인기 많은 의신마을


경남 하동의 의신마을, 의신베어빌리지는 귀산촌을 꿈꾸는 도시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해발4백~5백 미터 사이에 자리한 의신마을의 최대 장점은 4계절 풍부한 수량이 흐르는 계곡이 있고, 마을이 남동향에 자리 잡고 있어 일조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넓은 지리산의 품에 안겨 수려한 자연환경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의신마을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국립공원지역이라 집을 지을 수 있는 대지가 많지 않다는 것. 그래서 마을에서 집을 지을 수 있는 터가 나오면 연락해달라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가까운 부산과 경남의 귀산촌 준비자들이 많다.




의신마을은 젊다.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일거리가 많다는 뜻이다. 의신마을이 가장 바쁜 시기는 오히려 농한기다. 한 겨울이 되면 사람들은 매일 지리산을 긴 호스를 지고 오른다. 고로쇠수액 채취를 위한 준비작업이다. 각자의 몫으로 배당된 고로쇠나무마다 배관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채취한 고로쇠수액으로 인한 수익이 수억 원에 이른다. 고로쇠수액 채취가 끝나면 산나물 철이다. 맛 좋고 약성 좋다고 소문난 지리산 산나물 채취로도 하루 수입이 수월찮다. 산나물 채취가 끝나면 여름 피서객들이 몰려온다. 국립공원 내 계곡은 물놀이가 금지되어 있지만 의신마을 내에서는 물놀이가 가능해 많은 피서객들이 오는 것이다. 축사를 비롯한 오염원도 없고 수량도 풍부하다. 마을 전체가 분주해지는 계절이다. 피서철이 끝날 무렵엔 송이버섯 채취가 기다리고 있다. 농사일보다 이래저래 채취에 의존하는 임산물 소득에 주로 기대어 사는 마을인 셈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체력을 요하는 일이라 타 산간마을에 비해 젊은 층의 비율이 높다.



 은행원 경험을 살려 마을 대표 맡다


마을주민들이 강씨에게 대표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이장과 청년회원들이 강권했다. 사회경험을 살려 법인 운영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적임자라는 것이다. 은행원 출신이니 살림도 알뜰하게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며칠을 고민 끝에 대표직을 수락했다.


그가 대표직을 맡고 나서 보니 막상 전기요금 등 밀린 공과금을 낼 돈도 없었다.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 인계인수에 관한 행정 절차를 제 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경부에서 과태료도 날라 왔다. 그간 법인의 운영을 꼼꼼히 검토해보니 운영경비를 줄이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꼴이다. 여름 한 철 숙박동의 운영과 세미나실 대여비 등의 수입으로는 일 년 전체의 유지관리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전기요금, 통신요금 등 기본 경비를 줄일 수 있는 최대한 줄였다. 그리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야만 했다. 바로 곰을 이용한 캐릭터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곰을 캐릭터 상품으로 개발하자면 먼저 곰 사육시설, 관찰시설의 문제점을 보완해야만 했다. 그 보완작업엔 비용이 들었다.



 한국임업진흥원 산촌 6차산업 육성사업에 선정


군청을 찾아갔다. 군 담당자는 예산이 없다면서 한국임업진흥원 산촌 6차산업 육성사업에 지원해 볼 것을 권했다. 한국임업진흥원 담당자와의 통화를 통해 사업선정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바로 공모서류를 준비하는 한편, 마을사람들과의 회의를 통해 곰을 통한 6차산업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나갔다. 2015년 공모에 선정되고 3천만 원의 예산이 지원되었다.


“지원금으로 정말 많은 일을 했습니다. 아주 알뜰하게 썼지요. 우선 곰을 안전하게 관찰 할 수 있도록 시설을 보완했지요. 곰과 눈높이를 맞출수 있도록 했죠. 반달가슴곰에 관한 이야기도 만들어내 고영상물도 만들 었죠. 곰에게 먹이를 주고 관찰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었습니다. 곰 배설물을 퇴비로 만들어서 고사리와 취나물도 키웠습니다. 그렇게 재배한 나물로 만든요리를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게 되었죠. 반달가슴곰을 주제로한 다양한 물통, 컵, 티셔츠 등 케릭터 상품도 나오게 되었고요.”


의신마을에 들어온 곰은 ‘산’과‘강’이다. 산은 16살의 암컷이고, 강은 산이낳은 역시 암컷으로 11살이다. 두 마리곰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거리가 자리를 잡아가자 가장 먼저 이를 주목한 곳은 언론이었다. 지역방송에 의신베어빌리지가 보도 된 것을 시작으로 ‘6시내고향’과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도 찾아와 촬영하면서 관광객들이 늘기 시작했다.





 운영 첫 해, 의신베어빌리지 흑자로 전환


그렇게하여 운영 첫 해인 2015년 영농조합은 6백만원의 흑자를 냈다. 한국임업진흥원의 산촌 6차산업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곰의 사육환경도 개선했고, 마을회관 식당에 필요한 물품도 구입했다. 사람들에 대한투자도 어어 졌다. 향토음식을 개발하고, 인근의 요리전문가를 초빙하여 강습도 진행하고 있다. 의신베어빌리지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과 훈련에도 힘을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마을에는 서산대사 옛길이라 불리는 산책하기 좋은 숲길 이있어요. 2016년에 그길을 야생화로 단장하는 사업을 했죠. 마을 주민들 모두가 나와 길을 가꾸고 꽃을 심으니까 절로 마을이 화합 하더군요. 야생화학습장도 늘렸죠. 그랬더니 군수께서 알고는 예산지원을 해줬어요. 이제 의신마을은 맑은 물흐르고 야생화 꽃피는 마을이 되었습니다.”


2016년도 2015년 정도의 흑자를 보았다. 하지만 배당은 하지 않았다. 그보단  150명에 이르는 마을주민들이 한 달에 한 두번씩 마을회관에 모여 함께 밥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함께 밥먹는 마을’이 의신베어빌리지의 미래상이다. 마을회의에서 그렇게 결정하고 이를 써서 세미나실과 식당에 걸어 두었으니 이제부터 그렇게 될 것이다.





 도시 경험 살린 행복한 인생 이모작


산촌매니저 몫으로 나오는 수당 월 20~30만원을 대표직 수행에 필요한 경비로 사용하고 있다. 한 푼의 경비도 절감하고 투명하게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건 그의 오랜 은행원 생활을 통해 습관화된 삶의 방식이다.


“2016년 경상남도 내 마을평가 3개 부문 모두에서 1등급을 받았습니다. 경상남도내에는 3개 마을 밖에 없어요. 그런게 뉴스를 타고 전해지면 마을사람들 자부심이 생기죠. 이웃마을에서 보는 시선도 달라지고요. ‘의신마을은 단결이 잘 된다, 의신마을은 화합이 잘된다.’는 얘길 들으면 어깨가 으쓱해지죠.”


강대표는 의신마을로 들어온 것을 행운이라고 여기고 있다. 작은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마을사람들이 환대 해주고, 큰 일을 맡겨 주었고 현재까지 그 결과도 좋아 만족 한다. 하지만 그가 무엇보다 기쁜 것은 의외로 단순한산 속생활이 좋다는 것이다.


“산생활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함 입니다. 일상도 단순하고 관계도 단순해요.  그러다 보니 사람도 단순해집니다. 그게 가장 좋아요. 물 좋고, 공기 좋으니 더 뭘 바라겠어요. 여기 와서 교류를 통해서 국선도를 하게되었는 데요, 명상을 하면서 내 자신의 다른 면도 보게 되고, 성찰 할 수 있으니 좋아요. 좋은 녹차 한잔 마시면 몸도 가벼워집니다.”




#내손안의_산림청,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