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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맛과 여행> 눈꽃 트래킹의 백미, 태백산과 물닭갈비

대한민국 산림청 2017. 12. 7. 13:30

눈꽃 트래킹의 백미,

태백산물닭갈비

                                               

글 사진 | 여행작가 민혜경



 도심의 겨울은 늘 눈이 그립다. 온 산 가득 쌓인 하얀 눈이 보고 싶다면 순백의 눈꽃이 만발하는 태백산으로 가자. 눈부시게 피어나는 상고대와 설화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겨울 트래킹의 명소다. 일출산행으로 인기 있는 태백산은 새해를 맞이하여 첫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에게도 핫 플레이스다. 알싸한 눈바람 산행 뒤에 얼큰하게 끓여먹는 물 닭갈비는 꽁꽁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태백의 소울푸드다.





온 산 가득 순백의 눈꽃이 만발하는 태백산은 겨울이 축제다
태백산은 겨울 눈꽃축제로 유명하다. 워낙 많은 눈이 오기 때문이다. 태백산은 눈이 많이 쌓여도 산세가 험하지 않아 1. 2월에도 등산객이 많이 찾는 겨울 명산이다. 2시간이면 천제단에 오르고 하산까지 4, 5시간이면 충분하다. 평탄한 산길이 이어져서 가족이 함께 가면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화기애애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눈의 깊이에 따라 아이젠은 필수다.




 태백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아 겨울에도 등산객이 많은 산이다


봄이면 산철쭉이 만개하고 여름에는 울창한 수목과 청정 계곡이 흐르며 가을에는 오색단풍옷으로 갈아입는 태백산은 하얗게 눈이 쌓인 주목군락의 설경이 최고의 매력이다. 적설량이 많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눈이 잘 녹지 않아서 하염없이 쌓이다 보면 그림 같은 풍광을 자아낸다. 매년 1월 중순에서 하순사이에 열리는 눈 축제는 태백산 국립공원과 시내 일원에서 개최된다. 2018년 1월 19일부터 2월 11일까지 열리는 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초대형 눈조각은 국립공원을 비롯한 중앙로, 황지연못 등 시내 곳곳에 전시될 예정이다.




태백산은 새해 일출을 보려는 등산객이 많다


태백산은 평탄한 산길이 이어져서 가족들도 많이 오른다


산 정상에는 태고 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다. 천제단은 둘레 27m, 폭 8m, 높이 3m의 자연석으로 쌓은 20평 규모의 원형 돌제단이다. 삼국사기에 왕이 천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28호로 지정된 이 천제단을 중심으로 5분 거리인 북쪽 300m 지점이 태백산의 주봉인 장군봉, 남동쪽으로 능선을 타고 가면 멀리 수만 개의 바위로 이루어진 문수봉이 있다. 천제단에서 유일사 쪽으로 내려가는 산길과 문수봉으로 가는 산길에서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 군락을 만난다. 세상의 어느 조각품보다 더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주목을 보며 겨울 산행의 감흥을 누리다 보면, 겨울 추위도 거뜬하다.




 태백 광부의 소울푸드와 추억의 스토리 텔링, 태백 물닭갈비


태백시에는 연탄의 추억이 아스라한 중장년 세대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석탄 전문 박물관인 ‘태백 석탄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주변으로 고생대의 화석과 퇴적층이 남아있어 살아있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태백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도 있어 아이들에게 유익한 시간이다.



태백석탄박물관에서 만나는 태백 광부의 모습


태백은 탄광도시로 호황을 누리던 1970년대부터 연탄 한우구이가 맛있다고 소문난 도시였다. 당시 광부들은 목에 낀 탄가루를 기름기로 씻어내려고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연탄불에 구워먹었다. 수천 미터 지하 갱도에서 목숨을 걸고 석탄을 캤던 광부들은 체력적으로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기름기 있는 육식을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한우나 삼겹살보다 저렴하고 대중적인 닭갈비가 인기였는데, 얼큰한 육수가 들어간 물닭갈비는 광부들의 아이디어가 가미된 요리라고 한다.



태백 상장동 벽화마을에 그려진 광부들의 점심식사


물닭갈비라는 태백의 독특한 음식문화가 만들어진 건 대충 이렇다. 처음에는 춘천 닭갈비처럼 양념으로 자작하게 재운 닭고기를 구워 먹었을 것이다. 뻑뻑한 닭볶음탕에 육수를 붓고 국물을 끓이면서 떡과 우동, 라면사리를 넣어 급한 허기부터 달랬을 것이다. 술안주로 먹기에는 닭고기만으로 부족했을 테니 인심 좋은 주인장이 국물도 더 붓고 채소도 더 넣으면서 물닭비로 고된 하루의 먼지와 피로를 털어냈으리라는 정겨운 스토리다.



향기 좋은 냉이가 듬뿍 올라간 태백 물닭갈비


물닭갈비는 냄비위로 소복하게 쌓여 나오는 냉이의 비주얼이 압권이다. 특제소스에 재운 닭갈비와 배추, 부추 등 채소 위에 푸짐하게 올린 냉이가 나른하게 내려앉으면 향긋한 냉이향의 물닭갈비가 끓기 시작한다.


물닭갈비의 맛을 내는 데는 몇 가지 비법이 있다. 첫째, 물닭갈비의 육수는 닭뼈와 닭발을 뭉근히 삶아 뽀얗고 구수하게 국물을 내고 고춧가루와 마늘 등 10여 가지 양념으로 만든 알싸한 양념장을 넣는다. 둘째는 물닭갈비에 태백의 특산물인 곰취와 부추를 넣는데, 곰취가 나지 않는 10월부터 4월까지는 냉이를 넣는다. 다른 식당에서는 쑥과 미나리를 넣기도 하는데, 물닭갈비에는 역시 냉이향이 근사하다. 냉이 향은 닭고기의 잡내를 없애고 입맛까지 돋우어 주니 아직 봄은 멀기만 하더라도 냉이 한 입에 봄 내음을 물씬 느껴보는 것이다.


태백은 지역적으로 높은 산에 둘러쌓여 있고 험준한 고원지대라 예전에는 다양한 식재료를 구하기 쉽지 않았다. 물닭갈비가 만들어졌던 때에는 냉이, 쑥갓 외에 산나물이 많이 들어가 영양면으로나 맛으로나 더 풍성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시절, 광부들의 영양식이자 술안주로 인기를 끌었던 물닭갈비는 태백에서 치열한 한 시대를 살았던 광부와 그 가족들의 소울푸드로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물닭갈비가 끓는 동안 떡과 라면을 건져 먹는 맛이 별미다



건더기를 다 건져먹고 나면 밥을 볶아도 일품이다


태백의 맛집 하나 더, 태백에서 정선으로 넘어가는 두문동재 고갯길, 삼수령 부근 구와마을에는 오래된 밥집이 있다. 집밥처럼 구수한 고등어조림과 두부조림으로 유명한 식당이다. 투박한 뚝배기에 보글보글 얼큰하게 조려낸 두부조림과 고등어 시래기조림은 어머니의 손맛처럼 깊은 맛이 살아있다. 칼칼한 양념이 진하게 배어있는 두부를 밥에 얹어 쓱쓱 비벼먹으면 한 겨울에도 땀이 흐를 만큼 알싸하게 매운 맛이 일품이다.





얼큰하게 끓인 두부조림은 밥도둑이다



고등어조림에는 시래기가 듬뿍 들어가 구수하다



두부조림을 밥에 얹어 쓱쓱 비벼먹으면 밥 한 공기는 뚝딱이다

 



태백시청 문화관광 www.taebaek.go.kr/
태백산눈축제 www.festival.taebaek.go.kr/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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