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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JOB! 숲 속 일자리> 생명을 키우는 숨은 영웅들! 양묘장 사람들

대한민국 산림청 2017. 12. 12. 13:30



 나무를 키워서 심고 산림을 가꾸어 지키며 사용 또한 적절히 하는 것은 환경적 측면에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지구 전체의 이익입니다. 이것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지구에게 보탬이 되기 위해 산림에 심을 나무를 생산하는 양묘장에도 기후변화의 영향이 미치고 있습니다. 양묘장은 식물의 씨앗이나 묘목을 심고 기르는 곳인데요, 기후변화가 건전하고 우량한 묘목을 키우는 일을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부지방산림청에는 총 네 곳의 양묘장이 있습니다. 먼저 산림청 개청 이래 그 역사를 함께한 용문 양묘장, 그리고 산지에 위치한 화천 산간양묘장, 양구 산간양묘장, 운두령 산간양묘장 입니다. 양묘장에서 가뭄, 이상고온, 빠르게 자라는 잡초들, 장마에 습하고 더워진 날씨와 싸우며, 그저 나무가 아닌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돌보는 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만나보시겠습니다. 지금부터 저와 함께 떠나볼까요?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용문 양묘장입니다. 1967년 황폐된 국토를 국가가 주도적으로 녹화시키기 위해 용문면 다문리 일대의 전답을 사들여 26ha 조성한 것이 용문 양묘장의 시작이었습니다. 용문 양묘장은 부지조성부터 묘목생산까지 용문면 일대의 사람들이 투입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었지요.

 

 젊은 시절 갓 시집와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던 새댁은 이제 71세의 양묘 장인이 되어계십니다. 그녀는 계절의 흐름, 바람의 방향, 묘목의 발아 수 등을 일목요연하게 표현하지는 않으십니다. 그러나 그녀는 말로 전수될 수 없는 손의 느낌으로 양묘 장인과도 같이 수많은 나무를 튼튼하게 길러내셨습니다. 그런 그녀를 보면 날씨를 탓할 게 아니라 현장감을 더 익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양묘장에 애착을 갖고 함께해 온 동행인들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으며 사람들은 이를 노동력의 고령화라고 표현하지만 저는 이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산림청 개청과 함께 50년의 세월과 함께 동행 한 그분들로 인하여 과거부터 미래까지 우리 숲이 연결되고 있음에 저는 다시금 감사함을 느낍니다. 





화천군 간동면 간척리에 위치한 화천 산간양묘장! 이른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분주하게 양묘장을 관리하느라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에 온통 땀으로 범벅된 남자 분을 여기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소나무·낙엽송 약 900만 그루의 생산량을 책임지고 있는 양묘장 책임자입니다.


남들이 선호하지도 않고 쉽게 접할 수 없는 양묘를 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여러 가지 일을 해봤지만 양묘의 재미가 남다르다. 양묘는 살아 숨 쉬는 생물인 나무를 다루는 일이라 일을 하면서도 늘 긴장하고 생동감 있게 생활할 수 있으며, 양묘한 묘목을 내보낼 때마다 마치 자식을 키워 출가시키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그의 말을 들으니 양묘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산에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묘목이 생산되지 않는다면 건강한 숲을 조성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의 뒤에는 900만 그루의 어린 묘목들이 울창한 산림으로 거듭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내년이면 그의 품을 떠난 묘목들이 황량했던 땅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모습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새벽 4시 40분! 14년째 같은 시간에 울리는 핸드폰 알람 소리에 잠이 깨면서, 매일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는 주인공은 바로 양구산간양묘장의 공무원입니다. 출근 준비를 마친 5시, 새벽의 정적을 깨고 양묘장에서 일하시는 어머님(근로자)들을 태우기 위해서 양구 양묘장 통근버스(?)는 부지런히 출발합니다. 


 요즘 농·산촌은 일손이 부족하여 외국인 노동자를 인력 시장에서 소개 받아 겨우 농사 인력을 대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와중에도 어머님들은 다른 일터보다 작은 임금에 뙤약볕 등 불리한 작업 여건에도 지난 세월을 양묘장과 함께 사랑으로 살아 오셨습니다. 비록 피곤하고 힘들지만, 자신의 자식처럼 정성껏 길러온 어머님들의 마음을 생각해 보면 이른 새벽 일일이 모시러 가는 길도 고단하지 않습니다.


 올해 가뭄은 다른 어느 해 보다 유독 심했습니다. 비가 오지 않아 매일 관수 시설로 물을 주었지만 오히려 묘목의 갈증을 유발하고 땅을 더욱 굳게 만들어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종전에 오전 2시간(07~09시), 오후 2시간(16~18시)씩 하던 물주기 작업을 저녁 타임에 5시간 더 늘려 23시까지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님들께서 힘써주셨습니다. 야속했던 가뭄이 지나고, 어린 나무들은 마치 어머니 곁으로 돌아와 안심한 듯 무럭무럭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더웠던 올해 봄, 묘목이 잠자고 있을 시간부터 하늘의 별빛을 불꽃놀이 폭죽 삼아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주었던 물 덕분에 어린나무들이 뜨거웠던 계절을 버텨내 준 것이라 생각됩니다.






 홍천의 운두령에도 산간양묘장이 있습니다. 퇴직 전 양묘일을 하셨던 한 선생님은 인적이 드문 운두령 산자락에서 남은여생을 양묘장에서 보내며 즐겁게 다시금 일을 하십니다.


 장장 30년 동안 선생님이 생산한 약 1,000만 그루의 묘목은 여의도 면적(290만㎡)의 11.5배에 달하는 3,330만㎡의 면적에 심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도 그는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남이 인정하지 않아도, 남이 날 어떻게 보든 묵묵히 꾸준히 자기만의 일을 하고 계십니다.

 

 본인도 나이가 들어 일하는 게 힘들다 하시면서도 더 나이가 드신 분들과 친구처럼 일하면서 “그만 두시면 저도 그만 둘 거예요”라고 뼈있는 농담을 하시는 모습을 보면 일할 사람 구하기 너무 힘든 산간의 양묘장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묘목들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날 보고 해맑게 웃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하시며 잘 자라도록 키워준 수많은 양묘장의 사람들. 세상 곳곳에서 잘 자라고 있을 30년 터울의 1,000만 나무형제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지금껏 잘 자라게 보살펴주고 키워준 그가 바로 영웅이 아닐까요?





 지금까지의 여행이 어떠셨나요? 재미있으셨나요? 부디 산간에서 힘들게 일하시는 저희 양묘장 사람들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저희 마음속의 단비가 되고, 그 마음으로 저희는 더욱 더 정성껏 나무들을 기를 것입니다. 매일 매일 꽃과 나무에 물을 주고 가지를 다듬고, 비록 작은 일이지만 그것이 후대에 푸른 땅을 맑은 공기를 건강한 삶을 제공해 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내손안의_산림청,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