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나무이야기> 노란 봄의 상징, 개나리

개나리 Forsythia koreana

봄이 되면 생강나무, 산수유나무가 노란 꽃 소식을 먼저 전해 줘, 개나리의 노란빛은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개나리꽃은 어느새 봄의 상징에서 빠지기 서운한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우리들 가슴 속에 따뜻하게 자리잡고 있다.

 개나리가 만발하고 뒷동산에는 아직 양지쪽의 진달래만 피었고 살구꽃, 앵도꽃이 막 터져 나오려는 그때가 봄의 절정이라고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대체로 노란색 계통의 봄꽃이 가장 먼저 피고 그다음 분홍색 계통 꽃이 봄의 절정을 알려주고 나면 하얀 꽃들이 피며 여름이 시작된다.

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뚜렷한 사계절이 존재한다는 것이 더 없이 큰 축복이라 생각한다. 엄동설한의 혹독한 겨울이 있어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는 것이고 무더운 여름이 있기에 겨울이 오기를 바라지 않는가? 겨울동안 우중충한 도심의 음산함을 완전히 털어 버리고 한없이 따사로운 봄을 선사하며 활기가 넘치게 하는 일을 봄꽃들이 해준다.

개나리는 중국이 원산지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잘 자라는 적응력이 강한 나무다.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지만 구태여 구분할 필요도 없으며 꽃 속에는 마주보는 두 개의 수술 사이에 한 개의 짧은 암술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개나리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꽃이 비교적 가늘지만 크고 색이 개나리꽃보다 연하면서 완전히 개화해도 꽃잎이 뒤로 젖혀지지 않고 잎자루에 털이 난 산개나리를 비롯하여 금선개나리 그리고 만리화 등이 있으나 모두가 비슷하게 생겨서 언뜻 보아서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에서는 개나리가 길게 늘어진 가지에 꽃이 달려 새의 긴 꼬리와 같다고 하여 연교라 하며, 서양에서는 황금종(Golden bell)이라고 부른다. 개나리 꽃눈은 그 전 해에 이미 형성된 것이고 낮은 온도(겨울)로 일정 기간 거치게 되면 꽃이 피는 생리적 특성을 가진다. 그래서 어떤 해에는 가끔 늦가을에 며칠 추웠다가 다시 따뜻해지면 개나리나 목련이 생뚱스럽게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이다.

개나리 열매는 생약명으로 연교라고 하여 종기 및 신장염 치료약으로 쓰이기도 한다. 번식은 종자형성이 잘 안 돼도 분주나 삽목, 휘묻이로 얼마든지 묘목을 만들 수 있다.

포근한 엄마 품마냥 따뜻한 개나리꽃도 좋지만 꽃이 지고 난 후 진초록 무성한 잎새가 한 여름의 더위를 달래 주어 개나리가 더욱 좋다.

국립산림과학원 '우리 생활 속의 나무'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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