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8년(9기)

숲해설 따라 따뜻한 시선으로, 미천골자연휴양림

대한민국 산림청 2018. 11. 26. 17:00





 단풍이 한창 절정에 이를 때 미천골자연휴양림을 다녀왔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 아름답던 모습은 이제 온데간데없으니 시간이 참 빠르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됩니다. 강원도 양양군에 위치한 미천골계곡은 길이만 해도 7km에 달하는데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거닐다가 통일신라시대의 유적인 선림원지도 만나게 되니 유익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곳 국립미천골자연휴양림에서는 숲해설을 들으며 걸어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주변의 자연을 둘러보면서 혼자 즐기는 것보다 숲해설을 통해서는 스쳐갔던 자연에 담겨 있던 깊은 의미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숲해설은 입구에 자리한 목공예체험실에서 가능하고요, 오전 10시부터 12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이뤄진답니다. 이곳에서는 목걸이, 책갈피, 주차판, 미니장승만들기 등 목공예도 체험할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미리 신청하세요. 






숲해설를 듣기 전에 그 의미를 읽어보며 탐방객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되새겨보았어요.

1. 탐방객에게 안전함과 영감을 줄 수 있으며, 심적 여유와 풍요로움 그리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2. 탐방객이 환경자원에 대해 보다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3. 자연휴양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일상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4. 자연관찰을 통하여 자연과 더불어 공생적 삶을 살았던 조상들의 지혜를 바울 수 있습니다.

5. 사람은 개구리, 나무, 새와 마찬가지로 자연 속의 일부라는 인식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웅장하게 흐르는 계곡을 따라 천천히 함께 걷기 시작했습니다. 해설사님은 이곳 이름인 ‘미천골’에 대해서 먼저 설명해주십니다. 보통 사람들은 미천골의 ‘미’가 ‘아름다울 미’자라고 생각하는데요, 한자를 보니 ‘쌀 미’였어요. 아름답기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테지만 ‘쌀 미’자를 쓰게 된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1200년 전에 번성했던 절터가 계곡 위쪽에 있는데요, 과거 그곳에서 스님이 공양할 쌀을 씻으면 그 물이 계곡 아래까지 흘러내려와 그 이름을 미천골(米川谷)이라 했답니다. 그만큼 사찰이 번성해 많은 양의 쌀을 씻었다는 거죠.






매표소에서 시작해 선림원지를 지나 야영장과 숲속의집을 하나둘씩 거쳐 가다 보면 상직폭포를 지나고요, 탄산 약수가 흘러나오는 불바라기 약수도 만나게 됩니다. 특히 그곳에서 떨어지는 폭포도 정말 멋있으니 꼭 한번 들러보세요. 미천골자연휴양림에는 25동의 숙박동, 88개의 야영테크가 있으니 하루 머물며 천천히 음미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해설사님은 함께 걷기 시작하면서 나태주 시인의 <풀꽃>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는 말을 건넸습니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자연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신 거겠죠? 초반부터 제 발길을 더디게 한 것은 바로 이런 뷰였습니다. 노랗게 그리고 붉게 물든 나무들이 너무나 아름답지 않나요? 특히 맑은 계곡물에 비춘 모습은 마음을 홀딱 빼앗았어요. 





길을 걷다보면 길가에 펜션이 참 많습니다. 자연휴양림에 왜 이렇게 펜션에 많은지, 이렇게 들어서도 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의아해했답니다. 알고 보니 1973년에 휴양림이 문을 열기 이전에 이미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지은 거라네요. 







나무 사이에 만들어진 거미줄도 숲해설의 소재가 됩니다. 강철보다 5배가 강한 거미줄로 방탄복을 만든다는 사실, 많고 많은 나무 중 회초리 재료로 쓰이는 싸리나무 이야기 등 발길이 멈추는 곳에 있는 모든 것이 무궁무진한 소재였답니다. 






본격적으로 숲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시작됩니다. 숲체험로로 들어섰습니다. 소나무와 잣나무가 우거져 있는 숲입니다.






보통은 여기 나무의자에 앉아서 명상을 하는데요, 지금은 송화가루가 묻어나오기 때문에 옹기종기 둘러서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잣나무들은 키가 하늘 높이 솟아 있어 나무 꼭대기에 달린 잣을 따는 작업은 정말 어렵습니다. 사람이 직접 오르다가 떨어질 수도 있고 벌에 쏘일 수도 있죠. 그리고 송진 때문에 끈적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청설모는 어떻게 깔끔하게 잣을 잘 빼먹을 수 있을까요? 바로 손에 기름샘이 있어서랍니다. 






이것 좀 보세요. 모두 하나도 남김없이 잣들을 빼먹었는데요, 두 잣송이의 클래스가 다릅니다. 왼쪽은 보통 흔히 볼 수 있는 잣송이의 모습이라면, 오른쪽은 거의 초토화되었습니다. 생활이 달인이 울고 갈 정도이지 않나요?

 





빈 병 안에 솔방울이 들어가 있는 모습은 신기한 마술에 가깝습니다. 몸집보다 큰 입구를 어떻게 뚫고 넣을 수 있었을까요? 여기에는 소나무만의 생리가 작용하고 있어요. 소나무는 해가 충분히 비춰야 자랍니다. 어미 나무 옆에서 자라게 되면 그 그늘 때문에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씨앗이 멀리 날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비가 오면 오므라들어서 아예 날아가지 못하게 하고요, 해가 강하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멀리갈 수 있으니 벌어지고요. 이런 원리를 이용해 솔방울에 물을 붓고 20분을 기다린 다음 오므라들면 그때 병 속에 넣는 거예요.






잣나무와 소나무가 모두 잎이 삐죽해서 서로 헷갈릴 수도 있는데요, 소나무는 이파리가 2개, 잣나무는 5개랍니다. 그래서 오엽송이라는 이름도 있고요. 이 잎은 잣나무겠죠?






다시 천천히 걸어 산림원지에 도착했습니다. 804년에 창건된 절로 홍각선사가 번창시켰어요. 규모가 워낙 커서 당대 최고 수준이었지만 10세기 무렵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 때문에 매몰되어 버린 안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황량한 터와 몇 가지 유적들만 남아 있답니다. 






터에는 보물들이 가득합니다. 선림원지 석등은 보물 제445호이고요, 뒤에 보이는 선림원지 홍각선사탑비 귀부 및 이수도 보물 446호입니다. 선림원지 부도, 삼층석탑도 각각 447호, 444호로 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양식을 계승하고 있는 유적들이니 아름다운 미천골에 자리 잡았던 찬란했던 역사도 상상해보시길 바랍니다. 







가는 길마다 바람에 잎들이 날리며 마치 하늘에서 노랗고 빨간 눈이 내리는 듯했습니다. 






노랗게 변한 잘 생긴 나뭇잎 하나를 손에 집고 파란 하늘에 빛나는 태양도 가려봅니다. 해설을 들으며 즐겨서 그런지 미천골이 더 수려해보였답니다. 56번 국도는 드라이브하기에도 좋은 곳이니 강원도 양양의 수려한 자연과 역사 깊은 선림원지 유적을 함께 즐기며 굽이치는 계곡의 아름다움에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 국립미천골자연휴양림

주소: 강원도 양양군 서면 미천골길 115

문의: 033-673-1806






※ 본 기사는 산림청 제9기 블로그 기자단 김현정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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