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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살롱> 우리가 모두 지키고 물려줘야 할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

대한민국 산림청 2018. 11. 30. 14:30




글. 고락삼(산림청 백두대간보전팀장)


 우리는 수천 년간 산에 기대어 살아왔다. 산은 우리의 의식 속에 늘 함께 해왔고, 생활 일부분으로써 친숙한 존재로 자리 잡아 왔다. 우리 국토에는 모든 강의 발원지이자 야생 동식물의 80% 이상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 백두대간이 있다. 백두대간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선 지금 우리 세대부터 노력해야 한다. 

백두대간은 우리 조상의 자연관을 바탕으로 생겨난 고유한 지리 인식 체계다. 18세기 중엽, 그 체계가 확립되어 산경표(山經表·조선 후기 실학자인 신경준이 백두산을 중심으로 산지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을 표로 정리한 것)에서는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나타냈다. 이처럼 우리 선조는 산과 강을 하나의 유기적인 자연구조로 보고 그 사이에 얽힌 원리를 찾는 것을 지리학의 근간으로 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이후, 100년이 넘도록 백두대간이라는 이름은 우리의 곁을 떠나있었다. 1970년대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도로 건설 등 국가정책을 단행했고, 산지 훼손이 불가피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쪽에서는 경제개발을 위해 산지를 훼손하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민둥산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수십 년간 지속되어 왔다.





1996년 산림청에서는 정부 최초로 「백두대간 문헌집」을 발간하면서 백두대간의 이름을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2003년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275,646ha에 이르는 보호지역을 지정했다. 이를 통해 백두대간이 무분별한 개발과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고, 거대한 산줄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보호하기 시작했다. 백두대간은 산양, 담비, 삵 등 멸종위기 종을 비롯한 우리나라 야생 동식물의 80% 이상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이 땅에서 수천 년을 살아온 동식물이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놓인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산은 이미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한반도의 거대한 생태계의 줄기를 단절하는 일은 우리의 미래를 단절하는 일이라고 말이다. 개발하는 것이 지금 당장 혜택이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한 번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 일은 몇백 배의 시간과 노력, 재원이 투입되어야 한다. 우리는 또다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덧 백두대간 보호지역이 지정·관리된 지 13년이 흘렀다. 미래 세대를 위해 앞으로 우리는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이미 훼손된 지역은 복원해나가야 한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라 위협받는 산림생태계를 이제 우리가 보호할 차례다. 우리 세대는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지속가능한 추진방안을 고안해야 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가까운 미래에는 백두대간이 ‘자연과 사람·문화가 함께 살아 숨 쉬는 풍요로운 미래유산’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본다.



백두대간
백두산에서 시작해 금강산·설악산·태백산·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총 1,400km의 거대한 산줄기다. 백두대간은 2003년 제정된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받고 있다. 산림청은 오는 2020년까지 마루금을 포함한 단절구역 50곳을 복원하는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 본 콘텐츠는 산림청 격월간지 '매거진 숲'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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