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습니다.
남쪽에서 시작된 봄꽃의 개화가 이젠 수도권까지 상큼한 꽃내음을 발산하는 요즘입니다.
지난 2월에 이어서 이번에도 총 4종의 야생화 식물에 대한 겨울모습과 개화모습을 비교해 보여 드리겠습니다.
꽃이 지고 난 개체의 모습을 알고 있으면 들이나 산에서의 식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배가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는 화려한 꽃 뿐만 아니라 열매의 모습도 상상하시고 낙엽 떨어진 후의 모습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꽃을 식물학자들처럼 생리적 특성까지 연구할 필요는 없지만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서 적응하며 변한 모습을 들여다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신비롭고 재미있습니다.
▲ 층꽃나무 겨울 모습
층꽃나무는 곧은 줄기를 따라 층층으로 꽃을 피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요. 꽃이 지고 난 다음, 아니 삭풍이 부는 겨우내 이런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색은 바랬지만 꽃과 열매의 형태는 그대로 남아 마치 꽃다발을 말려 놓은 것처럼 유지되는 것이죠. 층꽃나무는 뿌리 부분은 목질 형태지만 지상에 나온 부분은 겨울에 말라 죽기 때문에 목본과 초본의 중간 형태를 보이는 독특한 식물입니다. 그래서 층꽃풀로 부르기도 합니다.
하긴 목본과 초본을 구분한 것은 식물이 아니라 인간이니까 식물 입장에서는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
▲ 층꽃나무 꽃
층꽃나무가 보라색으로 활짝 개화한 모습입니다.
개화기는 대체로 9월, 그러니까 초가을 정도로 보면 되겠습니다.
주로 남쪽지방의 양지바른 암반지대 산에 자생하는데요, 층을 이루며 청초하게 피는 꽃이 참 아름답습니다.
▲ 기린초 겨울모습
줄기끝에 수북한 삭과가 갈라져 있는 모습은 마치 꽃이 필 때의 그것처럼 별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꿩의비름도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으므로 그 때는 잎을 함께 관찰해 주면 구별할 수 있습니다.
▲ 기린초
기린초는 돌나물처럼 노란색의 별모양 꽃이 줄기 끝에 수북하게 피어납니다.
돌나물은 잎이 채송화처럼 작고 가늘지만 기린초는 가장자리에 연한 톱니가 있는 타원형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기린초는 양지바른 풀밭이나 바위지대 틈바구니에 자생합니다.
자생지의 높이나 위치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형태를 보이기도 합니다.
▲ 까치수염 열매의 겨울모습
까치수염은 전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꽃이지만 겨울에 보면 헷갈리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열매가 달린 그대로 말라 죽은 모습을 상상하면 되겠습니다.
▲ 까치수염
앵초과의 여러해살이풀인 까치수염은 개꼬리풀이라고도 합니다. 보는 이에 따라서 수염으로 볼 수도, 꼬리로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식물이름은 빗대어 생각하면 훨씬 기억하기 좋습니다. 까치수영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지만 그것은 오기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까치수염으로 고쳐 불러야 하겠습니다.
▲ 사위질빵 겨울모습
사위질빵은 자연휴양림 같은 곳에 겨울나들이할 때 개울가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하얀 솜털 같은 것이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사위질빵의 수염 달린 열매의 가능성이 많습니다.
▲ 사위질빵
사위질빵, 이름이 뭔가 특이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갸웃하게 만드는 그 상상의 이름이 맞습니다. 질빵은 멜빵과 같은 말입니다.
옛날에는 사위가 백년손님이라 했잖아요. 그러니 귀하게 여겨서 사위가 짐을 지는 질빵은 이 풀의 줄기를 엮어서 만들었다는...
그러니까 멜빵이 힘없이 뚝 끊어지겠죠. 무거운 짐을 지도록 할 수 없다, 그 뜻이겠죠...^^
비슷한 종류로 할미밀망이라는 식물이 있습니다.
※ 본 기사는 산림청 제10기 블로그 기자단 전문필진 이준섭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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