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사례에서 찾아보는 해안형 새만금수목원의 조성 방향-
해안식생을 구성하는 해안식물(염생식물, 해안림식물 등)은 해안생태계 내에서 기초 생산자, 오염물질의 정화, 다른 생물의 서식처, 해안침식의 방지, 심미적 가치 등으로서 보존 가치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바닷가의 잡초로 여겨졌던 것이, 최근 염생식물의 효능이 밝혀지면서 의약 및 미용 소재의 기능성 소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작물과 토지 경합을 하지 않으면서도 유용한 자원을 만드는 바이오연료와 사료작물 후보로 주목받고 있어 새로운 작물로서의 육종·연구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에 산림청에서는 해안식물 수집·보전·증식·연구 등의 기능을 위해 새만금 간척지에 수목원을 조성하여 2027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습니다.
새만금수목원 조성대상지 (지도)
새만금수목원 조감도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해안가에 수목원을 조성하여 해안식물의 보존 등에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간척지에서의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힘써 왔습니다. 동남아에서도 간척지 위 수목원을 조성·개원하여 관광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해외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앞으로 새만금수목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해안형 수목원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1. 프랑스 조르쥬 델라셀 해안 정원(Le Jardin Georges Delaselle)
① 조르쥬 델라셀 해안정원의 개요
조르쥬 델라셀 해안정원은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 Batz섬(지중해 기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보험업자였던 조르쥬 델라셀(Georges Albert Delaselle)이 1897년부터 조성하였으며, 처음엔 나무가 없었고 모래뿐이었으나, 해풍으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래언덕을 만들고 5 대륙에서 이국적인 식물을 수집하여 조성하였습니다. 현재 2.5ha 면적에 2,500종 이상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40,000명 이상 방문하고 있습니다.
조르쥬 델라셀 해안정원의 위치도 조르쥬 델라셀 해안정원 안내도
조르쥬 델라셀 해안정원 초기 방풍을 위한 모래언덕 조성 모습
② 조르쥬 델라셀 해안정원의 방풍림
조르쥬 델라셀 해안정원의 경우 방풍림으로 측백나무과의 수종을 식재하였습니다. 이 수종은 캘리포니아 해안이 원산지인 Cupressus macrocarpa (Monterey Cypress)으로서 해풍에 대한 내성이 강한 종입니다. IUCN에서 지정한 Red List에서 위협종(VU)으로 분류되어 관리받는 종으로서, 해안정원에는 조성 초기(1897년)부터 해안가를 중심으로 식재되어 방풍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이 수종을 활용하여 해안가 마을에서 방풍을 위한 생울타리로 활용하였다고 합니다.
방풍림의 모습
③ 새만금수목원 경관지구와 조르쥬 델라셀 해안정원의 West Terrace
8개의 소정원 중, 주목해야 할 정원은 West Terrace입니다. 이 공간은 새만금수목원에서 구상 중인 ‘해안식물 경관지구’와 매우 유사한 컨셉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지중해식 정원으로 해안에서 자생하는 초본 식물을 군식하여 경관을 자아내는 곳입니다. 주요 식재 수종은 Armeria maritima, Lobularia maritima, Lagurus ovatus (Hare’s tale), Matthiola sinuata (Sea Stock) 등 지중해 자생 식물들이 식재되었습니다. 새만금수목원 경관지구의 경우에도 자생식물을 중심으로 한 군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조르쥬 델라셀 West Terrace 모습
Armeria maritima Lagurus ovatus
Matthiola sinuata Lobularia maritima
(출처: Wikipedia)
2. 네덜란드 쥬다치 방조제 및 박물관(Zuiderzee Museum)
① 쥬다치 방조제 및 박물관 개요
세계 최장 방조제는 33.9km인 우리나라 새만금 방조제이지만, 네덜란드 쥬다치 방조제의 경우 32km 길이이며 개발면적은 3,500㎢로 새만금 개발면적 409㎢에 비해 8배에 달합니다. 1932년에 방조제 공사가 완료되어 빈번하게 발생하였던 해일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를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쥬다치 박물관은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에서 해일·홍수 등 자연재해로부터 국토를 지키기 위한 물 관리법 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쥬다치 박물관 배치도 및 야외 박물관 전경
② 간척지에서의 물 관리 기술
네덜란드에서의 간척은 둑을 쌓고, 유용한 땅을 확보하기 위해 매립이 아닌 풍차를 돌려 물을 퍼 올리는 방법이었고(산업혁명 이후로는 증기기관으로 손쉽게 물을 이동시킴), 퍼 올린 물은 주변의 수로나 운하로 보내어 최종적으로 바다로 내보내었습니다. 이로 인해 노출된 간척지에 마을을 구성하였으나 1287년 해일(St. Lucia’s Flood)로 방조제가 파괴되어 5만~8만명이 사망하였으며, 1421년 해일(St. Elizabeth’s Flood)로 72개의 마을이 범람, 만명 이상의 주민이 사망한 바 있습니다. 식수 또한 염도가 없는 빗물을 받아 이용하였으나, 바다쪽에서 형성된 빗물의 경우 이용하지 못하고 육지쪽에서 형성된 빗물만 이용하는 등 네덜란드인은 물이 부족한 척박한 환경에 적응해왔습니다.
물을 끌어올리기 위한 체험 도구 증기기관을 이용한 양수 시설
③ 새만금수목원 새만금이야기원과 쥬다치 박물관 전시 기법
쥬다치 박물관은 단순히 시대의 단편적인 모습을 도구로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어부들의 삶 속으로 직접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섬세하게 만들어진 야외박물관이며, 물 관리 및 민속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학생들의 현장 교육공간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이 공간은 새만금수목원에 조성될 새만금이야기원과 흡사한데, 새만금이야기원을 조성할 때에는 새만금이라는 장소의 기억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옛 어부들의 삶의 모습을 섬세하게 반영하고 기록하는 열린 전시를 기획하고, 또한 그 공간은 직접 사람들이 옛 생활을 체험하는 등 역동적인 공간으로 구상 중입니다. 새만금이야기원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새만금이야기원 이미지 및 어촌마을 재현 모습
(좌: 어부들의 식사모습, 우: 어촌마을 생활모습)
3.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 식물원(Gardens by the bay)
① 가든스바이더베이 식물원 개요
2012년에 개장한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 식물원은 임해매립지에 조성되었으며, 연간 600만명 이상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식물원입니다. 주요 시설로는 온실(Flower Dome, Cloud Forest), 슈퍼트리, 어린이정원 등입니다.
Cloud Forest 내부모습
Super Tree 모습
② 해안매립지 식물원 조성 시 주의할 사항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 식물원 조성 시 복토높이 약 4m로 시공하여 약 종의 식물을 식재하였으며, 현재에는 수목의 생육 상태가 매우 양호한 상태입니다. 새만금수목원을 조성할 때에도 염해에 약한 수목의 경우 복토 높이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산림청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가든스바이더베이 변화 모습
해외 사례를 통해서 2027년에 개원할 국립새만금수목원의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으셨나요? 현재는 기본설계 단계에 있고 아직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지만, 해외사례 답사를 통해 시사점을 찾아내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만금에 해안식물의 보존하고 누구나 편하게 누릴 수 있는 녹색공간이 생긴다는 사실이 기대되지 않나요? 앞으로 국립새만금수목원이 잘 만들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내손안의_산림청,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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